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먹듯 연락 씹어먹는 남친... 조언 부탁드려요.

제발조언좀2014.11.18
조회1,212

5장 정도 되는 길이를 쓰고 날린 이후로... 안쓸까 하다가 하도 답답해서 글 다시 올려요.

방탈 죄송합니다. 하도 답답해서 다른 카테고리인줄 아는데도 이쪽에다 올리네요ㅠㅠ...

 

+친구 아이디로 작성중입니다.

친구 아이디를 빌린 이유는, 근시일 전에 제 네이트온 계정이 털린적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남친에게 보여줄 생각으로 길게길게 적고 있어요. 스크롤 압박 죄송합니다.

 

 

 

저는 이십대 후반의 여자 고시생이고,

남자쪽은 석사 과정 마무리하는 중입니다. 남자가 한살 어려요. 그리고 장거리 연애중입니다.

저는 사고치는 동생을 둔 장녀라 그런지, 이제까지 연상을 사귀어 왔을 땐 그렇지 않았는데,

이 남자와는 연인 사이에서도 문제 터지면 제가 굽히고, 참고 들어가야 할 것 같더라구요.

그게 문제의 시발점 같습니다.

 

일단 남친은, 보통때는 그야말로 더없이 잘해줍니다.

 

언뜻 지나가며 필요하다거나 갖고싶다거나 말한 것들을 쇼핑몰에서 구매하여 택배로 보내준다거나, 이것저것 잘 챙겨준다거나. 연구실에 있어도 전화받아 준다거나. 자료라던가 필요한 것은 자기 일 제껴두고 찾아준다거나.

게다가 착합니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노약자분이 서 계시면 바로 용수철이에요.

한번도 화내지 않고, 언제나 웃고 있습니다.

 

문제는, 우선순위가 희박한 것 같습니다.

[본인은 제가 부모님이랑 성격만 다를뿐 동급이라고 하지만]

 

학과 교수님이 뭘 시킨다거나 하는 건 그렇다 쳐도, 친구들에게 있어서도 저는 뒷전입니다.

제 존재를 말하지 않는 이유는 ‘친구중 하나가 실연당한지 얼마 안 되어서’ 라고 합니다.

그래서 다같이 애인 이야기 안하고 함구중이라고. 몇몇이 더 커플이지만, 그쪽도 그렇게 하고있다고 합니다.

 

아니 그렇지만 다른 사람들은 최소한 이 녀석은 ‘임자있는 놈’ 이라는 건 알고있잖아요. 저도 다른거 안 바라고, 이 남자는 임자있다. 정도까지만 어필하고 싶었어요. 솔직히 좀 불안도 했구요. 그 임자가 어떤 여잔지까지는 바라지 않더라도요.

 

두달 전쯤, 남친의 같은동네 여후배가 ‘오빠 좋아해요’ 라고 했더랍니다. 그걸 ‘그래 나도 좋아해[다른사람만큼]’ 라고 대답했고 그 여후배는 ‘그럼 우리 앞으로 서로 더 잘 알아가요’ 라고 확인을 찍었는데, 저는 그때당시 생판 모르고있었고, 여후배는 고백에 성공하여 꽃밭을 거닐고 있었더랍니다.

그동안 그 둘은 남친의 자취방에서 여후배의 수제쿠키를 먹으며 다큐멘터리를 봤었고,

저는 그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사건의 중대성을 깨달은 남친이 자신의 친구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그들의 조언에 따라 제게 연락을 해서 이실직고를 했구요.

 

그때 ...저는. 물론 화가 났습니다. 내가 이런 일 있을 거 같아서 여친 있다는 티는 내고 다니라고 했지 않냐, 이게 무슨 꼴이냐, 장난하냐, 나는 무슨 핫바지냐, 라고 말을 했어야 했습니다. 근데 그놈의 지랄맞은 연장자 마인드가... 저를 되먹잖은 성인군자로 만들더라구요. 그래도 얘는 세상물정을 모르니까... 내가 좀더 참고 가르쳐 주는게 맞다고.

 

“사실대로 말해줘서 고맙다. 그리고 그건 네가 잘못한 거다. 하지만 고의는 아니었으니 그 여후배한테 사과하는 게 맞다. 사과해서 안 받아들이면 그때는 내가 내려가겠다” 라고요.

 

그랬더니 고개를 끄덕끄덕 하고 사과하러 전화를 걸겠다길래, 전화 끝나면 나한테 바로 전화하라고 했고, 10분이 지났습니다. 전화 안 옵니다. 20분이 지나도 안 와요. 혹시나 해서 전화 걸어봤더니 역시나 통화중입니다. 그래서 전화 끝나는 대로 걸어달라고 카톡 보내고, 웬지 불안해서 수시로 전화를 해봤는데 역시나 통화중. 한시간 좀 넘더라구요. 이후 저한테 전화가 걸려왔고 눈물콧물 다 흘리며 하는 소리가-

 

여후배 왈 ‘남친을 여후배와 저랑 나눠 가지면 안 되겠냐’ 랍니다. 물론 엄청 매달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전화가 늦어진 거구요.

