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근히 사람을 건들이는 상사...

모두화이팅2014.10.21
조회282

안녕하세요. 서비스업에 6개월째 종사하고 있는 20대 초반 여자입니다.

글재주가 없어서 글이 길고 지루할 수 있다는 점 양해부탁 드립니다.

 

매번 참고 참고 참았지만, 오늘은 이렇게 글이라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판에 글을 남깁니다. 저는 안내데스크에서 일하고 있고요, 용역업체 소속입니다. 제 상사는 건물소장님이십니다. 회사 동료들은 다들 30대 후반~60대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제가 근무하고 있는 곳에서는 소장님이 T.O.P에요. 다들 소장님 말 한마디에 움직입니다. 업무의 특성이니 그 점은 넘어가고요, 일단 소장님이 겉과 속이 매우 다르십니다.

 

1. 소장님의 입장에서 유일한 갑의 관계인 운영실과 본사직원들에게는 매우 상냥하시고 직원들을 잘 챙겨주시는 그런 상사로 포장이 되어있습니다. 그분들이랑 같이 있는 동안에는 웃으면서 직원들에게 업무지시를 하시니까요. 그러나 갑의 관계자들이 사라짐과 동시에 웃음기는 싹 사라지고 대답도 안하시거나 “어.” 온 종일 인상 쓰고 계십니다.

입사 초기에는 출근하고 인사를 드리면 대답해주셨는데 요즘은 본인의 기분에 따라서 대답을 해주십니다.ㅎㅎㅎ.

본인이 기분이 나쁘면 순찰한바퀴 돌 때 마주치는 직원을 쭉 스캔하고, 데스크며 바닥상태를 확인하시면서 트집을 꼭! 잡으십니다.

 

2. 입사 초반 회식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핸드폰을 무릎위에 올려두고 웃으면서 이야기를 듣고있었죠, 근데 그 이야기의 흐름이 점차 유흥업소이야기->여자랑 잔 이야기.. 로 흘러가더군요.(여사원은 저 포함해서 2명이에요, 결혼 안했고요.) 듣고 있기 민망해서 음식만 먹고 있었는데 소장님이 “ㅇㅇ씨가 우리 얘기 듣고 성추행으로 신고한다? 저 봐! 핸드폰 무릎위에있잖아.” 이러시는거에요. 참 무척이나 당황스럽더라고요.. 그 후로 소장님의 대화를 어쩌다가 듣게 되면 거의가 다 유흥업소 여자 얘기뿐...

 

3. 한 번은 소장님이 안내데스크에 와서 손님을 기다리고 계셨어요. 손님이 생각보다 많이 늦으시길래 제가 먼저 말을 건네면서 분위기를 좀 바꿔보고자 노력했죠. 그때 소장님이

“ㅇㅇ씨는 남자친구있어? 인기 많았어?” 라고 물으시더라고요.. “네ㅎㅎ” 라고 대답을 했는데, 제가 대답을 잘못한거같아요. 다음에 이어지는 소장님 말씀이 “순진하게 생겨가지고.” 딱 이러시는데, 그 말투며 표정이 비아냥거리는 것 같고 뭔가 기분이 나쁘더라고요. 소장님은 손님이 오셔서 사무실로 내려가셨죠.

이 후에도 소장님이 갈비뼈에 금이 가셔서 아프시다고 제게 말을 걸었어요. 그래서 저는 “갈비뼈는 휴식이 약이래요~ 빨리 나으세요!”라고 했는데, 굳이 제 갈비뼈와 치골사이를 만지면서 “여기가 아파. 여기가.” 이러시고... 이제는 제가 편해지신 건지 왜 필요하지 않은 스킨십을 하시는 건지 이해가 안가더라고요.. 그때 제가 “왜 만지세요? 라고 말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딸 같아서.”.... 자기위주로 생각하시고 그게 다 정답인 줄 알고 계시더라고요.

 

4. 평소 퇴근은 항상 소장님을 뵙고 퇴근을 했습니다. 가끔 퇴근시간 다 되고 업무 보러 사라지실 때도 계셨지만 항상 기다리고 퇴근을 했습니다. 근데 어제는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려도!! 오지 않으시더라고요. 그래서 다들 퇴근을 못하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몇몇 분은 그냥 간다면서 가신 분들도 계시구요. 근데 30분 기다리고 있으니 운영실 직원분이 퇴근을 하시더라고요. 그때 사무실에 있는 저희 직원들을 보고 “어? 왜 퇴근안하세요?” 이러고 사무실로 들어오셨습니다. 직원 분들이 “소장님이 안 계셔서 기다리고 있어요.” 라고 하니, 운영실 분은 그냥 가시지... 이러시면서 핸드폰으로 소장님께 전화를 한다. 그러시더라고요.

저희는 평소 소장님이 근무 중에는 전화를 받으시는걸 매우 싫어하는 걸 알고 전화안하고 기다리고 있던 건데, 야속하게도 운영실대리님이 전화를 하셨습니다. 그리고 “다들 먼저 들어가” 라는 답변을 받아서 퇴근을 했고요. 근데 오늘 아침에 사무실 직원분들게 “앞으로 퇴근하려면 내 얼굴 보고가. 소장이 퇴근을 안하는데 왜 다들 퇴근을 하는거야?” 라며... 야단을 치셨대요. 업무가 있으면 남아서 하겠지만, 공공기관이다보니 5시30분부터는 오는 손님도 안계시고, 일도 없는편에 속하는데.. 그냥 시간을 축내게 생겼어요..

 

5. 회사에 식당이 없어서 도시락을 싸와서 점심을 먹습니다. 나가서 드시는 분들도 계시구요. 저는 돈을 좀 아껴보고자 도시락을 싸와서 먹습니다. 사실 점심시간은 자유시간이잖아요. 점심 안먹고 은행에 다녀와도 상관없는거고, 잠을자도 상관없는거고요. 그 시간에는 간섭받고 싶지 않은 마음이 아주 큰데!!!! 소장님이 아주 빠르게 10분만에 다 드시고 오셔서 활동하기 편한 옷으로 갈아입겠다고 사무실안 당직실로 들어오시더라고요.(저는 거기서 밥을 먹곤합니다.) 제가 빨리 먹고 나가겠다고 그렇게 말씀을 드려도 제 옆에 오셔서 “뭐 싸왔어? 밥은 꼭 먹어야 되는건가 몰라?” 이러고 기다리시더라고요. 제가 워낙 체를 잘하는 편이라서 꼭꼭 씹어먹는편인데 이날 급하게 꾸역꾸역 다 밀어넣고 쫒겨나듯이 나왔습니다ㅠㅠ. 먹을때는 개도 안건들인다던데.. 너무 억울하고 화가 났었죠. 오늘은 점심시간에는 쉬어야지. 이러면서 컴퓨터하고 있는데 불 다 끄시고, 본인 주무시겠다고 “문 잠궈.” 구두소리나면 “크~흠!!” 이러시면서 큰기침을 하십니다ㅠㅠ.

 

글을 쓰다 보니 매우 길어져서 저도 당황스럽지만, 이건 정말 1/3도 안 되는 빙산의 일각입니다. 어떤 회사 던지 어떤 상사 던지 다들 단점은 갖고 있겠죠... 모든 직장인 여러분 힘내세요!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