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지방대의 동아리

꺼져줄게잘살아2014.11.06
조회267

대한민국 어딘가에 붙어있는 지방대 학생입니다.

뭐.... 원하던 학교는 아니었는데요, 나름 정은 붙이고 조용히 졸업하려고 했어요.

학점도 따내고, 과제도 착착 챙기고....

고등학생 때의 저와 완전 딴판인 모습으로 살았습니다.

1학기땐 과탑도 먹구요.

게다가 과생활에도 최대한 참석하기 위해 노력했구요.

선배들에게 최대한 싹싹하게 대해서 이쁨도 받구요...

그러다보니 다행히 교수님의 눈에도 들었습니다.


1학기에는 최대한 과생활에 할애하고 싶어 동아리를 들지 않았는데

2학기에 한 중앙동아리에 가입했습니다.


 

 

뭐.... 반수는 잘 안되서 몇날며칠 속앓이만 하며 멘탈붕괴였지만....

다행히도 동아리 친구들이 있어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같이 술도 마시며 놀고, 기숙사도 놀러가고, 시내도 나가고....

짝남 이야기도 하고..... 단골 카페에서 수다도 떨고......

여기까지는 좋았습니다. 네, 제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어요.

이 행복이 끝까지 지속되었더라면 좋았겠지만....

 

 


 

그런데, 어느 날인가부터 조금씩 균열이 생기고 있었습니다.

제 선천적인 기질문제도 그렇고....

아무래도 대선배님들 계시고 전통이 오래된 동아리다보니...

저랑은 맞지 않았나봅니다.

거의 자잘한 걸로 오해가 생기게 되고....

오늘에 와서 터진 것 같네요.

 

 

거기엔 행사가 굉장히 많아요.

이번에 준비하고 있는 행사에 대해 문의할 거 있어서 회장에게 톡을 보냈습니다.

읽지도 않아서 모임날에 얘기를 했죠. 그러더니 이따 끝나고 얘기하쟤요.

 

 

끝나고 남은 멤버들을 다 내보내고, 말을 꺼냈습니다.

뭔가 불길한 예감이 돌았죠.

 

"그동안 멤버들끼리 얘기를 해봤다. 네가 단체생활에 안 맞는거 같으니... 애들 의견으로는 다 나가줬으면 하고 있다. 넌 어떻게 생각하느냐"

 

ㅎㅎ이건 회사 권고사직도 아니고...

전에도 이런 일이 종종 있었고, 선배들 3분이나 이렇게 나갔습니다.

물론 당사자들은 그 전까지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가 어느날 갑자기 쫓겨나게 되는거죠.

근데 제가 될 줄은 몰랐네요....허허.....

 

나중에 동기들이 다시 들어오고....

 

동기 A(여, 동아리 부회장, 우리과 다전공):

"알다시피 너랑 B랑 C(남)랑 처음에는 아주 친했다. 언제부터 균열이 생겼는데 넌 모르지 않았을 테고, 그걸 알았다면 우리에게 이야기를 해봤어야지, 왜 오해 생기게 해서 일을 이 지경까지 만드냐. 다 너 포기했다. 먼저 B가 그랬고, C도 포기했고, 나는 끝까지 너 쉴드쳐주려 했는데, 이번 시화전 때 그 일(잠깐 실수한거) 로 그냥 폭발했다. 너도 알다시피, 나 끊어낼 거 확실히 끊어낸다. 네가 뭐라고 해도 좋다. 욕해도 좋고, 뒤에가서 까도 좋다. 어차피 넌 내사람이 아니니까 이제 상관 없다."

 

동기 B(우리과):

"너 여기 들어온거 열정있어보이지도 않고, 니 스타일 안 고친다. 피드백이 안 된 것 같은데, 니가 고치려는 건 안 보인다...(블라블라)

 

C는 남자인데, 작년에 절 잠깐 좋아했었어요.

이성으로도 그렇고(제가 거절함)

다른 친구들에 비해, 끝물에 들어온 제가 열정있고 하려는 건 보인다며....

그런데 한 마디도 안 꺼냈네요.



 

네, 저도 압니다.

