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못 믿는다.아니, 못 만난다라는 게 정확한 표현일지도 모른다.또다시 믿어버릴까 봐 두려워 아예 만남의 기회조차 차단한다.보통 이런 걸 두고 마음의 문을 닫는다고 표현한다.서툴지만 뜨거웠던 그런 사랑을 두 번 할 힘도 용기도 없어진다.하게 되더라도 계산 없는 사랑은 이제 불가능할지도 모른다.누굴 만나도 사랑하는 일보다 상처받지 않기 위해 애쓰는 연애를 한다.헤어짐을 항상 염두에 두며 상대방보다 자신이 먼저 끝낼 수 있기를 기도한다.물론 그런 자신이 못났다고 생각하긴 한다.현재 상당히 평화롭다.아주 자연스럽고 평온하게 일상으로 돌아간다. 웃고 울고 혼자 잘 먹고 잘산다.세상이 그 사람 중심으로 돌던 시절 따윈 애초에 없었던 것처럼.폭풍 같던 이별기를 거치면 아주 능청스러울 정도로 본래의 자신으로 돌아간다.그때, 주위 지인들은 안심하며 때론 장난스레 그 사람의 이야기를 꺼내 놀리기도 한다.그들이 보기에 정말 괜찮아 보이기 때문이다.본인 역시 심드렁하게 받아치는 여유도 생긴다.그러나 잠자기 전,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친구의 연애담을 듣고 난 뒤 같은 멍해지는 시간의 85%는그 사람과의 우연한 재회를 상상하기도 한다.무엇보다 미처 다 주지 못한 사랑을 어디다 두어야 할지 뒤처리가 매우 난감해진다.헤어진 시간은 계속 흐르는데 마음은 여전히 그때 그 상태이다.온전히 그 사람의 몫이었는데... 줄 방향을 잃어버리니 마음속이 다 써버린 스프레이통처럼 처치 곤란이다.그냥 버리자니 수거되지 않을 것 같고, 설명서대로 하자니 송곳으로 구멍 내기가 두렵다.다 쓴 줄 알았는데 아닐까 봐 혹시나 터져버려 또다시 다칠까봐항상 마지막 순간에 약해진다.그래서 아직도 책상 밑 어둡진 공간을 구른다.사실 돌이켜 보면 꼭 그 사람이 아니어도 상관은 없던 일이었다. 열렬히 사랑했지만, 목숨 바칠 정도의 절절한 사랑은 아니었다.지금 생각하면 그땐 왜그리도 매달렸는지 조금 창피스럽기도 하다. 게다가, 이젠 그 사람 얼굴마저 흐릿하다.다만, 그 사람이 날 사랑해주던 눈빛, 목소리, 살 냄새가 나를 또 그 시간으로 돌아가게 할 뿐이다.지금 내가 그렇다. 2689
예고없이 이별을 당한 사람의 증상
사람을 못 믿는다.
아니, 못 만난다라는 게 정확한 표현일지도 모른다.
또다시 믿어버릴까 봐 두려워 아예 만남의 기회조차 차단한다.
보통 이런 걸 두고 마음의 문을 닫는다고 표현한다.
서툴지만 뜨거웠던 그런 사랑을 두 번 할 힘도 용기도 없어진다.
하게 되더라도 계산 없는 사랑은 이제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누굴 만나도 사랑하는 일보다 상처받지 않기 위해 애쓰는 연애를 한다.
헤어짐을 항상 염두에 두며 상대방보다 자신이 먼저 끝낼 수 있기를 기도한다.
물론 그런 자신이 못났다고 생각하긴 한다.
현재 상당히 평화롭다.
아주 자연스럽고 평온하게 일상으로 돌아간다. 웃고 울고 혼자 잘 먹고 잘산다.
세상이 그 사람 중심으로 돌던 시절 따윈 애초에 없었던 것처럼.
폭풍 같던 이별기를 거치면 아주 능청스러울 정도로 본래의 자신으로 돌아간다.
그때, 주위 지인들은 안심하며 때론 장난스레 그 사람의 이야기를 꺼내 놀리기도 한다.
그들이 보기에 정말 괜찮아 보이기 때문이다.
본인 역시 심드렁하게 받아치는 여유도 생긴다.
그러나 잠자기 전,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
친구의 연애담을 듣고 난 뒤 같은 멍해지는 시간의 85%는
그 사람과의 우연한 재회를 상상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미처 다 주지 못한 사랑을 어디다 두어야 할지 뒤처리가 매우 난감해진다.
헤어진 시간은 계속 흐르는데 마음은 여전히 그때 그 상태이다.
온전히 그 사람의 몫이었는데... 줄 방향을 잃어버리니
마음속이 다 써버린 스프레이통처럼 처치 곤란이다.
그냥 버리자니 수거되지 않을 것 같고, 설명서대로 하자니 송곳으로 구멍 내기가 두렵다.
다 쓴 줄 알았는데 아닐까 봐 혹시나 터져버려 또다시 다칠까봐
항상 마지막 순간에 약해진다.
그래서 아직도 책상 밑 어둡진 공간을 구른다.
사실 돌이켜 보면 꼭 그 사람이 아니어도 상관은 없던 일이었다.
열렬히 사랑했지만, 목숨 바칠 정도의 절절한 사랑은 아니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땐 왜그리도 매달렸는지 조금 창피스럽기도 하다.
게다가, 이젠 그 사람 얼굴마저 흐릿하다.
다만, 그 사람이 날 사랑해주던 눈빛, 목소리, 살 냄새가 나를 또 그 시간으로 돌아가게 할 뿐이다.
지금 내가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