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부남을 사랑했었습니다.

짝사랑종결2014.07.29
조회2,669

20대 때 짧은 기간의 연애 몇 번이 전부인 서른 두 살 노처녀입니다.
제목 그대로 유부남을 짝사랑 했었어요.

스물 다섯 살이나 많은 기러기 아빠였는데 나이가 저희 아버지 또래에

평상시 잘 웃지 않으시고, 직급이 높아서

마냥 무서운 분인 줄 알고 지냈는데 우연히 그 남자분 계신 부서에 지원 나갔다가
겉모습과는 너무 다른 따뜻함과 자상함에 반했죠.

같은 직장내 있지만 근무 부서가 달라서 자주 만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어쩌다가 얼굴이라도 한 번 보게 되면 어린 아이가 되어서 너무 좋아 어쩔 줄 몰랐어요.
주변에서 눈치채고 놀릴 정도로 그 남자분을 향항 저의 리엑션과 웃음은 멈추질 않았고
그 남자분은 혼낼수도 없고, 그냥 철없는 아가씨가 귀여우신지 웃으며 넘기셨어요.


그렇게 일년을 보냈지만,
저는 그 남자분에게 개인적으로 따로 만나달라고 꼬신 적 없었고,
전화번호를 알게 되었으나 전화를 걸거나 문자를 보낸 적도 없어요.

좋아하는 마음과 다른 한편으로는
그 남자분이 회사와 가정에서 저 때문에 입장 곤란해지는 일이 일어나길 원하지 않았거든요.
그냥....
내가 진짜 좋아하는 사람을 원없이 좋아해보고 싶었어요.
이제까지 그래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으니까요.
진심으로 그게 전부였어요.

그렇게 일 년을 좋아하다보니....
언제부턴가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어차피 나는 결혼 할 생각 없는 사람이니, 세컨드라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실컷 데리고 놀다가 버려져도 좋으니,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과 관계맺고 싶은 생각.

단 한 번만이라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랑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

그런 생각이 들면 들수록......
그 남자를 가질 수 없는 현실과,
이때까지 남 앞에 부끄러운 짓 하지 않고 살아온 내가 왜 이렇게 변했나 싶은 마음에
수치스럽고 슬픈 마음이 솟구칩니다.


관계 발전을 위해 했던 움직임 하나 없지만.....
유부남을 깊이 사랑하는 나의 모습이 너무 한심하고 부끄러워 접으려고 합니다.

접으려는 마음은 예전부터 하루에 몇 십 번씩 솟구쳤지만,
너무 좋아하는 나머지.....
제 감정이 주체가 되지 않더라구요.

적은 나이도 아닌데, 이렇게 일년을 보내버렸네요.....


저는 참 바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