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을 처음 봤던건 8개월 전이었다. 그 날은 유독 바빴던 날이었기에 누가 오든 무슨 상관인가라는 심정으로 내 할 일만 주구장창 하고 있었다. 새로 들어온 그 사람이 모든 것들이 낯선 공간에서 그나마 옆자리에 앉아있는 '내'가 혹여나 말을 걸어주지는 않을까 하는 눈빛으로 날 쳐다보는걸 느꼈지만 차갑게 외면해버렸다. 그래. 난 그 사람에게 일말의 관심도 없었다. 그 사람은 내게 그냥 '옆에 앉게된 사람'이었을 뿐이었다. 앞으로도 친해지지 않을 그냥 그런 사람이었다. 하지만 웃기게도 나도 사회 속에 사는 인간이라 같은 공간을 공유하는 상대와 부딪히지 않을 수 없었다. 더욱이 학교라는 공간이, 나 혼자하는 공부뿐만 아니라 남과 같이하는 일을 해야하는 곳이다보니 그와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그 사람은 처음부터 내게 아주 호의적이었다. 직관적으로 내게 관심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이 이성에 대한 호감이든 동료에 대한 관심이든. 그는 사소한 말 한마디를 기억했다가 챙겨주기도 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이라며 이어폰을 내 귀에 대기도 했다. 짐을 챙기고 나가는 길에 함께 집에 가자고도 했으며, 늦은 밤이면 집 앞까지 데려다주었다. 아이스크림이 먹고싶다며 몰래 함께 나오기도 했으며, 화창한 주말에는 브런치를 함께 하자고도 했다. 하지만 나는 그런 그의 관심에 호의적으로 응하지 않았다.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고 적당히 거절을 하며 한 발 뒤로 물러서 그런 그의 행동들을 적대시했다. 나란 사람이 워낙에 싫은 소리를 못 하는지라 그 아이의 요청과 관심을 어느정도는 받아줬지만, 항상 선을 넘지 않는 범위를 제한했다. 나는 그 아이와 이성적으로 만나선 안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그런 나의 마음은 가끔 흔들리기도 했지만 절대 무너지지는 않았다. 그리고 8개월 째.. 바빴던 일상에 조금 여유가 생겨서일까.. 함께 한 시간만큼 그 아이에게 신뢰가 쌓여서 적대적이었던 마음이 누그러진 것일까.. 어느순간부터인가 그 아이와 같이 있는 시간이 소중해지기 시작했다. 일이 없을때면 굳이 일을 만들어 그 아이를 한번이라도 더 보려고 애쓰게 됐으며, 그 아이가 자주 지나가는 길목에 서성거리며 핸드폰만 만지작거리기도 했다. 전에는 항상 대충 아무거나 걸쳐입고 학교를 왔지만 언제부턴가 아침에 거울을 보는 시간이 늘어났다. 난 절대 그 아이를 좋아하는건 아니지만.. 그냥 그 아이가 보고싶었고 같이 있으면 웃게되니까.. 그냥 그게 좋아서 그 아이를 찾게 됐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그에게 호의적으로 반응하기 시작하면서 그가 나에게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우리는 일주일에 한두번 보는 사이다.) 내가 오면 기다렸다는 듯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공부도 못하게 방해하던 사람이었는데.. 언젠가부터 그의 재잘거림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슬프게도, 그러면 그럴수록 그에 대한 나의 마음은 커져만 갔다. 그는 더이상 나를 보고 웃지 않는다. 반갑게 인사하지도 않는다. 내 마음을 눈치채고 부담스러워진건지 그의 마음이 식은건지 혹은 애초에 그는 나를 진지한 상대로 생각지 않았던 것인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건 그 아이는 (과거야 어쨌든) '현재' 나를 좋아하지 없다는 것, 그리고 난 아직 그에 대한 마음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늘 우연히 그와 마주쳤다. 생각지도 못했던 마주침이었기에 너무 기뻐서 방긋 웃으며 인사를 건내며 다가갔다. 그 아이는 형식적인 대답만 던지고 나를 지나쳤다.
