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일하는 성형외과, 오늘 그만둔다 얘기하겠습니다.

울화통터져2014.10.08
조회20,748

쓰고보니 너무 길어 죄송합니다.

 

지지리 공부못하고 지지리 가진거 없어 나이먹고 개고생중인 여자입니다.

 

공부에 흥미없고 그냥 흘러가는대로 살았습니다.

전문대 졸업 후 취업 한 곳이 성형외과였습니다.

처음에는 수술실에서 근무를 하다가 4년째에 상담실장까지 하며 제 일에 만족을 하며 지냈어요.

첫 직장이라 애착도 많았고, 원장님 또한 저를 딸 같이 여겨주셨습니다.

딸까지는 아니지만, 어쨌든 예뻐해주셨어요.

어떤 직장에 좋은 사람만 있었겠습니까, 저보다 훨씬 나이 많은 언니들한테 수술들어가라 피부관리들어가라 할때마다 싸우고 그런적도 많았지만 제가 나서서 상담 끝나고 수술 들어가서 도와주고 결국은 다들 잘 지냈습니다.

직장 동료들도 저보다 나이가 어린 동생들, 훨씬 많은 30대 언니들까지 아직도 연락하고 지내요.

혹시 상담하는데 제가 부족할까봐 못하는 공부 찾아서 공부하고 배우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관심분야가 생겼고 공부하는 것에 게으름을 피우지 않았습니다.

시키지 않아도 그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고 약 5년간 일하다 제가 이사를 하게 되서 첫 직장을 그만뒀어요,

그리고 지금 제가 사는 동네에서 제가 하던 일이 병원 일이라 병원을 면접을 봤는데 다들 월급이 고만고만, 전에 다녔던 직장에서도 사실 첫 월급 80부터 시작 했었지만, 오랫동안 일 하다 보니 180까지 월급이 올랐었죠.

병원 과를 옮기니 경력이 인정이 안되서 또 월급이 너무 작은거에요.

결국은 동네 유일한 성형외과로 취업을 하게 되었고 지금 13개월째 일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성형외과이지만, 직원은 저 한명.

9시 반부터 7시까지. 토요일 5시까지. 환자도 많이 없고, 원장님도 개인적인 볼일이 더 많습니다.

1년이 지나 월급이 올라 지금은 170만원 받아요.

제가 너무 힘든이유는 바로 원장님때문이에요.

 

매일매일이 상처주는 수천가지 말들을 하지만, 그중 생각나는 몇가지 예를 들면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때였어요.

전 직원이 월차 없다, 연차 없다, 이런 말들을 했는데 세상 모르고 하는 소리다,

멍청한 여자애가 나이가 어리니까 사회생활 덜 해본게 티난다 뭐 이런식으로 얘기를 하는거에요.

일단 입을 열었다 하면 말도 너무 느리고 기본 2시간을 대화를 해요.

계속 그 얘기를 하는데, 말끝에 가시가 있는 느낌이 드는거에요.

그래서 그거 저 들으라고 하는 소리에요?

이렇게 얘기했더니 아니라고 하더니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리더라구요.

 

그리고 어떤 말 끝에, 학자금대출 받은게 있다는 말을 제가 했어요.

그랬더니 우리나라는 대학을 너무 많이간다, 어쩌고 저쩌고 그런 말들을 하는거에요,

또 2시간넘게.

저도 대학 나온거 후회해요. 돈도 아깝고. 그런데 그런 잔소리는 더 듣기 싫어요.

제가 대학 나온 얘기는 아직도 얘기합니다.

그러면서 너무 기분 나빴던게,

뜬금없이 형제는 몇이나 되냐고 그러는거에요. 그래서 저 혼자인데요 이러니까

부모님이 열심히 안사셨나보네. 딸 하나 있는데도 대학 보낼 형편이 안되는거 보니,

나는 재무관리를 잘해서 이렇게 장사 안되도 굶는 일은 없지.

이러시는거에요. 남한테 나쁜말 못하고 화를 못내는 성격인데 그때 너무 화가나니깐 얼굴이 시뻘개지더라구요.

 

저를 무시해요.

