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 그리움

한율2014.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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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 . 한율.




어쩐지 오늘따라 일진이 안 좋다 했다. 다소 기분도 좋지 않았거니와, 사람들의 말마따나 집에서나 짱 박혀 있을것을 굳이 집 밖으로 나와 돌아다니는 자신의 행동에 스스로를 이해할 수 없어 한 없이 우울해지기도 하였다. 어느샌가부터 자신은 잘 웃지 않았고, 남들에게 웃어주던 그런 행동도 억지로 지어낸 것 밖에 더 되지 않았다. 그래서 본인 스스로도 자신의 웃음을 잃어가고 있다고 되돌이켜 생각하는 중이였다.
행복했었다. 아니, 일방적으로 자신만 행복했다고 하면 문장이 이어지지 않는 불상사가 생길까봐 서둘러 즐거웠었다. 라고 고쳐버렸다. 이 역시도 일방적으로 나 혼자만의 즐거운 시간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당신과 함께 있는 시간이라면 좋았다.



마음속을 나타내어주는듯한 비가 쏟아져내리고 있었다. 그것도 단순한 소나기겠거니 하는 마음에 창밖을 석연치 않은 표정으로 바라봤지만, 그칠듯이 조금씩 뭉쳐 내리던 비는 결국 끈질기게도 그치지 않았다. 씁쓸했다.
자신의 감정 덩어리가 몸 밖으로 표출되어 하나의 기상으로 변한것 같았다.
매번 히스테리라도 내는 듯이 까탈스러운 성격이었던 자신과는 늘 대조되게 맑았던 비가 어째서인지 지금은 자신의 마음과 똑 닮아 내리고 있었다.



어느 특정한 감정이 생겼다. 허나 그 둥그렇던 감정은 여럿 가시들에 의해 찢기고 베이고, 구멍들이 생겼다.
그렇게 하나의 바위같이 굳건하던 감정은 지금 천 조각이라도 되는듯이 힘없이 헤쳐져 날아다니고 있었다. 마음속의 호수에서 떠돌아다니는 천 조각이
비참하다고 생각된 후, 조용히 문을 열고 나가 그 비를 맞았다. 머리를 향해 떨어지는 비가 조금은 고마웠다.
알게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조잡한 생각들은 할 틈새도 없었고, 남들이 보기에는 자신이 그냥 비를 맞고 있는 미친년으로 보이지 실제로 울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기엔 너무나도 바빠서. 펑펑 울지만 역시나, 누가 알기라도 할까봐
숨죽여 울었다.



왜 우는지는 자신도 알 수 없었다.
그냥 단순히 특정한 감정 하나가 무뎌져 내린 만큼 자신도 무너져 내리고 있다고 어렴풋이 짐작할 뿐이었다.
욕설을 내뱉어봐도 돌아오는건 더욱 아픈 쓰라림 뿐이여서, 결국은 한참을 울며 그 눈물을 통해 아픔이 조금은 떠내려가기를 바라는 하찮은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오늘따라 일진이 안 좋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사실은 자신이 안 좋다는 것을 깨달아 버렸다. 떠나간 당신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혼자서만 앓는 사람이였다. 좋아하는 사람은 매몰차게 자신의 곁을 떠나버렸다. 말 한마디도 없이, 갑작스럽게. 하지만 자신에게 주어지는 실마리같은건 없었다.




당신을 찾을 추측. 마치 탐정처럼 주어지는 증거나 실마리같은것은 자신에게 주어지지 않았다. 아무리 애원하며 특정 인물을 찾으려고 머리를 쥐어 뜯어봐도 단서하나 없는 이 곳에서는 그 인물을 찾을수가 없었다. 특정 인물을. 그토록 찾고 싶었던 사람에 대한 특정한 감정은 갈수록 찾아오는 고통에 못 이겨 짓이겨지고 말았다.
결국 자신은 그 인물을 바라보는 것 조차 허락받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가장 비참한 사실을 깨달아버렸다.



버림받는다는 느낌은 별로 들지 않았다.
애초에 당신이 나를 버린다는 감정이 들 만큼 호감도 보이지 않았고, 그러므로 일방적인 자신의 짝사랑을 감행했기 때문에 언젠가는 이런 상황이 올 것이라고 어렴풋이 짐작은 했었다. 그러나 짐작을 하는 것과 실제로 겪는 것은 막상 현실이 찾아오니 달랐다. 많은 충격에 휩싸여 한참을 아무말 하지 못하다 머릿속에서 당신을 지워나갈 준비를 하였다. 야속하게도, 당신이란 존재가 머릿속을 꽉꽉 채워놓아서 지우기는 어렵겠지만.




그런 머릿속에 가장 강하게 남아 있었던,
특정 인물인 당신이 예고없이 사라지자.



스스로의 깨달음을 머릿속에 새겨두어,

그저

오늘따라 일진이 안 좋구나. 라고 생각할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