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끝자락에서..

불효자2014.10.05
조회153
안녕하세요.20대중반의 대학생입니다.
서론부터 말하기조차 힘든말을 꺼내야되네요..
저희 어머니께서 현재 암투병중이십니다. 제가 고등학생때 약 5년전, 유방암투병을 하신뒤 5년까지 아무런 증상이없다면 재발할 가능성은 없다는 의료진의말에 한시름 놓았었고 항암치료까지마치셨습니다.

그뒤, 제가 대학교에 입학후 군복무까지마치고나온 작년 연말, 복학을위해 기분좋게 라식수술을 시켜달라고 얘기하려던 찰나.. 어머니표정이 무척안좋으셨죠. 정말 뭐랄까요..허탈한표정과 기운없는말투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제 촉이왔었어요 그날. 뭔가 좋지않다..5년전에 유방암선고를 받은직후 엄마의 표정이 눈앞에그대로 드러나는겁니다

자궁암이었던거죠. 다행이 전이된건아니었습니다만, 한번 암에걸려 그동안에 면역력도 급격히 저하되고 건강도안좋아지신터라 또다시 항암치료를 할생각에 앞이 막막했습니다. 그러나 우리 다시한번 해보자.. 포기하지말자며 아빠고 저고 동생이고 가족모두 힘을내서 엄마를 간호해왔죠.

그렇게 올해초부터 8월까지 기나긴 암과의 사투에 시달려서 항암까지마쳤습니다. 그런데 며칠뒤,

갑자기 엄마의 심한복통호소에 병원에갔더니 장경색으로 대,소장을 조금씩잘라내야한다더군요. 합병증이거니 생각하고 항암도2번이나했는데 이런게대수겠냐며 수술실에 들어가셨습니다. 그런데 그후 의료진이 말하길..

복막을 열고 장을 들어내보니, 복부를둘러싼 복막 이곳저곳에 암세포가..그것도 현미경으로 조직검사나해야 발견되는게 수술실에서 육안으로 훤히 보이더랍니다...복막암이라고하더군요.

항암을해보신분은 다아실겁니다.얼마나 괴롭고 고통의시간들인지..복막암..정말 희귀암이고 정보도 얼마없고, 치료방법도 치료가능성조차 낮다고알려져있습니다. 복막을 둘러싼암세포가 신체장기곳곳에퍼지게되면 수술은물론 치료가힘들다고하는데.. 이게 자궁암에서 전이된거라고하네요.

하늘이 무너져내릴것같고 미칠것같은데..엄마는 얼마나 무섭고 두려울까요. 학교도 휴학하려는데 나에게 피해주지않으려는 부모님의견을 꺾을순없어서 수도권대학교에서 지방까지 매주수업이 끝나고 4시간에걸쳐 엄마한테 달려오는생활을 하고있습니다. 몸도마음도 힘들지만.. 포기하지말자, 나까지무너지면 끝이다란 생각으로 버텼습니다. 서울소재 큰병원과 국립암센터 이곳저곳분주하게 진료를받으셨더라구요.. 그래서 뭔가 희망이 보이겠지했는데 오늘 고향에내려와서 엄마를 찾아갔더니 처음하시는말씀...

엄마가 너희곁에 오래 못있을것같아..너네 졸업하고 취직하고 여위어서 손자도보고싶었는데...

정말 신이원망스럽습니다. 한평생 30년을 대학병원에서 나이팅게일처럼 힘들게힘들게 고생하신엄만데..남들한테 항상웃고 베풀어주시고 친절하셨던사람인데 왜..대체왜..

이태껏 학창시절 심한방황을 겪고 엄마속을썩인죄값이 이건가봅니다..눈물이 앞을 가리네요. 마지막 남은힘마저 쭉 빠져버립니다. 학교도 다니고싶은생각도 없어지구 의욕도없습니다. 학점따고 좋은직장구해 돈잘벌면 뭐합니까. 내가 어머니한테 해줄수있는게 없는데. 그러고도 지금이순간에도 엄만 나한테 더잘해주지 못해서, 더줄수있는게없어서 미안하다고 눈물만 흘리십니다.

나름 성인이고 어른이됐다고생각했었는데..이것또한 아직 한없이 부족한 엄마앞에서 부려온 어리광인가봅니다.
앞으로 어떻게해야할까요. 희망과 기적이라는단어를 믿고싶은데.. 학교다니는저로서는 정말버겁습니다. 부모님뜻대로 빨리 취직해야하는지, 아님 학업을 잠시중단하고 어머니곁을 지켜야하는지..

그리고 지금 엄마와 못해봤던 소중한추억도 쌓아야하고 같이못해본것들이 너무많은데.. 엄마를위해 이벤트도해주고싶은데 아무것도 할줄몰라서 이렇게 글을씁니다. 제가 엄마를위해 행복한기억에 오래오래남을만한 이벤트가 뭘까요.. 앞으로 어떤것들을 해야할지..조급해지네요

지금까지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엄마.. 우리 희망을갖자, 내가 정말정말 사랑해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