얼마전 추석때도 상품권 5만원 주는거는 면접때무터 얘기했어요.

그딴 돈 안받아도 상관없구요.

항상 근무시간에 환자 예약 없고 그럼 운동을 하러 가거든요.

추석 휴무 전날이 토요일 이였어요.

남들은 일찍 마쳐주고, 주5일이 아니더라도 그날 쉬는 곳도 많았어요.

그런거 바라지도 않았구요.

제가 5시에 마치는데, 4시에 운동을 가더라구요. 그러더니 4시 반에 와서 옷갈아입는데 15분.

마치기 15분전에 세탁기를 돌려라는거에요.

빨래 다른건 전혀 없었어요. 자기 운동복밖에...

추석이라고 제가 어딜 가지 않아서 그냥 입다물고 세탁을 했는데.

저한테 와서는 추석 보너스같은거 원래 없는데 상품권 오만원을 주기 위해서 추가 근무를 시킨다는거에요. 이 얘기를 딱 3번 했어요.

내 안에 악마가 상품권 안받아도 된다고 앞에서 잡아 찢어버리고 싶었는데 꾹 참고, 말길어지고 더이상 얘기하는게 싫어서 그냥 참았어요.

 

어제는 수술이 오전하나. 오후하나 있었어요.

수술이 늦게 끝나 쉴틈도 없었고. 수술 하나 끝나고 정리하고 있을때 혼자 빵을 먹더라구요.

그러더니 제가 정리 다 끝나갈때쯤에 점심 꼭 먹어야 하냐고 물어보더라구요.

점심은 둘째치고 좀 앉아서 5분이라도 쉬고싶었는데.

기분나쁘다는 듯이 네. 이렇게 얘기했어요.

그렇게 앉아서 쉴때.

정신지체 장애인 환자가 있는데, 그 환자가 전화가 온거에요. 병원 못찾겠다고.

그래서 제가 여기 어떤 건물이다. 모르겠으면 주위 사람한테 물어봐라. 그렇게 얘기했거든요.

원장이 어떤 전화인지 물어보길래. 이렇게 얘기했다 그랬어요.

그랬더니 제 능력이 부족해서 의사전달도 못했다고 그러더라구요. 지하철 역 이름 말하고 몇번출구라고 얘기했으면 바보라도 알아듣는다고.

눈물이 울컥 나올것 같은걸 참으면서 그럼 원장님이 전화해서 말해라고 버럭 했어요.

그러니 내가 그렇게 귀찮은 일까지 해야해? 그러더라구요.

말이 안통하고 더 짜증나서 그냥 나오는데 나오는 뒷통수에 대고 능력이 부족하니 환자들이 못알아듣지....... 하.....

진짜 심장이 멎는것같았어요.

 

저한테만 그러는게 아니에요.

관리실, 윗건물주, 닥치는대로 싸워요. 싸움닭이에요.

싸우는 스타일이 화나면 뭐가 잘못됐다 말하면 될것을 꼭 돌려서 화를내요.

계속 엿먹이는 스타일.

오라고 했다가 저한테 원장님 안계신다고 얘기해라고 그러고.

누가 마음에 안들어서 메일로 서류 보내는데 따로따로 한개씩 보내라고, 일많이하게.

뭐 이런식이에요....

 

환자들한테는 어떻구요.

성형외과는 성형만 하는게 아니에요. 다쳐서 찢어진 환자들도 많이 와요.

그런 사람들은 의료보험도 일부 될 뿐만 아니라, 의료보험이 안된다고 하더라도

개인 보험을 다 들어요.

대신 영수증을 꼭 달라고 해요.

근데 여기는 영수증이 없어요. 제가 끊어줄수 있는거면 수천번 끊어주죠.

"국가에서 공인한 카드 영수증or현금영수증이 나가기 때문에 2번째 발행은 비용이 발생합니다."

제가 이 말을 쓰고 있는데도 속이 울렁거려요.

영수증 말만 나와도 짜증이 나요.

따로 영수증을 끊으려면 비용이 발생해요. 비용도 제멋대로.

보통 2만원부터 시작해요.

어느 환자는 저한테 이런 미친 병원에서 왜 일하냐고 아가씨가 불쌍하다며 소리지르고 갔어요.

