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4개월. 덮어놓고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ㅇㅇㅇㅇ2014.09.28
조회336
안녕하세요. 20대 후반 남자입니다. 답답한 마음에 글을 씁니다.제 관점에서 적는 거라 주관적일 수 있으나, 한 번 읽어라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2년의 시간을 되짚어 보는 탓에 글이 길 수도 있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2012년 9월, 대학 끝물에 대학 후배(B)로부터 쌍둥이 동생(S)을 소개받아 사귀게 되었습니다.저도 S도 첫 연애였던 터라 서로가 많이 서툴렀지만 마음만은 진심이라 생각했었고,차로 한시간 정도의 거리였지만 오고가는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았습니다.그렇게 풋풋하게 사랑을 키워 갔습니다.
2013년이 되어, 저는 취업을 하게 되었고, S는 휴학을 마치고 학교로 복학했습니다.2012년에 비해 만날 수 있는 시간도 부족하고, 연애도 서툴렀지만, 틈나는대로 과제를 도와주거나, 많이는 아니지만 경치 좋은 곳에 같이 다니며사소한 것 하나라도 더 해주려 노력했고, 부족한 저를 많이 이해해 주며더욱 깊은 사이가 되어 갔습니다.제가 취업함과 동시에 아버지께서 병환으로 인해 수술을 하시고 치료를 하시게 되면서제가 식구들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기에, 어깨가 무겁고 부담도 컸지만,S를 만나며 마음의 위안을 가짐과 동시에 사랑하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너무나도감사하며 살았습니다.
2014년, 아버지의 병환이 중해져서 하루하루 마음의 준비를 하며 살았고,병원에 입원하시는 기간이 길어지게 되면서 어머니 역시 직장을 쉬게 되셨습니다.부모님을 뵙는 것을 꺼려하던 S에게 병문안을 제안했고, 선뜻 응해 주어병원에 다녀 갔습니다. 어머니 드시라고 이것저것 챙겨주던 그 모습에 저는 크게 감동했고너무나 사랑스러웠습니다.
고마운 마음에 다음날 저녁 S에게 향했습니다. 올해 들어 회사 내 인원이 대거 바뀌면서 업무량과 부담감이 가중되었고,아침저녁으로 병원을 들르는 생활을 반복하니 심신이 지쳤던 것 같습니다.이러한 상황에 S의 존재 자체가 너무나 큰 힘이었기 때문에,고마운 마음을 얼굴 보고 표현하고 싶었습니다.힘들 때 옆에 있어주어서 너무 고맙다는 말을 전하였고,한시간 후에 S의 집 근처 벤치에서 마음이 떠났으니 헤어지자는 말을 들었습니다.이유를 물었습니다. 결혼 생각이 없던 S에게 은연중에 결혼 이야기를 조심스레 꺼낸 것이부담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 외에는 특별한 이유는 듣지 못했습니다.
붙잡고 싶었습니다. 붙잡을 수 없었습니다.어떻게든 정신차리고 일을 해야 했고, 병원을 지켜야 했습니다.이별통보를 들은 후 보름간은 하루에 한번씩 연락을 했습니다.받아는 주었지만, 전과 다르게 반응은 무섭도록 싸늘했습니다.후에 한 번 만나서 붙잡으려 했지만, 이미 떠난 마음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술을 전혀 못하는 저지만, 퇴근하고 병원에 들렀다 집에온후 매일같이 억지로 술을 마셨습니다.힘들어할 수 없어서 더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한달 후, 아버지께서 돌아가셨습니다. S에게 아버님의 소식을 알려 주겠다고 약속한 게 걸려소식을 알렸습니다. 조문만 하고 도망치듯 돌아가는 모습이 제가 본 마지막 모습입니다.장례를 마치고 S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한번 만났으면 좋겠다고.억지로 승낙을 했으나, 제가 다시 약속을 잡지는 못했습니다.
겉으론 씩씩한 척, 의젓한 척, 이별에도 의연한 척을 해야만 했습니다.속으론 정신병자가 된 것 같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왔다갔다 합니다.힘들 때 버림받은 것을 생각하면 죽일 듯이 밉고, 원망하다가도,좋았던 때를 생각하면 너무 보고싶고, 여전히 좋은 기억이 99인데,지금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에 화가 나기도 하고...그리고 약 2개월이 더 지나 지금이 되었습니다.
한달에 1~2번 정도 S의 쌍둥이 언니이자 학교 후배인 B와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와 넋두리를하였습니다. 저와 S 사이의 공통분모가 B뿐이었기 때문입니다.제3자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았기에, B에게 진상 섞인 넋두리를 많이 했습니다.B역시 이해는 하지만 어쩔 도리가 없기에 받아 주기만 했습니다.B에게 S의 근황을 물었습니다. 새로운 사람이 생긴 것은 아니지만,저라는 사람은 없는 듯 지내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가끔 저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긴 하지만, 제 생각을 한다거나 후회하진 않는 것 같다 했습니다.
제 이야기를 들어 주고, S의 소식을 들려 주는 B에게 너무 감사했지만, B를 보고 있자니 S가 생각나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S에게 매달리기엔 제가 받은 상처가 컸던 것 같고,S가 먼저 저에게 손을 내밀어 주진 않을 것 같았습니다.이대로는 안 될 것 같아 B에게 연락하거나 만나는 것을 그만하겠다 했습니다.B는 이해하며 알았다고 했습니다.
웬만하면 혼자 참고 살려 했지만, 오늘은 S에 대한 미련을 덮어놓고 살아야겠다고 결심한 터라이렇게 글을 끄적이게 되었습니다.아버지를 잃고, 사랑하는 여자친구를 잃고, 저를 좋게 봐주고 가족을 소개해 준고마운 후배도 잃었습니다.너무 가슴이 아프지만, 이러다 제 20대가 끝나버릴 것 같기에,모든 미련과 기억들을 덮어놓고 살아보려 합니다.
두서 없는 글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혹시나 비슷한 경험이나 의견을 적어 주신다면 감사히 읽고 새겨듣겠습니다.사랑하시는 모든 분들, 더욱 더 예쁜 사랑 하시고, 한 가지만 부탁드리건대,힘들 때 사람 버리지 말아 주세요. 그리고 사랑에 아파하는 모든 분들 힘내세요.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