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베스트 보이프렌드

님프이나2008.09.09
조회682
 

그런 나이 또래 남자에게도 끌릴 수 있다니? 탄탄한 어깨 위로 보이는 지성미와 선이 분명한 얼굴, 그 나이 또래 어떤 남자가 보여줄 수 있는 매력에 해진은 어리고 새끈한 얼굴 위의 맹랑한 눈동자로 그를 바라보았다.


너무 빤히 쳐다보는 바람에 아빠가 손에 쥐어 준 100불짜리 지폐 한 장까지 휭 하니 날아가 버렸다.

‘에이 씨!’

“참, 해진이! 듣던 대로 진짜 예쁘게 생겼네? 우리 친구해.”

휭 하니 지폐가 날라 간 손바닥 자리 젊고 성숙한 언니는 날씬한 손을 올렸다. 해진이 예쁘다는 맘에도 없는 소리를 하면서 말이다. 그녀가 누구를 예쁘다고 생각한단 말인가? 해진은 그녀가 말하는 친구란 말 자체가 역겨웠다.

“여긴 아주 멋진 곳이야. 체게바라의 젊음과 남미의 낭만이 함께 있거든. 있다 댄스파티 때 만나. 여고생들에겐 정말 잊지 못할 파티가 될 거야. 교수님이 말 안 해?”


언니는 해진과 이야기하는 동안 다른 아빠가 언니들이 들어 올린 책 위로 사인을 날리는 사이 나른한 눈빛으로 손을 흔들어대며 다시 파도로 사라졌다.


해진은 캐리어를 풀은 비치호텔로 돌아갔다.

‘체게바라? 남미의 낭만? 웃기고 있네.’


돌아가서는 아빠가 돌아와서도 한마디도 않고 있다가 여학생들에게 싸인을 날린 자신의 베스트셀러를 다시 한 번 읽는 아빠를 모른 척했다. 모른 척 하다 지 풀에 못 이겨 아빠의 책을 빼앗고 말을 걸었다.


“아빠! 아빤 아빠 나이에 맞는 여자를 좀 사귈 순 없어?”

“무슨 소리?”

아빠는 졸린 척하며 해진으로부터 책을 빼앗아 자신의 반듯한 이마에 올렸다.


“아까 그 언니도 그렇고 지난번 여자 친구도 그렇고 아빠에 비해 너무 어려.”

“그래서 싫으니?”


“응!”

해진의 대답에 아버지는 이마에 올렸던 책을 아직 복근이 균형 잡힌 배 위로 툭 떨구었다.


“해진이도 이제 얘가 아니니까 이야기 해 줄게. 남자는 원초적으로 젊은 여자를 좋아 해. 물론, 김해진 같이 어린 여자는 아니야. 어른이 된 젊은 여자에게 매혹 되! 적어도 제대로 된 남자라면 그래.”

“그게 말이 되!”


“말이 되고 안 되고는 김해진이 몇 년 있어보면 알게 될 걸.”

해진은 아버지의 넉살 좋은 말에 기가 막혔다. 아버지는 일부러 자는 척하며 가늘게 샛눈을 뜨며 해진을 올려다보았다. 기다란 소파 위에서 소파보다 더 길게 널 부러져서 말이다. 그래서 해진은 홧김에 베개 보다 더 큰 쿠션을 하나 들어올렸다.


“그래라! 이 할아범.”

“우하 하하!!!”


쿠션으로 아빠의 얼굴을 토도독 때렸다. 아빠는 우하하 웃어넘기며 해진을 잡아끌며 쿠션을 빼앗았다. 어려서부터 아빠와 하던 장난이다. 이 장난이 얼마나 갈까 생각하니 아쉬웠다. 아버지도 마찬가지였다. 해진과 마찬가지로 아직 젊음이 남아있는 아버지도 해진이 아버지와 함께 여행을 다니길 싫어할 날들이 얼마 안 남았음이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