사실 어려서 제가 크게 아팠던 적이 있어서....

사람 사귀는 거 잘 못 배우고, 책 활자만 주구장창 외우다보니

초중고때 학교생활 거의 지옥이나 다름없었고....

(행복했던거 손에 꼽아요. 진짜.)


대학 와서는 나름 과거청산(?)하고 새롭게 살고 싶었는데.....

그게 자꾸 발목은 잡더라고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았는데....



아무리 대학 친구 진짜 친구 아니라지만...

전 초중고때 그걸 충족을 못시켜서인지

대학와서 살림살이 나아지니까 사람 찾는 건가봐요.


다른 친구도 아니고 동아리 친구인데....

처음에는 그렇게 열심히한다고 좋아하던 애들이

싹 돌변한 모습....

 

하다못해 걔들 사소한 버릇까지 다 알아요.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뭐... 걔들에게는 제가 쌍년이겠죠.



요약하자면, 자잘한 일로 오해가 눈덩이만해져서

이 지경까지 온 거죠, 뭐...


일단 13 여자애 둘은 저희 전공 교수님 반대파인데 저는 눈에 들었던터라...

그런이유도 있을거구요.

뭐, 이것저것 자잘한 것들???

 

 

특히 A는 저 들어왔을때 가장 잘 해줬어요.

소위 군대체질이고, 저랑 성격적으로 안 맞는 구석도 있었지만....

걔 능력 이용해먹으려는 사람들 주위에 많아서 힘들어했고

학생회도 억지로 떠맡게 되니까

확실히 작년보다 예민해졌어요.



남친에게 있는 그대로 가감없이 얘기하니까 완전 펄쩍 뛰더군요.

꼭 제가 여친이라 그런 건 아니었고....

무슨 군대놀이하냐고... 동아리 그냥 가고싶을때 가고 하는거지

그 애들 그렇게 안봤는데 어떻게 뒤통수치냐며....


개인적으로 아는 분들께 톡을 해봤어도 같은 답이었어요.

특히 서울 4년제  다니는 분은

정말 이해가 안 되는 일이라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구요.

제게 이런 말 하긴 뭐하지만.... 역시 지방대라 한계가 있는가보더라고

그 말 듣고 정신이 번쩍 났어요.

아, 내가 여기서 왜 이러고 있지?? 이런 생각??

왜 과탑 먹을 정신으로 학교 그만두고 재수준비하지 않았냐는 것이며...

헬게이트인거 알았으니 여기서 어서 나가자....




저 혼자 이런식으로 쫓겨났다면 제가 이상한거겠지만,

전에도 이런 일 있었어요.


작년에 제가 들어온 지 얼마 안 되어, 당시 회장이었던 선배언니가

무슨 일이었는지 대선배님들한테 엄청 혼나면서;;;;;;

저 비롯한 후배들 앞에서 눈물흘리면서 회장직 내려놓고 나갔습니다.


그 후에는 또 다른  남자선배가

저 오기 전부터 동아리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는지...

저 모르는 사이에 나갔더군요.


올해도 그랬어요.

선배가 한 분 더 신입으로 오셨는데

약간 동아리 성격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역시 나갔습니다.

이때 전 뒤에서 회의하는거(?) 에도 직접 참여했구요....



그들 입장에선, 위에 꼴뵈기싫은 것들 숙청(?)하니까

끝물에 온 주제에 또라이짓이나 하는 제가 눈엣가시가 되었나보네요.


할 말 있으면 그냥 대놓고 진지하게 말하지.

뒤에서 말 맞추고 했을 거 생각하니까....

(위에 한 이야기들을 보세요. 짜 맞춘 것도 느껴집니다.)

소름이 돋네요;;;;;;;;;;;;;;;;;;;;;;;;;



한때 누구보다도 친할 것 같았던 애들이

이젠 길가다 가끔 인사라도 하는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었네요....ㅎㅎ

하다못해 말못하는 학교 복사실 강아지만도 못한ㅋㅋㅋㅋ

 

 

 

뭐가 싫었는지 그날 딱 말해줬어야 고치든지 하지....

흘러가듯 말했을 뿐, 진지하게 얘기한 적은 더더욱 없었고요.