그만 두려고 한다.. 어쨌든 그는 지금 나에게 더이상 관심이 없는거고.. 난.. 이런 마음을 계속 쥐고 있어봤자 힘들기만 할테니까.. 하지만 아직도.. 소개팅을 나가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시간을 보내도.. 자꾸만 그 사람이 생각난다.. 그래도, 그만 할거다 이제. 오늘이 마지막이다. 더이상 그에게 휘둘리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니가 나를 놓친 것을 후회할만큼 더 나은 사람이 될 것이다. 유치하지만, 그게 내가 지금할 수 있는 최선이다.
8개월동안
하지만 웃기게도 나도 사회 속에 사는 인간이라 같은 공간을 공유하는 상대와 부딪히지 않을 수 없었다. 더욱이 학교라는 공간이, 나 혼자하는 공부뿐만 아니라 남과 같이하는 일을 해야하는 곳이다보니 그와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그 사람은 처음부터 내게 아주 호의적이었다. 직관적으로 내게 관심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이 이성에 대한 호감이든 동료에 대한 관심이든. 그는 사소한 말 한마디를 기억했다가 챙겨주기도 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이라며 이어폰을 내 귀에 대기도 했다. 짐을 챙기고 나가는 길에 함께 집에 가자고도 했으며, 늦은 밤이면 집 앞까지 데려다주었다. 아이스크림이 먹고싶다며 몰래 함께 나오기도 했으며, 화창한 주말에는 브런치를 함께 하자고도 했다.
하지만 나는 그런 그의 관심에 호의적으로 응하지 않았다.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고 적당히 거절을 하며 한 발 뒤로 물러서 그런 그의 행동들을 적대시했다. 나란 사람이 워낙에 싫은 소리를 못 하는지라 그 아이의 요청과 관심을 어느정도는 받아줬지만, 항상 선을 넘지 않는 범위를 제한했다. 나는 그 아이와 이성적으로 만나선 안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그런 나의 마음은 가끔 흔들리기도 했지만 절대 무너지지는 않았다.
그리고 8개월 째.. 바빴던 일상에 조금 여유가 생겨서일까.. 함께 한 시간만큼 그 아이에게 신뢰가 쌓여서 적대적이었던 마음이 누그러진 것일까.. 어느순간부터인가 그 아이와 같이 있는 시간이 소중해지기 시작했다. 일이 없을때면 굳이 일을 만들어 그 아이를 한번이라도 더 보려고 애쓰게 됐으며, 그 아이가 자주 지나가는 길목에 서성거리며 핸드폰만 만지작거리기도 했다. 전에는 항상 대충 아무거나 걸쳐입고 학교를 왔지만 언제부턴가 아침에 거울을 보는 시간이 늘어났다. 난 절대 그 아이를 좋아하는건 아니지만.. 그냥 그 아이가 보고싶었고 같이 있으면 웃게되니까.. 그냥 그게 좋아서 그 아이를 찾게 됐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그에게 호의적으로 반응하기 시작하면서 그가 나에게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우리는 일주일에 한두번 보는 사이다.) 내가 오면 기다렸다는 듯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공부도 못하게 방해하던 사람이었는데.. 언젠가부터 그의 재잘거림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슬프게도, 그러면 그럴수록 그에 대한 나의 마음은 커져만 갔다.
그는 더이상 나를 보고 웃지 않는다. 반갑게 인사하지도 않는다. 내 마음을 눈치채고 부담스러워진건지 그의 마음이 식은건지 혹은 애초에 그는 나를 진지한 상대로 생각지 않았던 것인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건 그 아이는 (과거야 어쨌든) '현재' 나를 좋아하지 없다는 것, 그리고 난 아직 그에 대한 마음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늘 우연히 그와 마주쳤다. 생각지도 못했던 마주침이었기에 너무 기뻐서 방긋 웃으며 인사를 건내며 다가갔다. 그 아이는 형식적인 대답만 던지고 나를 지나쳤다.
그만 두려고 한다.. 어쨌든 그는 지금 나에게 더이상 관심이 없는거고.. 난.. 이런 마음을 계속 쥐고 있어봤자 힘들기만 할테니까.. 하지만 아직도.. 소개팅을 나가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시간을 보내도.. 자꾸만 그 사람이 생각난다..
그래도, 그만 할거다 이제. 오늘이 마지막이다. 더이상 그에게 휘둘리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니가 나를 놓친 것을 후회할만큼 더 나은 사람이 될 것이다. 유치하지만, 그게 내가 지금할 수 있는 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