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당했습니다. 도와주세요. 수천만원 피해.

조언 부탁합니다2014.12.06
조회750

 

안녕하세요. 스물아홉 새댁입니다.

다름아니라 어제(금요일 오전) 저희 시어머니께서 보이스피싱 당하셨습니다.

상황은 이렇습니다.

 

어머니는 오전에 한 통의 전화를 받으셨습니다.

저희 신랑(이하 'K')이 다짜고짜 사고를 쳤다며 

돈이 필요하다고 울면서 얘기했답니다.

사고를 쳤다는 소리에 어머니는 놀라셔서

교통사고라도 심하게 났나 싶어 물었더니 그게 아니라

사채가 어쩌고저쩌고 하며 이야기를 하는데

다른 남자가 받으면서

K가 보증을 섰는데 안 갚았다며

퇴근길에 나오는 K를 납치했고 갚지 않으면

장기 적출해서 죽이겠다고 하며

비명섞인 아들(K)의 목소리를 들려주며

창고에 가둬놓고 때린다고 했답니다.

너무 놀란 어머니께서는 금액이 얼마냐고 물으신 것 같고

거기서는 5천만원이라고 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알리거나 신고하면 자기네들이 바로 알 수 있으니

아들 살리고 싶으면 전화기 끊지말고 내려두고 당장 송금하라고 했나봅니다.

그 말에 어머니는 아무 생각도 못하고 그대로 홀리셨습니다.

(참고로 어머니는 핸드폰은 없으시고 집에서 전화 받으심)

그렇게 전화기를 옆에 내려두고 은행으로 달려가 일단 3천만원을 계좌이체 했고

다시 집에 돌아오셔서 전화를 받으니 남은 금액은

얼마는 무슨 은행, 또 다른 얼마는 어떤 은행 얘기하면서 나눠 넣으라고 했답니다.

그렇게 입금하고 난 후 돌아와 전화를 받으니

20분 전에 아들 보냈으니 곧 돌아갈것이라는 말을 남기고 끊더랍니다.

여기까지가 어머니가 겪으신 상황이고요

 

저희 입장에서의 상황을 말씀드립니다.

어제 오전, 퇴근하고 온 남편과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오후에는 같이 TV를 보고 있었는데

남편 핸드폰으로,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습니다. 오후 4시쯤.

남편이 받으니 어머니께서 거래하는 은행(A)인데

어머니 어디 계신지 아냐며 어서 전화를 좀 달라고

무슨 일이 있으신것 같다고 합니다.

끊자마자 거의 바로 또 다른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서 받았는데

어머니께서 다짜고짜, 괜찮냐고 물으셨습니다.

저희 남편은 순간 이상한 것을 느꼈고 당황하고 놀란 마음에

무슨 소리 하냐고, 사기 당한것 같으니 어서 신고하고 은행에 전화해보라고 하고

허둥지둥 끊었습니다.

너무 경황없이 대화하다보니 끊고나서

어디에 계시냐고 물어보지도 못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일단 A 은행으로 가보자고 해서 급히 나왔습니다.

어머니도 그쪽으로 오시지 않겠냐고 그러면 만나면 되겠다 생각했지만

은행직원의 말을 잠깐 10~20분 정도?? 듣는 동안 어머니는 만날 수 없었고 

이후 어머니 집으로 차를 돌렸습니다.

A 은행에서는 뭔가 이상한 것 같아서 일단 지급중지를 했는데

그게 일부(반 이상)는 이미 출금이 되었고 나머지는 못 나가게 막아놨지만

그것도 임시? 무슨 그런거라며 일시적인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어서 어머니께서 빨리 신고하시고 다시 오셔야 한다고 합니다.

그렇게 어머니 집으로 일단 갔더니 집안이 엉망이었습니다.

지갑, 통장, 찾아 온 돈의 일부는 

급하게 갈아입은 옷과 함께 여기저기 널부러져있는 것들이 

얼마나 놀라고 정신없으셨는지 한 눈에 알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잠시 들른 집에 집전화로 한통의 전화가 와서 남편이 받았는데

무슨 은행(B)의 금융사건 관련 팀이라며

어서 신고하시고 월요일에 어떤 서류를 준비해서 어떻게 어떻게 하라는 설명을 해줬습니다.

그 전화를 끊은 후에

남편과 저는 어머니가 경찰서 신고하러 가셨겠다는 짐작으로

집 주변 경찰서와 파출소는 다 뒤져봐야겠단 생각에 일단 집을 나섰는데

A은행에서 남편 핸드폰으로 전화와서

** 지구대에 계시다고 연락왔으니 가보라고 말해줬습니다.

그렇게 가서 사건 신고하고 진술? 하고 계시는 어머니를 만났고 모셔와서

이야기 들은 부분이 상단에 제가 쓴 부분입니다.

 

어머니를 딱 만났을때 얼마나 놀라셨는지 우셨습니다.

