김수현작가가 sbs 시상식 보고 쓴글.

비엔2004.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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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記3-賞이라는 것.

글쓴이: 김수현 날짜: 2004.01.01. 11:09:55

sbs '완전한 사랑'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방송국의 처사에 골이
난 시청자들로 벌컥 뒤집혀 있었다.

賞이라는 것은 마땅히 받을만한 사람에게 주어졌을때 의미와 가치
가 있는 것이지 그렇지 않을 경우 賞은 賞이 아니라 쓰레기 배급에
지나지 않는다.

내가 그냥 순수하게 받았던 것은 아마 '새엄마'라는 일일극을 쓰고
있는 중간이었던 것 같은데 '필녀'라는 영화 대본으로 청룡영화상 시
나리오 부분 수상이었었다.
'새엄마'리딩에 나가 있던 중간에 연락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하는
데 화장살에 들어가면서
'賞이라는거 참 받기 쉽네'
중얼거렸었다.

그 후로도 몇갠가의 賞을 받았었는데 80년대가 시작하기 직전 쯤부
터 다시는 賞같은 것 안 받겠다고 결심하고 그때부터 몇 차롄가의 수
상자 결정 소식에 도리도리를 했었고 초지 일관하다가 두 번 나 자신
과의 약속을 깼었다.

한 번은 '어디로 가나' 특집극으로 '방송작가협회,에서 주는 '작가
상'을 탔었다.
이 賞은 웃기게도 내가 협회장을 하면서 만든 것인데 지금은 어떤지
모르지만 당시에는 거의 오염되지 않은 시상제도였었고 '이것은 탈만
하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이었었다.

두번째 역시 특집극 '은사시나무'로 백상예술 대상에서 대상을 탔었
는데 '싫어싫어 정말 싫어' 하다가 삼화 프러덕션 신현택 회장의 애걸
복걸에 상타러 나가서는 '인삿말'에서 그예 일을 저질러 버리고 말았
었다.

지금 기억하는 것은 그저 '다시는 이런 자리에 불러내지 말아 달
라'는 주문이었는데, 그럴 거면 아예 나가지를 말았어야지 나가 놓고
남의 잔치에 재뿌린 건 정말 잘못한 짓이었다.
사회를 보던 이승연이 아주 황당해했었고 덕분에 그 이후 賞 주겠다
는 소리는 사라졌다.

그런 자리에 끌려나가는 것이 거의 죽음에 가깝게 싫은 이유도 있지
만 그에 못지않은 이유는 '공정성'이 실종된 賞따위,그 상을 나를 주
겠대도 나는 절대 순하게 영광스러워 지지를 않아 정말 싫었다.

몇갠 가의 트로피는 이사하면서 버리고 세개쯤은 아직 굴러다니고 있
는 것 같은데, 그것들 중에는 호두 까는데 아주 안성맞춤인 트로피
도 있다.

賞이란 어떤 賞이든 마땅히 받을만한 사람에게 주어져야지 공정하지
않으면 그건 그 賞을 타는 사람에게도 모욕이다.

나는
방송사 연말 시상같은 거에 관심없어진지 이미 수십년인 사람이다.
그래도 어젯밤에는 '완전한 사랑'에 혼신을 다했던 김희애 씨
가 '큰 賞을 받았으면,당연히 받겠지' 그래서 거의 돌 지경으로 지루
하고 신경질 나는 치태들을 꾹꾸 참으며-채널 바꾸기 수 십번 하면
서- 기다렸었다.
賞에 대해서 모든 사람이 다 나같은 거부감을 갖고 있지는 않을 거
고 쉬었다가 나온 희애씨가 '마땅히 탈만한 賞'을 타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그런데......
유구무언이라는 단어는 이런 때 쓰는 것인듯 싶다.
sbs는 어떤 말로도 변명이 안되는, 누구도 설득하는 게 불가능한 얍
실한 짓을 해치워 제 구덩이 제가 팠다.

sbs방송이 끝나고 kbs로 틀었더니 大賞부문 시상이 남았었다.
집 식구와 함께 '저건 김혜수가 타야하는데...'했었는데 김혜수에게
주어져서
'어엉, 니들이 sbs보다 낫다.'
했었다.

'완전한 사랑' 홈페이지에 골이 난 네티즌들 중에는 나더러 앞으로 s
bs에서는 일을 하지 말아달라는 주문을 한 이들도 있었다.
하하하하.
우선 목동 사옥 이사 기념으로 3월 방송용 특집극을 만들어 달라는
청을 굳세게 거절하길 아주아주 잘했다.
sbs는 정말 웃겼다.

 

출처:연예인,이제 그들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