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후 두 달...빨리 잊는 방법

미련곰2014.12.07
조회1,027

  제목을 낚시성으로 올렸나요? ㅎ    이제 거의 두 달이 다되어가는데 빨리 잊는 방법이 따로 잊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그저 저의 경험담을 털어놓고 혹시나 한 명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서  남는 시간에 이렇게 글을 올려봅니다.


  흔히들 헤어지면 주변의 위로와함께 다음과 같은 세가지의 충고를 듣습니다.
  1. 너무 슬픔이나 그 사람에게만 매달리지말고  뭔가 바쁘게 살 수 있는 일을 찾아서 그것에 집중하고 살아라.  그것이 자기 개발이 될 수 있는 일이면 더욱 좋을 것이다.
  2. 사랑의 상처는 다른 사랑으로 잊는 것이다. 소개팅 받아봐라.
  3. 시간이 약이다.

  헤어짐에 아파하는게 주변에 알려지기 시작하거나  헤다판같이 이렇게 같은 아픔을 공유할 수 있는 곳에서   자신의 상처를 털어놓으면 들려오는 조언은 거의 저 셋중에 하나입니다.
  하지만 헤어진 직후에 미칠듯이 아파하는 사람에겐   전혀 설득력없고 실행에 옮기기도 힘든 조언들일 뿐이죠.

  한가지가  빠졌네요.
  4. 억지로 잊으려하지말고 차라리 실컷 아파할만큼 아파해봐라.  어쩌면 그게 더 빨리 잊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조언을 해주는 사람들도 더러있죠.
  저같은 경우는 4번의 내용으로 아주 조금이나마 빨리 잊고있지 않나 싶네요.

  케이스 바이 케이스, 케바케라는 말을 요즘 많이들 쓰시죠.    사귀게 된 경위도, 얼마나 달달했는 지도, 헤어지게 된 이유도  나와 그 사람의 성향등등...정말 천차만별의 경우의 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무엇이 옳고 그르다고 말씀 드리기에는 정말 어렵죠.
  또한 단지 잊어야만 하는게 답인지,   아니면 적당한 방법으로 상대의 심리를 이용하여 돌아오게 할 수 있는 지  등을 가장 고민많이 하는 시기이기도 할 겁니다.

  혹시라도 헤어진 사람이 돌아오길 바라고있고  그 방법을 알고 싶은 분이라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여기까지만 읽고 뒤로가기 누르셔서 다음 글 읽으시는게 나을 거에요.  저 또한 그 방법에 대해서 최근까지 심각하게 고민했지만,  지금은 답이 없다 느꼈고 그런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건 아니거든요.

  서론이 너무 길었나요.

  저는 그야말로 실컷 아파하고 찌질댔습니다.
  회사까지 임시 휴직을하며 하루 종일 밥도 안먹을 정도로 아파했으며  두 달 동안을 집밖으로 나가지도 않고 찌질댔습니다.
  그 기간 동안 헤다판 조언 주시는 분들이 하지 말라는 짓은 다 했습니다.  연락하고 매달리지 말라는 것 빼고요.
  하루 종일 하는 짓이라고는   폰으로는 그 사람의 카톡프사와 상메 바뀌었는지 검사하기,  컴으로는 그 사람의 sns에 새로운 내용이 업뎃됐는 지 살펴보기...  이 두가지 뿐이였습니다.
  그러면서 새로 바뀐 프사나 카톡 상메에 혼자 별의 별 의미를 다 부여했고  그럴때마다 헤다판에 득달같이 달려들어   '여러분 이게 무슨 의미인가요? 저한테 가능성 있는 거에요?' 라는   질문을 조바심에 올려대곤 했었죠.
  그 사람의 페북에 새로운 친구가 등록되면   어떤 사람인가 싶어서 친구의 친구 파도타기를 해가며  염탐질을 해댔구요.

  사실 그나마 저에게 다행? 이였던 건  마음이 너무 아프기는 했지만 가슴으로는 아무리 아파도  머리로는 다시 만나봐야 어차피 잘 안될 사람이란걸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두 달 동안을 그렇게 아파하면서도  잊기 위해서는 갖가지 현실적인 이유를 스스로에게 갖다대면서  '잊어야 하는게 맞다' 고 채찍질을 했었죠.

  그러다가 딱히 어떤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지만  더 이상 이렇게 찌질대봐야 돌아올 것 같지도 않고,  계속 이렇게 폐인같이 살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만 기운을 차리기로 하고 다니던 회사에 연락을 했습니다.
  다행히도 회사에서의 공,사적인 평은 좋았기에  재입사하는데 큰무리가 없었고 연락 후 바로 다음주 월요일부터 출근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웃기는건 타이밍이 어쩜 딱 맞게도  그렇게 회사에 얘기하고 서류 작성하고 온 날에  그 사람이 새로운 페북친구 중 한명과 연인으로 발전했다는 결정적 단서를 발견했습니다.

