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건 공짜아니냐는 사람들

답답2014.11.11
조회19,322

저희 집은 목공소입니다.

아버지가 목수이시고요. 혼자서 하시는 오래된 목공소입니다.

지금은 가구, 문, 창문 등등도 대기업에서 대량생산을 하기 때문에 일거리가 거의 없습니다.

 

목공소에서 의뢰해서 문이나 가구를 만들면 대기업 제품보다 더 저렴할거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그래서 전화로 문의를 하는 사람들 중에 정말 어이없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1. 왜 돈받냐고 하는 사람들

 

나무를 잘라달라고 하는 문의 전화가 자주옵니다. 간단하게 각목 같은 것을 이등분 하는 것 부터 합판을 같은 크기로 여러개 잘라달라고 하는 문의입니다.

 

네 이것들은 기계로 자르는 것이 맞습니다. 그래도 합판같은거 원하는 크기로 자르려면 시간들여 재단해야 하고 큰 기계들 한번 키는 것만으로도 전기세 엄청 듭니다. 간단한 작업이긴 하나 아버지가 시간들여 일하시는 거고 당연히 비용이 들지요. 그래서 자르는 나무에 따라 얼마입니다 라고 하면 정말 많은 분들이

 

 "이것도 돈을 받나요?" " 이런건 공짜 아닌가요?" " 기계로 그냥 해주면 되는걸 가지고 치사하게 장사하시네요"

 

하고 말하면 기분나쁘게 전화를 끊는 경우가 많네요.

예전에는 한두명만 그래서 그냥 생각없는 사람이네 하고 말았는데 신기하게도 요즘은 다 그렇네요;;

 

2. 나무 파냐고 하는 사람들

 

목재가 필요한 사람들이 목공소에 전화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네 이건 잘 몰라서 당연히 나무?? 하면 목공소?? 가 떠오르니 전화하시는 분들이 많다는거 이해합니다. 그런데 사실 나무가 필요하시면 목재상에 전화하시면 됩니다. 저희는 제작에 필요한 나무만 사서 쓰기 때문에 다양한 목재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일거리가 거의 없을 때에는 사놓는 목재가 거의 없기 때문에 문의가 오면 목재상으로 문의하라고 합니다.

 

그리고 목재가 생각보다 비쌉니다. 그냥 나무 막대기라도 생각되는 것도 가구나 문을 만들때 쓰이는 것은 뒤틀림이나 부스러지지 않아야 하므로 굉장히 좋은 나무를 사게 됩니다. 그래서 그냥 볼 때는 나무 막대기 같아보이나 가격이 몇만원씩 하는 경우가 있죠. 신기한건 대부분 사람들은 합판이나 큰 목재들도 몇 천원 이면 살꺼라 생각하시 더라구요;; 간혹 가지고 있어서 얼마라고 말씀 드리면 왜이렇게 비싸냐고 그냥 오천원에 달라고 하시는 분들 많습니다. 저희도 목재상에서 2만원 넘게 들여 산 목재를 어떻게 오천원에 파나요 ;; 이건 저희가 비싸게 파는게 아닙니다. 목재가 원래 비쌉니다.

 

3. 기업도 아니면서 왜 거기꺼 보다 비싸냐고 하는 사람들

 

이건 처음에도 말했듯이 요새는 가구도 큰 회사에서 이름 붙여 나옵니다. 그래서 문 한짝이 필요하시면 그런 기업들 문값을 확인해보고 문의를 많이 주십니다. 이유는 더 저렴할거 라는 거지요.

 

안타깝지만 개인이 제작하는 문 한짝은 훨씬 비쌉니다. 이건 간단한 시장논리 입니다. 대량생산하는 기업의 규모를 저희 같은 소상공인이 가격경쟁에서 이길 수 없습니다. 문 한짝을 만드는데는 아버지는 하루가 꼬박 넘게 걸립니다. 그래서 가구하나 문하나에는 아버지의 인건비가 그대로 들어가기 때문에 비쌉니다.

 

그리고 대기업 제품보다 품질이 떨어질거라 생각하는 사람들,, 솔직히 솔직히 정말 솔직히 우습습니다. 잘 몰라서 그런거니 그려려니 합니다. 사용하는 목재의 품질부터 다르고 가구나 문은 정말 개개인 목수의 실력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아는 사람 눈에만 보입니다.

 

참고로 저희집 문은 15년이 되었는데 전혀 부식되지도 뒤틀리지도 않습니다. 처음 만들었을때 그대로지요. 문들을 잘 보세요. 십년 넘게 쓰셨다면 페인트가 일어나거나 나무가 부식되어 떨어지기 시작한다던가 합니다. 발로 차면 뚫리기도 하지요.

 

 

아무튼 목공소집 자식으로 요새 아버지를 씁쓸하게 하는 전화가 많아서 끄적여 보았습니다.

조금이나마 목공소같은 소상공인들이 자신들의 노동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