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 한번도 친정에 못가본 우리엄마

..2014.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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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언을 얻고자 올립니다.

 

저희 부모님께선 결혼한지 17년 정도 되셨고,

제가 태어나기 두달 전 친할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그 때문에 홀로 남겨지신 친할머니를 위해

저희 가족은 명절을 대부분 친가에서 지내왔어요.

예를 들어 3일이 명절당일이라면

1일날 출발해서 2일날 음식장만하구 3일날 명절 보내고 4일날 외갓댁에 가는 식..

더 빨리 가는 경우도 있었고 더 늦게 돌아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자연스레 외갓댁엔 명절에 겨우 얼굴만 비추는 정도가 되었어요.

(참고로 외갓댁은 30분거리, 친가는 5시간 거리입니다)

 

더더군나나 저희 친가는 2남 3녀이자 아버지가 장남이십니다.

하지만 작은아버지는 결혼을 하신 후 제대로 명절에 오신 적이 몇 번 되지 않아요.

작은어머니 얼굴도 몇 번 뵌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그 동안 음식장만이며 장은 전부 저희 어머니 몫이었습니다.

그래서 4박 5일 내내 시골에 내려가 있어도 대부분 저희 가족끼리 지냈어요.

명절당일이나 그 다음날 고모들도 다 뵈고 명절 끝나기 전 날 올라오고...

 

하지만 몇년 전 외할아버지께서 암으로 투병하시다 돌아가셨습니다.

아버지께선 그동안 명절날 홀로 남겨지실 친할머니의 심정을 이해하자며

그 때문에 항상 시골에서 명절을 다 보내고 돌아왔는데요.

이젠 외할머니께서도 혼자십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의 결심엔 절대 흔들림이 없네요.

이번 추석에 어머니께서 성묘만 다녀온 후 서울로 올라오고 싶다고 하시니

어머니께 눈을 부라리십니다. 

저녁에라도 올라오자고 하시니 다음날 출발하자 하십니다. 

오히려 큰외삼촌을 못마땅하게 여기세요.

어떻게 어머니를 두고 명절날 친정에 갈 수 있느냐구...

하지만 그게 정상적인 것 아닌가요?

 

'추석날 친정에 언제 가야할까요' 같은 글은 봤어도 '추석날 친정에 갈 수 있을까요?'

라는 글은 아직까지 한 번도 접해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저희집은 늘 추석이며 설날같은 명절을

시골에서 다 쇠고 올라오는 것이 불문율처럼 정해졌습니다.

늘 명절때마다 어머니께선 하소연을 하시지만 아버지는 듣는 둥 마는 둥 하십니다.

그리고 한마디 꼭 하십니다.

 

나도 시골에 좋아서 내려가는 줄 아느냐.

자식으로써 도리가 있는 것이다.

명절 날 홀로 있으셔야 할 어머니 심정은 생각을 안하냐.

 

외할머니 또한 외삼촌들이 친정에 돌아가고 나면 명절날 혼자 계십니다.

하지만 아버지께선 외할머니는 서울에 사시니 괜찮고,

친할머니는 멀리 사시니 같이 있어드려야 하고... 하는 생각이신 것 같아요.

 

저 또한 어느정도는 아버지 말에 동의를 합니다.

하지만 그건 외할아버지가 살아 계셨을 때의 얘기지요,

이제는 두 분 다 혼자가 되셔서 저는 당연히 명절날

외갓댁으로 출발해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저희가족은 그동안 명절에 외갓댁에 '들른' 적은 있어도 가서 '지낸' 적은 없거든요.

 

그 '장남'의 도리라는 것이 참 무거운 것 같습니다.

 

어머니께선 아버지가 들어주지 않으시니

명절만 되면 저희에게 본인 신세한탄을 하십니다.

그럴 때면 명절에도 형제 부모 얼굴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어머니가 안쓰럽기도 합니다.

(참고로 큰외삼촌은 중국에서 거주중이세요.)

하지만 아버지께선 저희가 명절날 외갓댁으로 가자는 말만 해도 듣기 싫어하시구요

본인이 죽일 놈이라고 하시면서도 절대 고치실 생각은 없는 것 같습니다.

 

대체 어떻게 해야 옳은 방법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