제가 눈치 살피는 제스처도 취해보고

뭐라고 이야기도 건냈는데

말도 걸지 말고 지들 가만 냅두라면서요.

 

그리고.... 내가 불편했으면 먼저 진지하게 얘기 걸었어야 한다네요??

지들은 톡으로 뭐라 하는것도 싫다는데

친했을때 그런 말 들어본적도 없습니다.

 




초중고에서 있었던 트라우마까지 겹쳐

지금 거의 무너져버렸어요.

명치 쑤시고, 허리도 갑자기 펴면 아프고.....

하아...... 제 몸도 지쳐 있었나봐요.

1학년때 인정받으려고 장학금받고 교수님 눈에 들려고 하고...

번아웃 증후군인건가...이게ㅠ

 


다른 선배나 동기들은 물론이고 후배들만 봐도

진짜 몸이 떨리고;;;;;; 나쁜 생각까지 들고;;;;;;;;;



게다가 어제 교수님이 쉅끝나고 잠깐 부르셨어요.

순간 진짜 숨막힐거 같은 기분에다가;;;;;;;;;;;;;;;;;;;;;;;;;;;;;

연구실 올라가는 동안 심장 터질 것 같고....무섭고.....

수업 관련해서 주의같은 거 들을 거 같은 느낌이...진짜....


그게 아니더라고요.

과 공모전에 출품한거 있는데 그거 금요일까지 손봐오라고.....

맘에 안들면 그냥 다른 거 뽑으면 되는데

손수 불러서 제 작품 고칠 점까지......

교수님은 저 혼내려고 부르신 거 아닌데ㅠㅠㅠㅠㅠ

근데도 교수님 연구실 나오자마자, 화장실 들어가서 펑펑 울었어요.

딱 어제랑 비슷한 상황이었거든요. 무서웠어요.

회장이 모임 끝나면 보자.....하고

그렇게 내쫓았는데.....



시간이 흐르면 나아질까요?????

하아... 초중고때 대놓고 괴롭힘당할 때도

눈 감고 귀 막고 학교 꾸역꾸역 나가고....

근데 지금은 그 때에 비하면 새발의 피인데...

그때보다 정신연령 내지는 멘탈 강도가 퇴화된건가....ㅎ


원래 배부르고 등따수워지면 고민이 생긴다잖아요.

정말 힘들면 진짜 내일 무사한 것만으로도 기적이라....

고민 같은거 생길 틈도 없어요.



네, 지잡대라고 마음껏 욕해주세요.

저 정신차릴 수 있도록요.

아주 강한 동기부여가 될 수 있을거에요

 

판 분들 단골멘트 있잖아요.

헬게이트 알면 나가라.....

말좀 해주세요... 저한테


저에게도 너무 화가 납니다.

그런 사람들을 좋다고 빨아줬고....

더러운 꼴 보고도 내 일 아니라고 입 싹 닫고....

어차피 인맥때문에라도 이름은 둘 계획이었거든요.

다 부질없었네요.



이번 학기만 마치고, 휴학한 다음에 고시원 얻으려고요.

편입을 하든 수능을 다시보든 연을 끊어야겠어요.

진짜 이번일로 학교 자체에도 정떨어졌고....

사람에 대해 환멸감만 들고....

 

물론 인서울에 가더라도 비슷한 일 없으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그래도 졸업장은 좋은 거 남잖아요.

중경외시라도 가거나, 제 전공 잘 밀어주는 학교들로 가야죠.


 

아는 사람들도 얘기 듣고 다 황당하다고 하고....

ㅇ아직도 정신이 없어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편입이랑 재수 이런거 조언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사람들과 트러블 신경쓰지 말라곤 하지 말아주세요.

저도 아무런 연관 없는 사람들이라면 안 보고 말겠는데,

동아리 자체가 저희 과랑 연관이 되어 있습니다.

같은 과 동기도 멤버구요.

 

대부분 인간관계도 걔들 통해 만든거라

이젠 다 깨졌어요....ㅎ

 

아싸로 살면 되긴 하지만

여기 계속 붙어있기엔 너무 정이 떨어졌어요.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