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 이 글이 톡이 되어서 많은 분들이 봐주셨네요
따뜻한 공감과 축복이 댓글들, 그리고 2탄을 요청하시는 분들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그중엔 반협박으로 느껴질만큼 열렬하게 요청해주시는 분들도 계셔서
깜짝놀라면서도 기뻤답니다.
사실 이정도 반응일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기 때문에
시리즈로 이어나갈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
2편은 이번주 목요일 안으로 감사한 마음으로 쓰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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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동물판 보면서 나도 써야지 했던 것을
오늘에서야 실천으로 옮기게 되었네요.
글은 편의상 음슴체로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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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러니까 이 길냥이를 발견한 것은 2010년 9월경이었음.
집에 놀러온 친구 버스정류장까지 데려다 준다고 나왔다가
평소 다니는 길과는 다른 뒷길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음.
쓰레기 봉투 주변에서 서성이는 배고파 보이는 얼룩덜룩한 작은 고양이.
그것이 이 길냥이의 첫 인상이었음.
그날따라 집에서 나올 때 천원짜리 지폐 한장을 들고 나왔는데
그게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름.
나는 근처 슈퍼로 가서 삶은 계란과 소세지를 사서 다시 그 자리로 왔음.
얼룩덜룩한 작은 고양이는
주변에 사람들이 지나갈 때마다 깜짝 깜작 놀라면서도
여전히 쓰레기봉투 근처를 떠나지 못하고 있었음.
나는 콘크리트로 된 인도 안쪽에 음식을 놓아줄 적당한 장소를 찾고는
삶은 계란과 소세지를 까서 대충 손으로 으깨어 놓아주었음.
그리고 2미터 정도 떨어져 쭈구려 앉아 얼룩덜룩한 냥이의 반응을 지켜보았음.
사실, 길냥이들은 경계심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낯선 사람이 그렇게 대놓고 지켜보고 있으면
먹지 않을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 그래서 나는 좀 지켜보다가 먹지 않으면 그냥 집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음. 그런데 그 얼룩덜룩한 길냥이는 나의 우려와는 달리,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천천히 음식쪽으로 다가가더니, 냄새를 맡고는 먹기 시작하는 거였음.
'아... 다행이다.'
쭈구려 앉은 다리가 저려왔지만 쉽게 일어나 갈 수 없었음.
내가 일어나면 냥이가 놀라서 도망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사실은 그보다 그 흐믓한 광경을 더 보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 같음.
얼마나 배가 고팠는지 한참을 허겁지겁 정신없이 먹던 녀석.
먹는것을 멈추더니 갑자기 나를 쳐다보는 것이었음.
....ㅋ
형편없는 그림이지만 뭐 이해를 위해 대략 그려본 것임.
나는
'아... 이 녀석이 배고파서 정신없이 먹다가 이제서야 나의 존재를 눈치챘구나.
아무래도 불편한거겠지? 가야겠다...'
는 생각을 하면서도 왠지 그 자리에 그대로 쭈구려 앉아
이 길냥이와 아이컨택을 하였음.
그러던 그때 !!!
이 길냥이가 내가 다가오기 시작하였음.
'뭐.. 뭐지 이건???'
이 길냥이가 내게 다가오던 그 순간, 세상은 정지한 듯 느리게 돌아가기 시작하였음.
나는 지금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감조차 잡을 수 없었고
그저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쭈구려 앉아 길냥이가 다가오는 것을 바라보고만 있었음.
그리고 마침내.
내게 도착한 길냥이. 쭈구려 앉은 내 주변을 돌며 탐색을 하는가 싶더니
머리를 쳐박고 그르릉 소리를 내며 부비부비를 하기 시작했음.
갑자기 멘붕이 왔음.
내 느낌상 이 길냥이는 사람손을 타본 적 없는 그런 길냥이가 분명한데
어떻게 이런 길냥이가 처음보는 사람에게 이리도 쉽게 마음을 열 수 있는지
그것은 내 상식밖의 사건이었음.
냥이는 계속 내 주변을 빙글 빙글 돌며 부비부비를 하고 있었고
나는 감히 냥이를 만질 생각조차 못한채 혹시 움직이면 달아날까
얼음이 된채로 냥이를 지켜보았음.
그리고 얼마 뒤 이 길냥이는 다시 먹이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 남은 먹이를 먹기 시작했음.
'고양이가 내게 감사의 표현을 했다... 작고 어린 길냥이가,
처음보는 사람이 자기에게 먹이를 주었다고 다가와 감사의 인사를 했다...'
ㅠㅠ
멘붕과 감동이 짬뽕된 그런 느낌이었음.
그리고 갈등이 시작되었음.