 

물론 박쳤지요. 혈압 솟았습니다. 근데 그놈의 연장자 마인드가, 야이 미친놈아 내가 왜 그래야 하는데? 너는 나한테 그딴 말을 전해줘서 뭐 어쩌자는 건데...라는 말을 ‘여후배한테 가고싶으면 가라. 둘이 같이 사귀면 여후배와 내가 둘다 상처받을 거다.’ 라고 필터링이 되더라구요.

결국 안된다고 말해준다고 전화를 걸러갔고, 그게 30분쯤 걸렸습니다. 물론 시간이 너무 길다는 둥 제 속마음은 연장자 마인드가 억눌러버렸구요. 저는 ‘그래 잘 했다. 그래서 내가 임자있는 척 해야한다고 누차 말하지 않았니’ 라는 말만 나왔어요.

 

다만, 이 일 이후 그 친구들 쪽에서 제 존재를 알게 되었고, 친구들 보여주게 예쁘게 찍은 사진을 달라는 소리를 가끔 했는데, 그 정도면 차라리 첨부터 나 여친 생겼다 정도만 어필한 정도는 됐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들었었어요.

 

그 정도로 남을 신경쓰고, ‘자신’ 의 우선순위가 바닥인 사람입니다.

컴공과라는 과 자체가 ‘공유재’ 라는 것과 일맥상통한다고 남친 스스로 그랬던 것처럼

컴퓨터 스펙 따지고 견적 내주고,를 시작으로 오만가지 자료, 영상 등을 찾아줍니다.

문제는 남친의 쉬는시간까지 쪼개서요. 레포트 마감이 코앞인데도요.

 

그러다가 한계에 도달하면, 사람들과의 연락 자체를 안 합니다. 죽은 듯이 자고, 자는 것 말고는 기억이 없답니다. 그래서 2년전쯤, 2달간 연락이 안 된 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이 연락이 안된다는 건 어느정도냐면-.

전화, 문자는 불통인건 물론이요[켜졌다 꺼졌다를 반복합니다, 전화기는]

텔레그램, 카카오톡, 네이트온 다 불통입니다.

서버용으로 컴퓨터를 사용하느라, 계속 켜놓는 것을 알고 있는데도요.

 

그래서 ‘한번만 더 이랬다간 정말 헤어진다’ 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후 한달에 서너번 정도, 3-4일 동안 제가 제 스케쥴에 바빠져서

남친과 연락이 뜸하게 되었고-.

그때는 아침인사 정도만 카톡으로 나누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일이주에 한번쯤은 서로 만나 데이트도 하고, 좋았어요.

그리고 시간남는 주말이나 저녁 오후쯤 전화해서 통화하구요.

그때는 연락이 주거니 받거니 꽤 괜찮았는데,

 

언젠가부터, 제가 먼저 연락을 보내고 있더라구요. 줄곧. 거의 대부분.

물론 남친은 두달 전쯤부터 ‘한달후부터 한달정돈 월 말까진 바쁠거다’ 라고 말했기 때문에

저는 그러려니 했습니다.

그러나 가끔, 무진장 보고 싶을 때가 있잖아요.

제게 그때가 지금이었습니다. 중절수술로 몸이 무척 아팠거든요.

남친은 수술했는지조차 몰라요. 지금 열심히 공부중일 텐데 방해하고 싶지 않아서요.

아픈 내색은 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꾹 참고, 견뎠는데, 연락이 오지 않네요.

 

그렇게 1주일이 방치되고, 1주일째 되던 날 연락이 왔어요.

그때 하는 말이 ‘무척 바쁜 건 다음주 목요일까지다. 그때 이후로는 좀 쉴 틈이 난다’ 라고 말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때쯤 되면 자연히 연락이 오겠지 싶었어요.

 

그게 저번주 목요일이에요.

 

몸은 거의 나아가지만, 마음이 점점 피폐해지네요.

마음이 허한게 배고픔으로 오는 건지, 배가 터질 것 같은데도 찬밥에 김을 싸먹고 있고.

자꾸 초음파상의 동그란 아기집이 떠오르고 그러네요. 가위 눌리는 건 기본 옵션이고...

 

그래서 하루하루 살아가다가, 이건 아니다 싶어서 판에 조언 부탁드립니다.

제가 나쁘다고 욕하셔도 좋구요. 조언 주셔도 감사합니다. 그리고 몇일 후 ...아마 넉넉잡아 12월 중순? 쯤 돌아올 남친에게 로그를 보여줄 생각이기도 하구요.

 

아마 남친은 그때쯤 돌아와서 ‘연락안해서 잘못했다’ 라는 둥 몇 마디로 용서를 구하고 또 평소처럼 돌아가겠지요. 남친 말로는 이제 졸업하는 거라 앞으로 그럴 일 없다는데... 솔직히 직장생활하게 되면 그게 말이 안된다는 걸 잘 알잖아요. 직장생활 안해본 것도 아니고...

 

결혼하면 해결된다는 생각도 안해본 건 아닌데[퇴근을 집으로 할테니] 그럼 해외출장갔을 때는 ......끝내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후... 길게 쓴 것 같은데, 말을 맺으려니 뭔가 안 떨어지네요.

그럼 맛난 점심 드시고, 좋은 날 되세요.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