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 내신 평균 4등급, 의대 불가능할까요

2014.11.02
조회114,977

방탈 죄송합니다ㅠ한창 싱숭생숭하니 마음도 안 잡히고 고민중이라 이런저런 생각만 하다가 익명으로라도 따끔한 충고 몇 마디 얻고 싶어서요.

 

일단 저는 2017학년도 수능을 치는 고1학생이고요.

저희 고등학교는 누가 들으면 시골 아니냐는 말이 먼저 튀어나올 정도로 경남 쪽 지방에 있어요.

아직은 비평준화 지역이라서 인근 고등학교 중엔 그나마 제일 높은(..?) 고등학교구요 나름대로 다들 열심히 해서 매년 서울 최상위권 대학에 열 명 정도, 작년에는 서울대 다섯 명에 서연고 합쳐 열댓 명 정도 갔습니다.

저는 중학생 때는 최상위권도 아니고 중위권도 아닌 그저그런 상위권이었다가, 고등학교 입학 반편성고사 시에 350명 중 한자리수로 들어왔거든요. 입시에 포함되는 성적도 아닌데 생각외로 잘 나와서인지 사실 1학기 내내 나태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되짚어보기도 싫지만 1학기 중간, 기말 모두 성적이 하향그래프를 그려서 1학기 합산 성적표를 받았을 때는 국영수 평균 4~5등급? 사회,과학 점수는 그보다 더 낮았고요. 기본적으로 한국사나 기술가정은 버리는 마인드라(제가 치는 수능엔 한국사가 필수인데도요)뭐 거의 바닥을 쳤습니다.

공부 정말 중학생 때보다도 안 했습니다. 평생 살면서 이렇게 안해본 적도 없습니다. 인생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 어느 때보다 공부에 목숨 바쳐야 할 시기인 거 알고요 아는데도 이 모양 이 꼴입니다.

하루에 30분도 채 안 될 겁니다. 시험기간 때는 반짝벼락치기? 그땐 뭐 발등에 불이 떨어져서 공부를 하는 것도 하는 게 아니었죠.

 

근데 또 모의고사 점수는 그럭저럭 나옵니다

이렇게 말하기는 정말로 염치 없지만 국어는 진짜로 잘해서 항상 1등급 9월모고는 전교1등을 했고요

영어는 3등급에서 웬일인지 점차 올라 9월모고에서는 1등급을 받았습니다. 간신히 턱걸이로

수학은 더럽게도 안 나오는데 또 하는 거에 비해서는 잘 나오는 편입니다 쭉 3등급이고...

 

12월이면 문과 이과를 정해야 하는데

사실은 최근 들어 진짜 너무 간절하게 정신과의사가 되고싶습니다

몇 년이 걸리든 꼭이요

사실 제가 앓고 있는 가벼운 정신질환이 있고, 그에 따라 정신과 치료와 상담을 병행하고 있는데

제가 이런 입장이라 그런지 정말 꼭 돕고 싶습니다 진짜 정말로요

이제 와서 이런 말하기 낯부끄럽지만 제가 정신과 의사가 되어서 마음다친 환자들 이야기 들어 주고 이런저런 방향으로 낫게 해 주는 걸 상상하면 가슴이 막 뛸 정도로 간절하게 되고 싶어요.

전 뭐가 되고 싶다, 이런 생각은 한번에 번득 들고 그때부턴 손에 잡히는 대로 공부하게 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정말

정신과의사라는 직업은 고1초부터 마음에 담고는 있었지만 그냥 뭐 에이... 내가 이과적성도 아니고 한때 스쳐가는 생각이겠지 싶었는데 점차로 그 생각이 굳어져서 지금은 정말 간절하네요

정신과 의사라고 항상 울면서 이야기하는 사람들 얘기 들어주는 것도 아니고, 가끔은 몸싸움에 정말 대하기 힘든(소위 미쳤다는 말을 듣는)분들을 대해야 하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말을 이렇게 해서 그렇지 실제로 오줌을 갈기거나 환시를 보고 환청을 듣거나 칼을 들고 소리지르는 환자들을 다루어야 하는 것도 압니다. 그냥 정신과 의사가 마냥 편한 직업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요. 그에 맞춰 나름대로 인생 계획도 무의식중에 그려볼 정도입니다.

