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말로만 듣던 진상 아주머니를 만났지만 침착하게 끝냈네요.

하나되어2014.08.08
조회159,006

어이쿠 ㅋㅋㅋㅋ

 

원래 판에 글 같은거 잘 안올리다가 처음으로 올려봤는데 판에 올라올줄은 생각도 못했네요.

 

댓글들을 쭉 읽어봤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제게 공감해주셔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물론 제 대처가 100점짜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예의나 매너는 서로에 대한 배려가 있을 때 성립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저에 대한 배려는 없이 막무가내로 자리를 요구하는 아주머니에게 쉽게 자리를 양보할 수 있을까요? 더군다나 컨디션까지 안 좋은 상태라면 말이죠.

 

모든 분들이 서로를 배려하는 사회가 되어 이렇게 법의 힘(?)을 빌리지 않아도 되는 우리나라가 될 수 있기를 손 모아 기도해봅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그리고 저와 같은 일을 겪으셨을 때 도움받으실 수 있는 곳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서울메트로 고객센터(전화, 문자는 40자 이내로 가능)  : 1577-1234

서울도시철도공사 고객센터 : 1577-5678

 

 

 

방학을 맞아 어학공부, 자기계발을 위해 인천 검암동에서 강남으로 자주 다니는 초등학교 교사에요.

 

저는 검암역에서 공항철도-9호선을 타고 강남으로 다니는데요.

 

 

공항철도는 예전에 비해 사람이 많이 늘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은 자리 잡는 데 여유가 있는 편인데

 

9호선은 다른 분들도 아시다시피 열차 1편에 4량뿐이라 다른 열차에 비해 작고 자리 사정도 훨씬 빡빡한 편이지요.

 

 

 

 

게다가 사람 많은 곳만 골라다니는 황금노선이라고 출퇴근 시간은 물론이고 다른 시간에도 사람들이 바글바글하죠. 앉는 자리는 김포공항에서부터 다 차버리고, 가양~염창 정도만 지나도 열차 안은 금방 사람들로 미어 터집니다. 다들 콩나물 시루 같은 지하철에서 어렵게 어렵게 자기 일터로 향하시는 거죠. 힘든건 어린아이나 젊은이들이나 어르신들이나 크게 다를 바가 없습니다.

 

저도 전날밤에 잠을 설쳐서 꾸벅꾸벅 졸며 가고 있었고 컨디션이 말이 아니었습니다.

 

김포공항에서 자리를 잡자마자 일부러 자는 척이고 뭐고 할것없이 바로 곯아떨어졌지요.

 

 

 

 

 

그런데 가양쯤 지났을까, 어떤 아주머니가 타신 모양인데 제 앞쪽에서 큰 말소리가 들리더라고요.

 

처음에는 설마 제 일도 아닌데 신경쓸게 있을까 싶어서 그대로 잠을 청했습니다.

 

 

 

 

 

 

 

그런데.. 제 일이었어요.

 

한 50대쯤 빠글빠글 머리 볶은 아주머니께서 제 앞에서 소리를 지르고 계시는 것이었어요..

 

"사지 멀쩡한 젊은 놈이, 어른이 탔는데 꿈쩍도 안 해? 어디서 배워먹은 버르장머리야?"

 

조용한 지하철이 순식간에 웅성거렸습니다. 칸 전체의 시선이 순식간에 저를 향하더라고요. 굉장히 당황스러웠습니다.

 

 

 

 

평소에 네이트 판에서 무개념 어르신에 대한 글을 많이 봐왔고, 거기에 많이 분노했던 저여서 솔직히 화가 많이 났습니다. 그전까지는 겪어본 적이 없는 일인데, 이제 저한테도 올것이 왔구나 싶더라고요.

 

저와 같은 상황에서 네이트 판에서 봤던 사례들을 보면, 대체로 우물쭈물거리다 자리를 빼앗기시는 분들도 있는 것 같고요. 덩달아 화가 나서 어르신들에게 따지는 분들도 본 것 같아요. 저도 솔직히 한 성격하는 스타일이라 그냥 지고 싶지는 않았어요. 마음 같아서는 확 맞받아 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피곤에 찌들어 있는 몸상태에 그렇게 맞받아칠 정신도, 힘도 없고 최대한 이성적으로 대처하자는 결론을 냈어요.

 

그래서 조용히 휴대폰을 꺼내 들었습니다.

 

연락한 곳은 미리 알아둔 서울지방 철도특별사법경찰대라는 곳이었어요.

 

"여기 당산으로 향하는 9호선 9526호 열차인데요. 지금 안에서 행패를 부리는 아주머니가 계세요. 빠른 조치 부탁드립니다."

 

딱 이렇게 간단명료하게 신고하고 끝냈습니다.

 

그리고 슬쩍 잠을 청했어요. 아주머니가 진상을 부리든가 말든가..

 

아니나 다를까 여의도에서 사법경찰 두 분 정도가 들어와서 확인 들어가시더라고요.

 

조용히 "저기요" 하고 손을 들고 그 아주머니 쪽을 가리켰습니다. 아주머니는 어처구니없는 표정이 역력해서 다시 진상을 부렸지만 경찰관분들께서 조용히 데리고 역 밖으로 데리고 나가시더군요.

 

그렇게 아주머니의 진상은 상황 종료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대중교통수단 안에서 어르신들에게 양보하는 것은 선택이지 의무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당장 몸이 불편해 보이시는 어르신들께 자리를 선뜻 양보해 드린다면 참 좋겠죠. 학교 도덕시간에 배운 훈훈한 그림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하지만 네이트 판에서도 저와 비슷한 글들을 많이 보셨겠지만, 어르신들 중에는 무조건 불편한 어르신들만 계시는 건 아니더라고요. 100세 시대라 그런가, 몸과 마음이 아직은 청년 같고 정정한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그런 분들도 어르신이라고 젊은이들에게 대접(?)을 받으려고 하니 문제가 되는 것 같아요.