그러다가 어머니 댁에 같이 올라가서 이야기 듣는데

어머니께서는 아들이 괜찮으니 다행이다, 돈 없어도 괜찮다, 너희가 괜찮으니 다행이다라며

자꾸 저희를 안심시켜 주려 하셨으나

사실 어머니 마음은 얼마나 타들어갈지 모릅니다.

저희 어머니,

평소에 돈이며 물건이며 당신에게는 10원 짜리 하나 아까워서 쓸 줄 모르십니다.

70이 넘은 연세에도 버스비라도 아끼느라 지하철만 타고 다니시고

가끔은 지하철 마저 타지 않고 짧은 두 세 코스의 거리는 걸어다니기도 하고

택시도 탈 줄 모르는 어머니십니다.

그렇지만 저희에게는 맛있는 것도 사주시고 가끔 용돈(?)도 주시고.

그렇게 아끼고 아끼며 자식에게 더 해주는 것을 유일한 낙으로 여기던 분이십니다.

그렇게 아낀다고 해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주는 일을 한적은 없으시고

주변에 아는 분들이 혼자 사시는 저희 어머니께 음식을 해주거나 뭔가 갖다주거나 하시면

어머니는 꼭 그만큼, 혹은 더 신경써서 돌려드리는 분이며

국내 불우이웃 단체로 매월 얼마씩 정기 후원도 하고 계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열평 남짓한 작은 아파트에 사시면서

전기 절약, 물 절약, 가스 절약.. 그렇게 당신은 아끼고 아끼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 받으시거나 하면 꼭 뭔가 보답하시고

아니면 아들 며느리에게 더 해주고 싶어하는 분이십니다.

그런 분이. 평생 모으신 그 큰 돈을 잃으시고 어떠실지..  

 

일단 어제 오후에 연락받고 최대한 빨리 움직이고 수습하려 노력했으나

파출소에서는 우선 신고 접수하고 완료된 상황이었고

저희가 알게 된 시간이 이미 오후 4시 경이었고

여기저기 왔다갔다 하며 시간이 6시가 넘어버려서

나머지 서류와 기타 필요한 것들을 파출소에서 챙겨주셔서

월요일에 경찰서인가 어느 지능범죄팀으로 가서 처리하면 된다고 준비해주셨습니다.

 

그렇지만 저랑 남편은 지금 월요일이 되기 전까지인

주말 이틀동안 무슨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둘 다 어젯 밤 한숨 제대로 자지도 못하고

남편은 아침 되자마자 어머니댁에 갔고

(어제 어머니 댁에서 자려고 했는데

어머니께서 그냥 집으로 가라고. 혼자 있고 싶다고.

본인 걱정 하지말고 가서 쉬라고 하셔서 왔습니다)

저는 일어나서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서.

일단 신고했고 지능범죄 팀으로 넘어갔지만

월요일이 되어야 뭔가 제대로 일 처리를 할 수 있는데

지금 당장 머리가 복잡하고 아무것도 모르겠어서

주말동안 무슨 대책이 없을까 싶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글 써봅니다.

 

남의 일로만 생각했던 일이 제 가족에게 일어나니 정말 무섭네요.

주말이라 지금 뭘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어서 무작정 쓰기는 썼는데

정신도 없고 손이 떨려서 제대로 전달이 됐는지 모르겠네요.

 

무슨 조언이라도 좋습니다.

보이스피싱 피해 관련 뭔가 알고 계시는 내용,

비슷한 피해나 수습관련해 조언해주고 싶으신 내용 있으면 제발 한마디라도 부탁합니다.

 

그리고 피해받지 않으신 분들께 당부 드립니다.

남의 일로만 생각했는데 겪어보니 정말 답답합니다.

부모님이나 친척들, 주변에 계신 분들께 정말 잘 안내해 주세요.

저희는 어머니께서 워낙 이성적인(?) 분이라

괜찮겠지, 이런 일 당하지 않으실거라 생각한게 오산이었나봅니다.

이성적인 것. 혼자 계시는 사람에게 전화와서 다짜고짜 자식 울음소리 들려주는데

당장 자식 죽게 생겼는데 넘어가지 않을 사람 없나봅니다. 꼭 조심하시라고 전해주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저희 남편은 돈에 대해 함부로 생각하지 않아서

신용카드도 한 장만 쓰고

카드 결제금액도 빚이라 생각하는 사람이라

보통 현금을 쓰거나, 아니면 매월 결제되는 금액이 20, 30만원 넘지않게 쓰는 사람이고 

보증이니 대출 같은건 꿈에도 생각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어머니께서 그 전화를 받으니 순간 너무 철저히 파놓은 함정에

'돈 관련 함부로 하지 않는 놈이 얼마나 급한 일이 있었으면.

무슨 말 못할 사정이 있었으면 그랬을까'하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하십니다.

정말 주변분들께 일러두시고 조심하세요.

그리고, 조언 좀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