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엔 엄청 잘해주다가 싸우면 욕하는 남자.

욕좀그만2014.09.06
조회1,023

안녕하세요.

 

전 20대 후반이고 남친은 30대 초반입니다.

저희 커플은 3년 정도 연애를 했어요.

 

연애 초반엔 자잘하게 싸웠는데

한 1년 정도 지나고부터는 거의 안 싸우는 편이었어요.

 

근데 꼭 1년에 한 번 또는 두 번 정도

엄청 크게 싸우게 됩니다.

 

원인은 정말 별 거 아닌데 싸움이 커져요.

 

오빠가 평소엔 진짜 자상하고 잘해주는데

싸울 때 몇마디 주고받다보면 갑자기 화가 솟구치거든요. (정말 순식간에)

그러면 그때부터 말투가 확 변하면서

말투만으로도 저에게 상처를 줍니다.

 

오빠가 자존심이 세고 욱하는 성격이에요.

(이건 오빠 친구들이 다들 인정하는 부분이더라고요. 그래서 오빠 친구들 만나면 항상 저보고 착하다고 해요. 오빠 성격 다 받아준다고요. 오빠 친구들한테 어떻게 하는진 모르겠지만, 일단 저한텐 평소엔 정말 잘해줘요. 잘 챙겨주고 제가 하는 말 거의 기억하고, 제가 필요한 건 말 안 해도 해주고. 근데 크게 싸울 땐 정말 하아..)

 

전 오빠가 그런 말투로 변하면 무조건 미안하다고 해요.

내가 잘못했다고. (사실 저렇게까지 화낼 필요는 없지 싶은데.. 그냥 헤어지자고 할까봐요.)

 

그러면 오빠는 더 날뛰어요. 결국에 욕까지 하죠.

근데 욕을 많이 하는 건 아니에요.

 

신발, 닥쳐라, 성기같은 소리하네.

 

딱 이 세 마디. 하는데 왜케 마음이 아픈지.

엄청 울었어요. 저도 싸워서 열받으면 욕이 차오르지만 그래도 꾹 참거든요.

저까지 욕해버리면 정말 겉잡을 수 없을 것만 같아서.

 

그래도 잘못했다고 계속 붙잡아요.

그러다보면 오빠가 풀리면서 목소리가 다시 나긋나긋해집니다.

 

한 번 크게 싸우고 나면 싸우기 전보다 더 잘해주기에

항상 고마운 마음이 컸어요. 그렇게 싸우면서 관계가 발전 되는 거 같기도 하고.

 

근데 싸울 때의 그 말투라든지, 오빠가 욕한 것,

그리고 정말 쓸데없는 일에 화내는 것 등등이

제 마음 속에 뭔가 앙금으로 남아있었나봐요.

 

어느 날은 정말 크게 싸우고나서.

그러니까 오빠가 저한테 '성기같은 소리하네'라는 소리를 하고부터는

다음에도 저런 식으로 욕을 한다면 꼭 헤어져야지 마음을 먹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또 별거 아닌 일로 오빠가 갑자기 삐졌고,

평소에 꼬박 달래주던 저는 별일 아닌 것 같아서 그냥 안 달래줬어요.

 

그랬더니 또 엄청 싸울 때의 그 말투가 나오더라고요.

그 말투를 들으면 별 소리 아닌데도 마음이 너무 아파서

'오빠가 그런 말투로 말하면 나 너무 힘드니까, 말 좀 부드럽게 해달라'

했더니 싫대요.

 

그 이후로 둘이서 뭐라뭐라 얘기하다가

오빠가 제 말하는 게 버릇이 없대요.

자기가 나이가 3살이나 많은데.

 

그래서 제가

'난 그래도 오빠한테 욕은 안 한다' 했더니

 

오빠가

'갑자기 지난 얘기는 왜 하냐.' 이러는 거죠. 그러면서

'그떈 니가 욕 먹을 짓을 했으니까 내가 욕한 거잖아.' 이러더라고요.

 

여기서 진짜 무슨 망치가 머리 후려친 느낌이...

제가 무슨 바람을 핀 것도 아니고 사기를 친 것도 아니고 사람을 죽인 것도 아닌데.

 

아무리 지난 얘기라지만, 그래도 자신이 욕한 것에 대해서는

미안하다고 사과를 할 줄 알았거든요.

 

너무 충격적이라서 그냥 전화를 끊었습니다.

눈물이 펑펑 쏟아지더라고요.

 

실컷 울고 있으니 오빠에게서 카톡이 왔습니다.

 

'니가 나 욕한 거 다시 언급한 거 보디 그때 진짜 미안한 게 아니었구나 속았네.'

'그동안 안 싸울려고 말 안 하고 참은 거 미안해.'

'이젠 안 참고 말해줄게.'

 

허허.

 

지금껏 아무리 크게 싸우고 오빠가 욕해도

정말 오빠랑 헤어지기 싫어서 항상 붙잡았는데,

붙잡을 마음이 요만큼도 안 생길 만큼 충격이 커요.

 

이러나 저러나 헤어지려는 마음이 압도적이지만,

평소엔 그렇게나 잘해주다가 싸울 때 저렇게 욕하는 남자.

님들이라면 이해하고 사귈지 궁금해서요.

 

오빠의 말에 제가 충격 받은 게 정상적인 건지.

제가 오바하는 건 아닌지 싶은 생각도 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