 

 

 

 

 

 

그런 진상 어르신 분들이 계시더라도 너무 끙끙거리거나 감정적으로 맞받지 마시고, 최대한 이성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하철이라면 제가 이용한 철도사법경찰이라는 곳이 있고요. 해당 지하철공사 고객센터로 전화하는 것도 한 방법인 것 같습니다. 서울을 기준으로 1~4호선이면 서울메트로나 코레일, 5~8호선이면 서울도시철도공사, 9호선이면 서울9호선운영을 이용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더운 여름날 지치지 마시고 건강하고 활기차게 보내시기를 기원합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댓글 127

하하오래 전

Best요즘 세상엔 왤케 지가 뭐라도 된줄 아는 인간들이 많지?? 대접받고 싶으면 대접하고싶게 만들어야지ㅉㅉ

24녀오래 전

Best그보다 문열리자마자 사람들 다 제치고 들어가는 아줌마들도 짜증... 그냥 발 걸어버림

오래 전

Best막무가내로 자리비키라는 사람들보면 양보하기딱싫어짐 나도 시비걸면 신고해줘야겟네

쮸쀼오래 전

저희엄마는 오십대중후반이신데 버스에서 자리양보당하면 집에 와서 하소연하세요ㅋㅋㅋㅋ 엄마가 그렇게 늙었냐며ㅋㅋㅋ세월이야속하다고 무릎도 안좋으신데 굳이 괜찮다고, 괜찮아요 학생~ 하..

배성일오래 전

예전 부터 나이많은 노인들이 문제예요 면사무소가보면 작원들에게 반말하는거보면 나이많은게 무슨 벼슬인양 농협에 가봐도 그런 사람 많아유 부디 지금 부터라도 직원들에게 존경 받을수 있도록 처신해주세요

절대긍정오래 전

나 50대 빠글머리 아주머니. 젊은분 공감해요. 나도 나이보다 퇴행성 관절염 빨리 와서 자리에 앉고 싶을때 무지 많지만 젊은직장인이나 학생이나 피곤한건 매일반이라 생각해서 내가 앉아서 오래 갈땐 양보해주고 싶을때가 많더이다. 왜냐면 내가 젊을때도 많이 피곤했었걸랑요. 그래서 난 최대한 편한신발 신고 다니면서 젊은사람들에게 피해 안주려고 노력함. 나 괜찮은 아줌마 맞져!ㅎㅎㅎ

장기엽오래 전

젊은이들이여 제발 버스안 경로석엔 앉지 마시요.

김박사오래 전

생활의 지혜... 감사드려요~

이지영오래 전

진짜막무가내로저러는건아니라고봐요~ 우리도 힘든데 좀앉아서가면안되나~

핫핫오래 전

나랑 같은 만났던 그분인가? 나도 어이없게 그냥 다쩌고짜 욕한 아줌만지 할머닌지 만나봤음. 아침에 9호산타고가면서. 진짜 솔직히 패고싶었음. 님보니 저도 배워야겠네요 저도 신고해야겠네요

나도아줌마오래 전

저도 아줌마이지만 아줌마들이 무서워요... 어른 대접은 그냥 가족들에게나 받으면 되죠. 밖에서 대접 받고 싶으면 그건 본인이 어른다운 모습을 보인후에~

ㅇㅇ오래 전

잘하셨어요 그 상황에서 싸우게 되면 ㅇㅇ녀라는 이름으로 분명 동영상 올라올겁니다 울나라 어르신들 나이든게 무슨 벼슬도 아니고 똑같이 돈주고 탔는데 아니 그렇게 자리양보하라고 큰소리 칠 정도면 공짜로 탔을텐데...판에서 봤나?암튼 지하철에 주말되면 등산갔다오는 어르신들로 바글바글 한데 산은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면서 지하철에 잠시 서있는건 힘들다고 비키라고 한다는 글.....정말 공감백배!

오래 전

저도 버스안에서 이러시는 젊은 할머니 봤는데 진짜 어이없었어요. 제가 경기도에 살고 있을때 제가 탄 버스가 경기도에 OO대학교근처를 지나가서 그 학교학생들 많이 타거든요. 그런데 그때가 아마 대학생들 시험기간이었을꺼에요.그런데 어떤 남자대학생이 진짜 학교근처에서 못내리면 어쩌다 싶을 정도로 정신없이 유리창에 머리기대고 졸고있었고 그 학생옆에 60대 초반으로 보이는 젊은 할머니가 딸로 추정되는 분하고 전화를 하고 계시더라고요. 병원에 들려서 물리치고 받고 왔다는 얘기서 부터 안부묻고 으런저런 얘기 나누시더라고요. 그래서 시집간딸이랑 전화하나보다 했죠. 그런데 전화를 끊고 나서는 그 학생 어깨를 잠이 확 깰정도로 "툭 툭" 치더니 "학생 왠만하면 자리 좀 비켜주지?" 이러면서 큰소리로 얘기하시더라구여. 그학생은 잠결에 갑자기 누가 치면서 큰소리로 얘기 하니까 화들짝 놀라서 일어나더라구요. 그러니까 그 할머니는 아무렇지 않게 냉큼 자리에 앉으면서 "아휴 다리 아파서 혼났네" 그러면서 안면몰수 하시는듯 했구요. 말이 '아' 가 다르고 '어' 가 다르듯이 힘드시면 "학생 내가 다리가 아파서 그런데 젊은 사람이 좀 피켜주면 안돼" 이렇게 말씀 하실수는 없는지..순간 그 학생이 불쌍해 보이기까지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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