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고집불통 할배

서쪽하늘2014.08.08
조회1,475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을 무려 6년째에 접어든 31세 회사원입니다.

집에서 회사까지 지하철로 가는데 한 30분이면 갑니다.

되도록이면 그냥 서서가자 해서 혹시나 모를 사회적 약자들이 탈 수 있기에 배려하는 차원입니다.

물론 저 혼자서는 그냥 생색일지는 몰라도 저의 신념은 배려하자는 겁니다.

 

지하철 2호선에 탄 저는 철도위를 달리는 열차에 몸을 실으니 마치 은하철도 999가 떠오르더군요.

목적지를 향해 한참을 달리던 열차는 7정거장을 도착할 때 많은 사람들이 경쟁이라도 하듯 밀고 들어왔죠.

 

저는 최대한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사람이 좀 비어있는 구석으로 갔습니다.

아이폰을 끄내고 한창 비행기 게임에 열중하던 저는 옆간에서 누가 소리를 지르며 오더군요.

그건 바로 그 문제의 할배였죠.

아침 출근부터 뭐에 그렇게 성이 났는지 앉아있는 사람들마다 시비를 걸고 다니더군요.

뭐 애비애미가 어쩌구 저쩌구 노인을 공경할 줄 모른다니 뭐니 술에 약간 취해있었습니다.

 

저는 경험상 저런 할배나 할매들은 말을 해줘도 뭔말인지 알아먹지 못하기 때문에 그냥 무시하는게 답이다고 생각했었죠.

 

그러더니 그 문제의 할배가 누구앞에 딱 멈추어 서더군요.

솔직히 막 소리지르고 욕하다가 갑자기 조용하면 그 상황이 궁금하잖아요?

가서 보니까 한 여학생이 귀에 이어폰을 꼽고 피곤하지 졸고 있엇습니다.

그 할배는 버럭 소리를 지르면서 자리에 나오라고 머리를 툭툭 치면서 깨웠습니다.

 

저는 혹시라도 상황이 심각해질까봐 쭉 그 상황을 지켜봤는데 여학생은 잠에 깊이 빠져있는지 일어나지를 않더군요.

 

할배는 그 여학생이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했는지 머리를 계속 손가락으로 치면서 부모욕까지 서슴없이 하며 열차가 떠나가라 소리를 지르고 발악을 하더이다.

 

저는 그 할배한테 가서 저기 노약자석이 비어있으니 저기가서 앉으시라고 정중하게 말했죠.

할배는 저기 노약자석은 싫다 꼭 여기에 앉아야만 한다고 고집을 피우더군요.

그때 당시 일반석은 만원이였고 노약자석은 누구하나 차지하지 않은 그야말로 널널했는데 왜 굳이 꼭 거기가서 앉겠다고 고집을 부리더군요.

 

아마도 여학생이 자신을 무시했다고 생각해서 고집을 부렸나 싶기도 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제가 잘했다는게 아니라 저는 어렸을 때 나이를 먹으면 정신이 성숙해지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때의 상황과 그 이전의 상황을 생각하면 꼭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다 대접을 받아야 하는건 아니라고 생각이 들어서요.

 

저는 어려서는 사람이 나이를 먹을수록 인품과 덕목, 그리고 관용이 쌓인다고 생각했고 또 그렇게 교육을 받아 왔습니다.

 

원래 저희 집안이 좀 엄해서 예의범절이나 준법정신에 엄하게 가르킨 탓이 크거든요.

지금에 와서 다시 생각하면 다 저 좋자고 받은거지 꼭 그래서 엄하게 가르킨건 절대 아니라는 확신이 섰죠.

 

좀 글이 길어졌는데 그냥 제 경험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