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세지

osl20142014.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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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써 놓고도 왠지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아서, 제가 쓴 글을 찾아 다시 들어왔습니다. 20여년 가까이 지난 일인데 많은 기억들이 밀려와 마음의 평정심을 잠깐 잃어서... 여기까지 쓰고, 저도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야겠습니다.^^

제 글에 나온 당사자들은 제가 자신들의 현재 모습을 알고 있는 줄 전혀 모를 것 같아요. 저 역시도 그렇게 갑자기, 쉽게 그들의 현재에 대해 알게 될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으니까요. 자기 반성이 없이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사람들이 잘 포장된 삶을 사는게 억울하고 부당하게 느껴지지만, 또 한 편으로는 제가 살아가야 할 가혹한 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신 저는 앞으로 40대, 50대, 그 이상 나이가 들어서도 잊지 않을거예요. 시간이 흐르면 보는 관점과 해석은 조금씩 달라지겠지만, 그 때의 일은 결코 없어지거나 달라지지 않아요. 그들에 대한 분노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언젠가 반드시 세상에 표현할거예요. 그래서 여기 남긴 글은 미래를 위해 저에게도 의미가 있습니다.

지금의 저의 지인들 또한 제가 이 글의 주인공라고 알아보기 어려울 것 같구요. 그 동안 숨기고 싶어서가 아니라 말 할 필요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요. 고등학교에 가니, 나를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대해 주는 친구들이 천사처럼 보였고, 대학을 가니 온통 나를 있는 그대로 보고 위해 주는 친구들 뿐이었어요. 하루 아침에 비정상에서 정상이 되어버린 그런 느낌...저는 늘 똑같은 사람이었는데 말이죠. 그리고 지금은...외국에서 바쁘게 산다는 이유로 소중한 내 가족들,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조차 제 마음만큼 다 챙기지도 못 하고 살아요. 

그래서 지금 그 현실에 놓인 어린 학생들이 가장 힘들거라고 생각해요. 어른이 되면 그래도 선택을 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이겨내는 부분도 있지만, 그 친구들은 마음대로 할 수도, 지금 당장 벗어날 수도 없잖아요. 고스란히 감당해야 하죠. 저는 나이 서른이 넘어서 익명으로 인터넷 공간에 글 쓰는데도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는데 이제 중학교, 고등학교 학생들은 무엇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얼마나 두렵겠어요.

저도 제가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는지 사실 잘 모르겠어요. 만약에 이 글을 보고 힘들어 하는 분들을 위해 무엇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신다면...그러니까 저라면, 그 친구를 '평범하게 똑같이' 대할 것 같아요. 내가 듣기 싫은 말은 다른 사람도 똑같이 듣기 싫을 것이고, 내가 당하고 싶지 않은 일은 그 사람도 당하고 싶지 않을거예요. 그리고 내 옆의 가족, 친구, 이웃들에게 잘 해 주세요. 

마지막으로...제가 쓴 글 다시 봐도 참 긴데...관심 갖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망설임 끝에 여기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잊고 싶은 기억을 꺼내는 것이 쉽지 않았을텐데 자신의 이야기를 쓰면서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사람에게 힘이 되어 주고 싶어하는 분들이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글에) 남긴 무수한 댓글들이었어요. 서로를 위해 줄 때에는 나이도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도 배웠어요. 그리고 응원 감사합니다. 네, 저 행복하게 잘 지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