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28살 취준생의 철없는 일기 한 줄

금빠2014.09.26
조회4,166

직장인들, 취업에 성공하는 사람들 보면 정말 대단하고 존경스럽다
나도 언제까진가는, 항상 누군가의 목표이자 칭찬받는 사람이었다는 사실이
요즘은 참 낯설게 느껴진다

좋은 대학에 입학한 순간 취업전쟁은 남의 이야기일줄만 알았는데,
그냥 가만히만 있어도 예전처럼 모든 사람들이 날 칭찬하고 필요로할 줄만 알았던
현재에 안주하고 나태해졌던 그 순간부터
난 한 뼘도 발전하지 못한 것 같다

지나간 시간에 대한 후회만큼
시간을 허무하게 낭비하는 일은 없다지만
목표없이 정체되어있던 대학시절이 후회스러운건 어쩔 수가 없나보다

간절해지고나니 이제서야 하고싶은 목표들이 생긴다
형편이 되면 2년정도 외국에서 공부하면서 어학능력도 키우고싶은데
유창한 의사소통을 무기로 내가 정말로 하고싶은 분야에서 인정받고 싶은데
독하게 찾다보면 분명 길은 있을텐데
아직도 정신을 못차린걸까, 아니면 난 이대로라도 좋은걸까..

철 없던 스물 넷,
난 이제 늦었어. 어쩔수없이 이대로 하는 수밖에 없어 라던 생각이
지금보면 너무도 어리고 어리석고, 절대 늦지 않았었는데.
아마 몇 년이 지나고 지금을 돌아보면
그때라도 늦지 않았었는데, 하고싶은 노력을 해볼걸 하며 똑같이 생각하려나

하루하루 해놓은것 없는 내 스펙을 적어넣으며
남들과 날 비교하고
억지로 쥐어짜듯 회사의 인재상에 날 끼워맞추는 자소서를 쓰며
마치 정말 내가 그런사람이라도 된 양 스스로의 거짓말에 속는다
'귀사에서 함께 성장하는 능력있는 인재가 되겠습니다!' 라는 당찬 포부 뒤엔
마지막 엔터를 치지 못한채
한 없이 초라하기만 한 내가 앉아있다.

'어차피 안될텐데 뭐하러 며칠씩 밤을 새며 자소서를 써야하지?'
'안될수도 있지만 미리 포기하지 말고 하는데까지 해보자!'
생각들 사이를 하루에도 수십번씩 오가다보면
마치 더이상 소리나지않는 피아노 위의, 먼지덮힌 메트로놈이 된것 같기도 하다

'정말 요즘같아선 어디든 직장에만 들어가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아' 라는
답 없고 철 없는 생각을 해보지만,
언젠가 바쁘게 일하고 있을 미래의 나도 과연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까?

"길을 모르겠으면 물어보면 돼
길을 잃었으면 헤매면 돼
중요한 건 내 목적지가 어디인지 잊지 않는거야"
어디선가 본 글귀를 떠올리며 용기인지 절망인지 모를 감정에 젖어
끊지 못한 담배를 마시고 방으로 돌아온다

어떻게든 되겠지, 라는 생각을 하며 다시 엔터를 누른다
나는 아직도 미래의 막연한 희망만을 생각하는걸까
어쩌면 안될거같다고 포기한 채 얻어걸리자는 심정인걸지도 모르겠다

 

그냥....그냥....모르겠다...

다들 힘들텐데...모르겠다..그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