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아

사탕발림2014.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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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지 꼬박 일년이 넘었는데 왜 난 아직도 널 잊지못해 여기저기 흔적을 남기고 다닐까

작년 9월에 헤어지자 말하고 잘한거야 힘들었잖아 괜찮아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일격을 퍼붓더니 며칠 가지도 않아 베개가 다 젖더록 울고 후회했지

ㅡ니가 잡아주지 않을까 약속했는데 내가 항상 잡았잖아ㅡ

항상 알고 있으면서 바라고 또 바라기만 했었어
너는 내가 제일 잘 안다고 생각했던 난데
어느순간 외로움이 눈을 막고 귀를 멀게 했다

공식상 12년 6월말부터 시작한 연애였지만
아마 나는 널 담기 시작한 4월부터 '내'가 아닌 온전히 '너를 위한' 내가 돼 버렸던 것 같다

정말 한참동안 울었어
슬펐고 그리웠어

여자친구가 생긴 걸 알게 됐어
이주일도 안 되서, 그것도 너보다 어린 애를, 내가 모르는 애도 아닌 같은 학교 후배를, 나보다, (안 예쁜데 말랐더라 시ㅂ)

설상가상 니가 고백했다는 말에 장기가 역류해서 쏠리는 줄 알았다
여자에 관심도 흥미도 없던 놈이 오히려 일베찬양 차라리 여자를 싫어하고 말겠다 했던 새끼가
나 밖에 없다던 니가
널 길들인 줄 알았더니 내가 여자 맛을 알게 만든 꼴이 됐더구나
나만 알게 만들었어야했는데

정확히 소주 3병하고 맥주 픽쳐 77%
안주도 없이 쥬시쿨 복숭아맛이였는지 뭔지 종이컵에 따라 원샷알콜을 부르며 먹은 지 1시간 조금 지났을까

기분 좋은 취기만 올라 그 기분에 너한테 전화를 했다
그리고
터졌다

봇물 터지듯이 한 번 두 번 세 번에 연이은 연락에 거절을 누른 니 모습이
이상하게 드라마보듯 당연하게 머릿속에 그려지는 탓에 널 생각하고 그리다 취했다

죽어라 울었어 쪽팔리지만 그 팅팅 부어 쌍꺼풀이 사라진 눈을 하고 출근한 적도 많아

일하다가 울컥울컥 올라와 화장실 가서 주접도 떨어봤어
덕분에 퇴사할 때까지 니 꼬리표 붙어다녔다

주위에서 사람은 사람으로 잊는다는 말도 안 되는 개소리를 나는 믿고 싶었다 결과는 이 글을 씀으로써 알겠지

너를 아직까지도 못 잊었다는 변명 아래에 건방지게 상처준 사람들이 너무 많다

시간이 약이라는 말
아직 이 시간은 약이 되지 못하나보다

헤어지고 주접 떠는 여자들이 제일 보기 싫었는데 그 제곱에 표본이 내가 돼버렸다

일 년에 두 번 받는 일주일 휴가를 밤낮 없이 술만 먹어 7키로가 빠졌어 위염에 위경련에 위역류성식도염
변기 붙잡고 뱉어낸 것들이 너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내 술버릇 좋아했잖아 앵긴다고
뭐 지금도 변하진않았는데 다른 술버릇이 생겼어 울거나 멱살 잡거나 차도로 뛰거나 흐잉 싯발ㅜㅜ 생각하니까 열 받는다 진짜

밥생각이 없어 며칠을 의도치않게 금식하다 화장실에서 발작 일으키면서 쓰러진 적도 있었다

니 덕에 별 걸 다 경험해본다

궁금한 게 있어

여자친구 있는데 지독히 연락하는 내가 귀찮아서 여자친구 없을 땐 카톡 답장해준다고 한 거야?
어지간히 끈질긴 내가 불쌍해서 밤에 전화하면 받아준다고 한 거야?
내가 기다린다고 했을 때 왜 그러라고 했냐 아무 생각없이 받아주는 게 최선이다 싶었을까 너는
이제는 내가 지쳐 끊으라면 끊겠소 기다리지말라고 싫다고 하면 곧 죽어도 안 할 테니 니 마음을 말해달라고 했던 거 기억나?
그때는 왜 기다리라고 한 거니


아니면 지금 내가 감정이 앞서 사리분별판단 못하고 허우적 거리는 거냐

알 수 없는 너지만 이 글에 끝을 못맺듯 너도 못맺겠구나

술 취해 너한테 연락한 나를 왜 또 받아준 건지
밥 한 끼 먹자는 말에 남자친구테 안 들키고 오라는 건 어떤 뜻인지 사실 다 궁금하지만

밖에 내다버린 쓰레기를 집으로 다시 들이는 것만큼 멍청한 짓도 없다지만

혹시 아냐 사람 앞 일
길가다 주운 돌맹이가 몇 억짜리 보석이기도 하는데
버린 쓰레기가 뭔 지 확인정도는 괜찮잖아

아 진짜 꼴깝인데 쓰다보니까



보고 싶다 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