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방탈인 걸 알면서도 여기에 사람들이 많이 보신다고 해서
이렇게 글을 쓰는 점 죄송합니다.
저는 19살 학생입니다. 집안에 여자가 없어서 종종 목욕탕을 혼자 가곤 했는데요.
오늘이 공휴일이라 오랜만에 저 혼자 목욕탕을 갔습니다.
아무래도 쉬는 날이니 평소보단 사람이 많더라구요.
주섬주섬 챙겨서 안으로 들어가니 드문드문 샤워기 있는 자리가 보이길래
한 군데 자리를 잡아서 짐을 놓고 씻다가 온탕으로 들어가 있었습니다.
제가 맡은 자리랑은 탕의 거리가 조금 멀어서 쉽게 보이지 않았구요.
몸을 불리는 동안 시간이 꽤 많이 흘렀습니다.
일어나서 제가 맡은 그 자리로 돌아가니까 왠...제 짐은 모두 사라지고
낯선 물건이 막 놓여져 있는겁니다. 아나...
분명히 저는 제 영역을 잔뜩 표시해두고 갔었는데
갑자기 제 짐이 사라지니 당황스러웠어요...
두리번 두리번 거리면서 제 짐을 찾아보니까
무슨 목욕탕안에 우유곽 버리고 일회용 샴푸 이런 거 버리는
쓰레기통 옆에 있는거에요.
그때 딱 아..자리를 뺏겼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분명 내가 먼저 왔는데? 억울해서 기다렸어요.
그렇게 씻는 척 하고 슬쩍슬쩍 보니까
어떤 아줌마가 그 자리로 오시길래
가서 제가
" 죄송하지만, 제가 여기 왔을 땐 아무도 자리 없었는데
혹시 아줌마 자리이셨나요? "
정말 정중히 여쭈어봤는데
아줌마께서는 겁나 당당하게.
" 옆에 폭포마사지 하는 게 있어서 이자리가 좋으니까
아가씨가 자리 좀 옮겨. "
이렇게 말씀하시는게 아니겠습니까?
아니, 목욕탕에 주인이 있는 자리도 아니고, 분명 내가 먼저와서 잡은 자리인데
최소한 물어는 봐야되는거 아닙니까?
뻔뻔한 아줌마의 태도에 저도 갑자기 짜증이 나서
" 그럼 저한테 물어는 보셔야 하는 거 아니에요? "
조금 예의 없어보일지 몰라도 저렇게 여쭤보고 말았습니다 ㅠㅠ
그랬더니 이 아줌마 표정이 싹 변하면서
어디 어른한테 말투가 그런식이냐면서 불 같이 화를 내는 겁니다.ㅡㅡ
그래서 일단 그렇게 들리셨다면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다시 정중하게 말씀드렸어요.
그랬더니
" 니가 여기 주인이야? 내가 앉겠다는데 어린 놈에 가시내가
건방지게 참견이야? "
하시면서 막 갑자기 소리를 지르는거에요.ㅠㅠㅠㅠ
아 진짜 창피해죽겠는데 그 소리를 듣고 카운터에 계신 아줌마가
들어오셔서 그 자리뺏은 아줌마께 아니, 언니 무슨 일이냐고 묻는데
아무래도 두분이 아는 사이 같았어요.
이러쿵저렁쿵 상황설명을 하니 카운터 아줌마는
적반하장으로 아가씨가 잘못을 했네. 저보고 사과를 하라면서
그러시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은 다 쳐다보고...
뭔가 서러워가지고 눈물이 나서 그냥 죄송하다고 하고 나왔어요...
자리뺏은 그 아줌마를 포함한 단골처럼 보이는 아줌마무리끼리
꿍시렁꿍시렁거리는데 진짜 그자리에서 개쌍욕을 날려주고 싶었지만
어른이시기에 참았습니다.ㅠㅠ 결국 씻지도 못하고 돈만 버리고 그냥 나왔네요..
목욕탕도 공용시설이기때문에 서로서로 최소한에 예의는 지켜줍시다..!
그냥 이런일이 있었는데 어디 뭐 말할데도 없어 이렇게 글로 끄적여봤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마지막으로 어...세종대왕님 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