  하루 종일을 카톡 프사랑 상메, 그리고 페북을 염탐했으니  그 전부터 짐작은 하고 있었던 바였습니다.  그런데 사람이란게 결정적으로 알게되는 것과 짐작과는 심정의 차이가 크더군요.
  그 날 바로 그 사람을 숨김친구로 등록하고  그 시간 이후로는 지금까지 한 번도 그 사람의 페북 염탐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헤어짐에 있어 예의나 뭐 그런걸 따지자는 건 아니지만  나는 두 달 사이에 12키로가 빠질만큼 힘들어했는데  그 사람은 벌써 새로운 사람과 히히덕 거린다는 사실이  배신감과 함께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제가 헤어졌다는 사실을 알고있는 유일한 직장동료이자 친구와  그 날 술자리를 가졌습니다.
  세상의 고통을 혼자 떠안은 것 같이 망가진 모습은 보여주기 싫어서  그 사람과 관련된 얘기는 전혀 하지 않았고   많이 수척해진 제 모습을 보고는 그 친구도 저에게 '좀 어때?' 라고 조차 묻지 않았습니다.  참 고마운 친구입니다.
  그냥 그렇게 앞으로 다시 다녀야 할 회사의 사람들 이야기등을 주고 받으며  소주 한 병 정도를 비운 것 같습니다.  전혀 그럴 타이밍이 아니였는데 갑자기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군요.  탁자위에 있는 냅킨으로 얼른 얼굴을 가린채 눈물이 멎기만을 기다렸지만  한 번 복받친 설움은 술기운을 타고 더 거세게 올라오기만 했습니다.

  그렇게 실컷 울고나서 일상에 복귀한 지 이제 겨우 일주일이 됐습니다.
  방구석에만 박혀있다가 정상생활을 시작하니 오히려 더 생각나기 시작했습니다.  더구나 저는 빌어먹을 사내커플이였습니다.    사실 그 이유때문에 다녔던 회사를 다시 가야되나...굉장히 고민 많이 했습니다.  회사 곳곳에 그 사람과의 추억이 진하게 묻어있으니까요.
  하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지금 저의 이런 상태에서 또 다른 곳에 가서  지금만큼 인정받으며 일하기도 힘들것같고 새로 시작하는 일에 의욕을 낼 수   있을 지도 의문이였으며, 급여도 제 수준에는 만족하는 곳이여서 어쩔 수 없이  재입사를 택하긴 했습니다.

  참...못나게 들리겠지만  두 달 동안 방구석에서 힘들어하며 흘리지 않던 눈물을  최근 일주일동안 너무 많이 터뜨렸던 것 같습니다.
  한정된 공간에서 자신의 슬픔과 미련에만 빠져있던 때와는 달리  일상으로 돌아오니 추억이라는 것이 새로운 공격을 하더군요.
  출퇴근길에도 저의 오토바이 뒷자리에서 늘상 귀여움을 떨던   그 사람이 마음속에선 제 허리를 꼭 안고 있었습니다.
  업무중에 피곤하여 잠시 일어나서 기지개를 킬 때면  늘상 그 사람과 눈이 마주쳐 윙크를 날려주곤 했는데  그렇게 일어났다가 앉아서는 윙크를 날리던 눈에서 눈물이 고입니다.
  그 사람과 만나기 전에 저는 운동 중독자 수준이였습니다.  덕분에 옷을 입고있어도 주변에서 '운동 많이 했구나' 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몸매가 가꿔지긴 했습니다.
  회사의 재입사와 더불어 헬스장도 다시 등록했습니다.  첫 날 운동하는데 살이 12키로나 빠졌으니 예전에 들던 무게는 택도 없었고  워밍업을 하는데도 힘이 없어 팔이 부들부들 떨렸습니다.
  참으로 오랫만에 운동으로 인해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데  '내가 이렇게까지 망가졌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빨라진 심장 박동 탓인지 감자기 감정이 격해지면서 눈물이 터져나왔습니다.
  근처에서 운동하는 사람들이 쳐다보는데 창피한 것도 모르고  가지고있던 땀닦는 수건으로 얼굴을 가리고 한참을 울었습니다.

  그래요...
  제목을 낚시성으로 달긴 했지만  아직 제가 빨리 잊는 방법같은 걸 논하기엔 너무 이른 것 같습니다.

  다만 한가지 더 이상 그 사람의 카톡이나 페북을 들여다보지 않으니  복잡하고 애타던 심정이나 미련은 많이 줄어들더군요.
  그리고 고작 일주일이지만  일상이라는게 반복되다보니 일상속에 녹아있던 그 사람과의 추억에 빠져있기 보다는  그 일상에서 새로 적응하며 살아가야 할 내 모습에 집중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아직은 그리움과 미련 괴로움등이 훨씬 더 심하기는 합니다.
  그래도 이제는 스스로에게  '그래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좋아지겠지' 라는  말을 되뇌이고 있는 것 보면 지난 두 달 동안의 제 모습보다는  훨씬 나아진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정말 많이 사랑했다면  어떻게 없었던 일처럼 잊을 수가 있을까요...
  빨리 잊으려한다고 잊혀질까요?  저 처럼 고통에만 집중하고 실컷 아파한다고 더 빨리 잊혀질까요?

  화두를 띄워놓고 무책임하게 글을 맺어 정말 죄송하지만  저는 결론을 내드리기가 어렵네요.
  이별로 인한 아픔은 현재 제게도 진행형이니까요.

  그저 저와같은 아픔을 겪고 있는 분들도  그나마 저처럼 아주 조금씩이나마 그 칠흙같은 구렁텅이에서  헤어나오길 바라는 마음일 뿐입니다.

  다들 힘내세요.....  라는 상투적이고 위로도 안되는 말로 맺게되어 정말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