그런 환자는 밉다고 꼭 복수를 해요.

환자 보호자였는데, 일단 오라고 말해놓고 원장없다고 돌려보내고 예약해서 또 오면 보호자니깐 가족관계증명서랑 신분증을 챙겨오라고 또 얘기하죠.

그거 떼오면 원장님 또 없다고 그러고.

말하는 나도 스트레스 받고 환자도 미칠라 그러고.

들어가려고 하면 들어가시지 마세요 이렇게 얘기해래요.

내가 원장 없다고 한건 아무런 죄가 안되지만 들어가지 말랬는데 들어가면 불법침입이래요.

고소한대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저도 할만큼 다 해봤어요.

그냥 일반 영수증 양식 제가 하나하나 써서 원장한테도 줘봤고. 원장님한테도 설득하려고 해봤죠.

돌아오는건 저를 향한 비아냥뿐이네요.

보험회사 애들이 자기들 편하려고 의사들에게 일을 시키는건데, 그걸 공짜로 해주는건 말도 안된다는 입장이였어요.

그럼 환자는요...... 환자는 보험비 매달 내고 그렇게 이래저래 뜯기며 살아야 하는 건가요.....

 

환자들이 보건소에도 전화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 심평원 다 신고를 해도 달라지는건 없어요.

 

상담하러 왔다가 원장 말투에 화나서 뭐 이딴병원이 다있냐고 소리치고 가는 환자들도 많아요.

아, 먼저 일단 상담비도 진료를 보는 거기 때문에 6천원을 받구요.

환자가 이곳 저곳 물어보면 다른병원에서 보내서 왔냐고 의심하고 승질내고

정신병원이나 가라고 한적도 있어요.

저도 이렇게 일하면서 양심에 가책을 느낄때도 많아요.

 

얼마전 제가 자격증 시험이 있어 토요일 3시간정도 일을 빼주면 안되냐고 물어봤어요.

차라리 못간다고 얘기하시지.

그딴 자격증 따면 다른데 취업할수 있을 것 같애? 그런거 돈만 버리는거지.

그럴바에 병원 삐끼나 해.

훨씬 돈 많이 벌겠다.

전 제가 필요해서 자격증을 따려고 하는건데, 결국 가긴 갔죠.

다행히 제가 시험 시간을 한시간 일찍 말했어요.

원래 시간이였다면 저 아마 못갔을꺼에요. 또 개인적인 일 하고 가라고 하더라구요.

일부러 못가게 하려고 했던 거에요. 저도 그게 걱정되서 일부러 한시간 일찍 당겨서 말한거였구요.

 

전 직원 딱 1년 겨우 채우고 일 그만 뒀는데 원천징수를 해줘야하는데, 그거 해주기 싫어서 질질끌고, 퇴직금 한달 있다가 주고. 미쳐버릴려고 하더라구요.

전전 직원, 원장님이랑 서로 고소하고 난리에요.

 

지금 저도 딱 1년째인데, 그렇게 밝았던 제 모습이 지금은 너무 우울하고

일에대한 의욕도 없고. 자존감이 바닥입니다.

어제는 진짜 수술하다 말고 수술기구를 엎어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는데

그 장면이 계속 사진처럼 떠오르더라구요.

제가 수술기구를 엎어버리는 사진.

 

어제 집에가서 곰곰히 생각했습니다.

1년은 지났으니 퇴직금도 있고. 생활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저는 내년에 퇴사를 생각하고 있었어요.

공부에 대한 목마름도 있어서 자격증도 따고, 영어공부도 좀 해서,

내년에는 병원말고 다른 회사를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거든요.

그러기 위해서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이러다가 제가 미치는거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도 저런 사람하고 같이 사는 와이프, 자식들도 견디고 사는데 사람이 못견딜까 싶기도 하고. 다른데 일자리를 찾아봤지만 아직은 제가 너무 부족해 갈만한 곳이 없네요.

 

하지만. 오늘 출근해서 얼굴을 보니 도저히 못참겠어요.

지금 말하러 갑니다.

 

미친 병원 안녕.

저 잘하고 있는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