 

뒤늦게 의대 입시를 알아보고 제 분수에 맞지 않는 거 알지만 연대 입학처에도 들어가 보고 이래저래 찾아본 결과 솔직히 후회됩니다

고1내신 평균 4등급에 얼마 전 친 2학기 중간고사 점수는 더 바닥을 쳤는데 어떻게 해야 될지.

수시로는 당연히, 당연히 연대의대는 상상도 못할 일이고 지방대 의대도 힘든 거 솔직히 알고 있다곤 하는데 잘 느껴지지가 않네요

모의고사 점수는 그나마 내신에 비해 잘 나오고, 부끄럽고 민망하지만 솔직한 생각으론 . 내가 공부를 하나도 안 하는데 이 정도면 죽어라 해서 어찌어찌 하면 정시로라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적고 나니 제가 읽어도 한심하네요

수시는 포기하더라도 100%수능 전형 정시로는 안 될까요. 특목고, 자사고, 전국 반수생, 재수생 최상위권 입시생들과도 경쟁해야 되는 시험이지만, 제가 뻔뻔하게도 원하는 연대 의대는 만점을 받아도 모자랄 시험이지만 어떻게 정말 안 될까요

여기가 익명이라 이런 부끄러운 글도 올려봅니다

이 글을 보시는 의대생들, 고3선배님들, 사회에 나가서 제 꿈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를 알고 계시는 분들 저한테 조언이나 충고 좀 해 주세요.

정말 안 될까요 진짜로 진짜로 간절한데...

정말로 정신과 의사 되면 환자들 위해서 뭐든지 할 수 있는데 진짜로

 

 

사실 제가 절대 이과적성이 아니거든요

말하거나 할 때, 잘 하는것, 성격,잘 맞거나 어울리는 친구들(왜 친한 친구들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하잖아요) 등등 어딜 보나 저는 85%문과성향이에요.

수학을 아예 못하는건 아니지만 약간 두렵기도 하고

제가 날고 기는 이과남학생들 사이에서 어떻게 연대의대를 노리나 싶은 생각도 번번히 들고

이래저래 걱정만 앞섭니다.

그래도 제 인생 첫 도전이라 생각하고 제 점수가 지금 이 모양이더라도 그냥 부딪히자, 하는 생각이 더 강해서 사실은 이과를 가려 했는데 방금까지 또 연대 입학처에 들어가보고 나서는..

이런 도전은 이 나이 아니면 하기 힘든데 나중에 백번 후회할 바에야 지금 수학이랑 정면승부할까요

죽어도 안 될 바에야 포기하고 다른 길을 찾는 게 나을까요?

정신과 의사는 다음 생에 할까요ㅋㅋ........

재수는 이런저런 이유로 절대 목숨을 내놓아도 안될 일이구요

의대가 아니면 심리학과이기 때문에 문과로 돌릴려구요

근데 또 제가 지금까지 제대로 공부한 적이 없어서요

 

그냥 제 고민은 이거에요.

 

한번도 노력해보지 않고 이과, 의대, 포기하겠다, 이런 말할 자격은 없잖아요. 힘들어도 수학이랑 정면승부하고 제대로 부딪혀볼까요? 그렇게 하면 뭐든 될까요?

 

아니면 너무 어린 생각인가요. 열심히 하면 뭐든 된다, 이건 그냥 달콤하기만 한 말인가요ㅠㅠ 지금껏 수학 기반도 없는데 당장 12월에 이과결정해서 의대입시를 생각하는건 허황된건지..

 

하면, 할 자신 있는데, 현실적으로, 안 되는 건지

저보다 앞선 선배님들 조언 듣고 싶어요

부탁드립니다ㅠㅠ..이 점수에 의대생각하는 거 쪽팔려서 누구한테도 말 못하겠네요,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