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작년 일 적으로도 사생활적으로도 방황했을 그 때 여기다 글을 올렸고 세상에 나 만큼 힘든 사람이 많구나 하고 눈물 흘리고 위로 받았었습니다.
그로 부터 9개월이 지난 지금, 저의 변화에 대해 적어두면 혹시나 다른 분들께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이어지는 글을 씁니다.
우선 저는 '용서' 하는 일 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죽도록 미워했던 사람들의 입장이 되어 보고 그 사람도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다...뭐 그런?
사실 이런건 옳은 방법이 아니고 자기 위안일 뿐이겠지만 그래도 내 맘 편한게 우선이다 생각했어요.
아버지 위패가 있는 곳에 가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도 해보고, 그렇게 뵙기 싫었던 할머니께도 먼저 찾아가 말동무도 해보고, 나를 괴롭히는 상사에게 연민의 감정도 느껴보고..
'용서'라는게 그렇게 큰 의미는 아니고 '나는 상처 받은 피해자'라는 의식을 버리고 더 이상 마음에 담아두지 말자는 행동이었어요.
두 번째로 과거의 남자들에게 용서 아닌 용서를 구했어요.
처음에는 이러지 않으려 했는데 우연찮게 과거에 제 잘못으로 헤어진 전 남자친구 중 한 명에게서 잘 지내냐는 연락이 왔고 그게 계기가 되었어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힘들 때 마다 꿈에 나타났던 특정한 한 남자친구가 었었어요.
다른 이들에게 용서 아닌 용서를 구하면서 이 사람은 애써 외면하고 있었어요.
과거에 심리상담 받을 때 상담사 분이 "그 사람이 생각나는 건 그 사람이 그립다기 보다는 그 사람과 만날 당시의 내가 그리운 것이다" 라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남자친구'가 아닌 '아버지'를 바랬었으니..뒤집어서 얘기하면 제 연애사를 통틀어 가장 행복했고 아팠으며 그랬기에 마음 한구석에 늘 죄책감을 느낀..그런 사람이었죠.
그래서 용기냈습니다. 참으로 이기적이게.
그 때는 내가 불안정한 상처받은 아이었노라, 그래서 집착하고 징징대고 끝없이 애정을 갈구했다고, 정말 미안했고 고마웠다고 하지만 좋아하는 마음은 진심이었다고 얘기했죠.
전 과거의 사람들이 다 절 원망할 줄 알았어요.
그런데 하나같이 - 정말 그런 사람들을 만난 나는 참 행운이게도 - 착한 사람들이었어요.
원망하지 않는다고, 나도 고마웠고 진심으로 좋아했었다고. 그렇게 말해주더군요.
그 말을 보는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졌어요. 그러면서 뭔가 마음이 후련한 느낌.
이상하데요..눈물은 나는데 마음은 가벼워지다니.
세 번째로 직장도 과감히 때려치우고 (결국 그 근처로 다시 직장을 구했지만요) 그간 해보고 싶은데 하지 않은 일들을 하나씩 해나갔어요.
여행도 다니고, 친구들도 만나고, 가족과 맛있는 음식도 먹으러 가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이 항목은 그 전에도 쭉 했었던 일이어서 별로 변화가 없는 건데 다른 점이 있다면 진짜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것들?
혼자 여행가서 사색에 잠기고 고생도 좀 하고 멀다는 핑계로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을 찾아가서 만나고 가족과 외식하면서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운동을 하면서 내년에는 대회 참가를 해봐야겠다고 목표를 세웠습니다.
지금 저는 마음의 병이 다 나았다고 장담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스스로 많이 나아지고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제서야 '나'를 되돌아보게 되었고 정말 '어른'이 되어가고 있구나..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기대는 어린이 같은 사랑' 이 아닌 같은 곳을 보고 서로 의지 하며 대등하게 걸어갈 수 있는 '진짜 사랑'을 할 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모두들, 언제나 늘 행복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