당시 나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동물을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한동안은
반려묘,견을 들이지 않겠다고 다짐한 상태였음.
그러나 이 냥이는.. 이 보은길냥이는 도저히.. 그냥 두고 갈 수가 없었음.
그냥 두고 가면 앞으로도 계속 쓰레기봉지나 뒤지면서 살게 될텐데
이렇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할 줄 아는 이런 길냥이...
'그래. 데리고 가서 입양을 하는거야!!' 마음먹고
근처 사는 분한테 이동장을 빌리기 위해 자리를 떴음.
이런 냥이들 특성상 손으로 주워 데려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 하기 때문임.
아무리 빨리 빌려서 와도 10분은 걸릴텐데, 그 사이 이 냥이가 사라진다면
그건 그냥 우리의 운명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음.
10분 후..
다시 그자리로 와보니 이 길냥이, 아직도 내가 준것을 먹고 있음.
^__________________^
그런데, 이 냥이를 어떻게 이동장에 넣을지, 그것이 문제였음.
아까 나에게 다가와서 부비부비까지 한 녀석이지만
내가 잡으려 하면 도망갈 확률 99.9%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음.
나는 다시 2미터 정도 되는 자리에 떨어져 쭈구려 앉아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묘안을 떠올렸음.
냥이들은 박스를 좋아함.
밀폐된 곳으로 들어가는 것을 좋아함.
그래서 나는 이동장 문을 활짝 열고 내 옆쪽에 박스인척 그냥 두었음.
잠시뒤 이 길냥이, 아까와 같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더니 다시 다가와
그르렁그르렁 부비부비.
그리곤 이동장을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다가가서 냄새를 맡다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안으로 들어가는 거였음.
'이때닷!!!!!!!!!!!!!!!'
빛의 속도로 이동장 문을 닫고 집으로 오는 그 시간동안이
아마 이 길냥이에게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겪는 사악한 공포의 시간이었을 것임.
빌린 이동장 안쪽이 너덜너덜 해졌음. ^ _ ^;
여튼, 2010년 9월 그렇게 우리는 함께 살게 되었음.
입양 시킬려고 공고도 냈는데 못생겨서 그랬는지 입양이 안되서 (연락 한건도 안옴 ..ㅋ)
어쩌다 보니 그냥 같이 사는 것으로 되었음.
같이 살던 그 시절 사진들을 드디어 올리겠음.
뭘보냥
졸리냥
ㅋ
같이 살게 된 몇개월 후 중성화 수술을 했음.
수술 후 애가 24시간 넘게 먹지도 않고 구석에 쳐박혀 있다가
간신히 나와서 소파에 누워있는데 마음이 너무 아팠음.
나한테 실망도 한것 같고 (믿는 도끼에 발등찍혔다 뭐 그런 기분인 것 같았음)
등돌리고 누워 있길래 옆에 쪼그려 앉아 눈물을 글썽거리며 얘기했음.
'미안해.. 너한테 묻지도 않고 수술시켰다고 화났구나?
하지만 너랑 평생 함께 하고 싶어서 그런거야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어 미안해 쭈꿍아. 용서해줘 '
ㅠㅠㅠㅠㅠㅠㅠ...
그때...!
더이상 이름없는 얼룩덜룩 길냥이가 아닌 우리 쭈꿍이가 !
배를 뒤집으며 저런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것이었음.
저 눈빛은 이렇게 말하고 있었음.
'여전히 넌 내 친구야. 날 만져줘'
....ㅠㅠ
애완묘,견 키우시는 분들 이런 느낌 알거임.
말로는 못해도 말로 한 것만 같은, 아니 그보다 더 한 어떤 교감의 느낌.
확인은 할 수 없지만 분명 마음이 통한 그 순간의 확신
그렇게 중성화 수술을 계기로 쭈꿍이는 99% 아닌 100% 평생 반려묘로
내 곁에 자리잡게 되었음.
자.. 여기까지가 쭈꿍이를 만나서 반려묘로 함께 하게 된 이야기임.
하지만 이야기는 거기서 끝이 아님. 당연히.
아, 물론 평생 가족을 찾은 쭈꿍이는 이미 인생역전 한거겠지만
또 한번의 대박이 기다리고 있었음. 그거슨.
쭈꿍이 현재 독일임.
정원이 있는 아기자기한 독일시골의 예쁜 집에서
풀도 엄청 뜯어먹고(풀 매니아임) 쥐도 잡고 종종 새도 잡으며
그렇게 더 할 수 없는 냥이들의 천국에서
사랑을 담뿍 받고 살고 있음.
어떻게 그렇게 되었는지는 이미 글이 너무 길어져서 이만 줄이겠음.
마지막으로 잠잘 때 제일 천사같은 우리 쭈꿍이 사진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