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실수일까요?

얼쑤2014.09.03
조회748

저의 외갓집 친척들(이모와 삼촌들)은 미국 하와이주에 삽니다.
1970년대 이민을 가서 영주권자들이며 기반잡고 다들 잘 살고 있습니다.
 외할머니 역시 미군과 결혼한 둘째 이모를 따라 같이 가셔서 그 땅에 잠들어 계십니다.

 

엄마의 형제는 8남매이고 결혼을 일찍한 세째인 엄마와 네째인 이모
는 한국에 남았습니다. 네째인 이모는 몇 년전 돌아가셨구요.

 

제가 어렸을 때 저희 집은 가난하여 고등학교때 엄마의 요청으로
학비도 미국에서 조금 도움을 받았고 돈이 필요했을 때마다 돈을 조금씩
지원받았었던 것 같습니다. 3남매중 막내인 동생이 고등학교 때 자신을
괴롭히는 학생을 커터칼로 옆구리를 찔러서 저의 부모님이 피해자학생부모
와 합의하는 과정에서 또 400만원 돈을 지원받았다는 것은 40대중반 나이인
최근에야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미국 처갓집과 전화할 때마다 싸워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
왜 그런지 사정 이야기를 하자면 끝이 없구요.

 

작년에 우울증,고혈압에 시달리는 60대 중반 넘어선 엄마가 저에게 미국에 있는 형제들이 보고 싶다고 전화하니 막내삼촌이 비행기값 지원해 줄 테니 여행하듯이 오라고 이야기 했다고  말씀하

시더군요. 그 때 그렇게 말한 막내 삼촌은  술김에 이야기하신 것 같습니다.


엄마가 요즘들어 우울증이 심해지는 것 같아 삼촌에게 전화하여 제가 아직 형편이 넉넉지
못해 부모님을 여행시켜드릴 형편이 못 되니 삼촌이 그 약속대로 해주시면 안되겠냐고 물어보니
일정과 비자와 여행사 다 준비되면 비행기 티켓을 보내주겠으니 전화하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몇 달동안 심사숙고하고 엄마와 이야기도 하면서 조율했습니다.


그러나 수십년 동안 적으나 많으나 돈을 지원받았고 자식이 보내드려야 하는데 형제에게 또
기대야 하는 엄마 자존심에 상처도 생길 것 같고 반기지도 않는 고지식한 아버지까지 가겠다고 하니 더욱더 내키지 않아서 삼촌에게 "말씀은 감사하지만 엄마가 형제자매에게 폐끼치기 싫어 가기싫다 하시니 없던 것으로 하겠다"고 말씀드리려고 전화했으나 전화를 도통 받지를 않네요.

3달동안 5통을 넘게 했지만 모두 영어로 부재중이니 메시지 남기라는 녹음만 나옵니다.

 

참 황당하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고 그렇네요.
십 수년전 한국에 결혼 때문에 방문하여 저에게 '사람은 베이스가 중요하다'고 한 말과 머나먼
타국 땅에서 힘들게 성공하여 잘 살고 있는 외갓집 식구들에 대한 믿음. 또한 큰 삼촌과 이모들은
냉정 하지만 막내삼촌만은 개념과 정이 있을 거라는 믿음이 깨어져 버렸습니다.

미국은 돈과 법이 우선이라지요. 삼촌이 말한 사람이 가져할 할 베이스는 인격이 아니라 돈이었던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런 형제 자매들을 자기 남편과 자식보다 더 믿고 있는 엄마가 더 불쌍하기만 합니다.


이런 기분을 느끼는 제가 생각이 모자란 건지 아니면 세상을 아직 몰라서인지 확신이 잘 서지 않습니다. 제가 실수한 것이라고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현명하신 여러분의 위로라면 위로 또는 조언을 좀 구하고자 두서없는 글을 올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