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고 나니 내가 을이였다.

약자2014.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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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발견이라는 드라마를 보다가 나온 말. 정말 공감이 간다.

사랑의 강자와 약자는 헤어져봐야 안다는 말.

 

난 그사람과 연애하는 동안 강자라고 생각하고 살아왔다. 아주 오만하고 생각이었다. 어떻게 해도 이사람은 날 사랑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그 사람에게 마음껏 투정과 어리광을 부렸다. 그 사람은 이런 나에게 무한한 사랑을 퍼부어 주었다. 나같은 사람이 받기엔 아까울만큼.. 가끔 미안하고 떠날까봐 불안하기도 했지만 내 노력은 딱 그 때뿐. 그 사람이 다시 웃음을 찾을 즈음 난 또 어리광쟁이 아이로 돌아가 투정을 부려댔다.

아주 평범한 어느 날 그 사람이 왠일로 내 투정을 듣고 나에게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았다. 이상했다. 내 말에 대답을 하지 않는 그 사람이 너무 낯설고 무서웠다.

 난 그 때 직감적으로 느꼈다.

'아..이사람이 오늘 나에게 이별을 말하겠구나.'

 

정말 평범한 하루가 지났고 정말 평범하게 그 사람은 평소처럼 나를 집까지 데려다주었다.

모든 하루가 다 평범했지만 그 날 딱 하나 평범하지 않는 것이 있었다.

그사람이 자기 전 전화로 말한 것은 평소처럼 항상 말해주던 "사랑해" 가 아닌,

"헤어지자." 였다.

온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그냥 그 순간 이 사람을 잡지 않으면 난 죽겠구나 싶어서 무작정 잡았다. 무작정 빌고 또 빌었다. 제발 한번만 용서해달라고 내가 잘하겠다고.

항상 내 말 한마디면 껌뻑 죽던 그 사람이 그 날은 너무 차가웠다. 사귀면서 한번도 보지 못했던 모습과 목소리였다. 너무 무섭고 두려웠다. 그 사람은 그렇게 나에게 한마디만을 하고 다시는 연락을 하지 않았다. 내 모든 연락 수단은 다 차단을 당했고 그 사람의 잡앞을 찾아가도 만날 수가 없었다.

헤어지고 2주,3주쯤 되었을까? 그사람에게 새로운 사람이 생겼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제 나에겐 어떠한 기회도 없다는 것을 느꼈고 실오라기같은 희망조차 사라졌다.

마치 두번째 이별 같은 느낌이였다. 헤어지자는 말을 들었을 때 만큼 가슴이 아팠다.

 

헤어지고 몇년을 폐인처럼 살았다. 내가 얼마나 이사람에게 많은 것을 의지하고 살았는지 뼈저리게 느낄 수 있는 시간들이었다.

 

한참을 돌아 난 점점 내 생활패턴으로 돌아왔다. 그 사람은 아직도 그 새로 사귄 애인과 잘 지내고있다. 그 소식을 처음 들었을 당시 난 그 사람이 원망스럽고 그 새 애인도 너무너무 미웠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렇지 않다. 나에게서 못받는 사랑을 그 사람에게서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내가 얼마나 힘들게 했으면 다른 사람에게 갔을지 그저 미안하고 진심으로 행복하기만을 바랄뿐이다.

 

난 이 이별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헤어진 뒤 강자가 되려면 사귀는 동안 상대방에게 약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 물론 사랑앞엔 강자, 약자는 없다. 그리고 사귀면서 헤어진 뒤를 생각하는 건 더더욱 잘못된 생각이긴 하다. 하지만 상대방을 사랑한다면 그 사람에게 후회가 없을 만큼 잘해주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든다. 그 사람이랑 평생을 가던, 헤어지던 사귀는 그 순간에는 그 사람에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

 

이젠 나도 누군가를 만날 준비가 된 것 같다. 더 이상 내 이전 사랑의 실패에 대해 아파하거나 좌절하고싶지 않다. 내가 배운 교훈들을 다음에 만날 내 사람에게 아주 잘 실천할 것이다.

 

잘 살아라 내 옛사랑아. 정말 진심으로 많이 미안했고 앞으로 그 사람이랑 꼭 오래오래 행복했으면 좋겠다. 다시는 나같은 사람 만나지마 절대. 꼭 잘지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