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2년차의 첫사랑이야기.

금사모2014.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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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2년차에, 이쁘디이쁜 2살짜리 아들을 키우고 있는 29세 평범한 남자입니다.

 

뼛속까지 얼어붙는 차디찬 바람이 불어오는 날이면 저는 항상 아파트 복도끝 베란다로 가서 하염없이 하늘을 쳐다보며 생각합니다.

 

누구에게나 첫사랑은 존재하기 마련이지요. 그것이 강렬했든, 아쉬웠든, 증오했든, 달콤했든,,

 

각자의 그런것들은 소중함 그 자체 입니다.

 

저의 와이프는 아주 착하고 예쁩니다. 물론 가정생활에 크게 불편한게 없구요.

 

그럼에도 이렇게 첫사랑에 글을 적는 이유는 그 사람이 오늘의 제가 있게 해준 사람이라 써봅니다.

 

2004년 정확히 10년전이군요. 학창시절 한참 유행이던 세이클럽 타키로 친구들과 수다를 떨거나

혹은 그 안에서 고민상담을 하던 때가 있었지요. 저와 비슷한 나이대라면은 다들 공감하실듯 합니다.

 

저의나이 19세, 고3이던 시절 친구의 소개로 그친구를 알게되었고 만나게되었습니다.

 

풋풋하던 그때의 그 시절은 누구나 그러하듯 모든것이 어설프고 모자라며 실수투성이인 나이죠.

 

저나 그 친구나 멋모르던 나이였으니까요. 사랑이라는 단어? 그것의 뜻조차 알지못하던 그런 시기

 

우린 무척이나 달달하지 못했습니다. 모든것이 처음이고 어설펏으니까요.

 

저는 여자문제로 하염없이 속을 썩혔습니다. 사귄지 몇일되지도 않았는데도 대놓고 여자와 통화나 문자를 하거나 비교를 일삼았었죠. 그땐 몰랐습니다. 그녀의 그 눈빛이 원망이었는지 섭섭함이었는지, 그친구는 내색하지 않았었죠.

자신의 감정을 스스럼 없이 드러내는 저와달리, 섬세함과 꼼꼼함이 돋보였던 그녀와 저는 절대 맞지 않는 인연이었지만, 그렇게 만났습니다.

 

찬바람은 물러가고 개나리가 곳곳에서 피어오르던 때였습니다. 그날은 한껏 멋들어지게 차려입고

 

머리를 하고 가다듬었죠. 기분이 좋았습니다. 봄이왔으니까요. 현관문을 열면 새들이 지저귀고 따스한 빛이 뺨을 훝고 지나갔습니다. 바람이 아니었어요. 아주 따스한 엄마품같은 그런 햇살.

 

그녀를 만날장소로 가벼운 발검을 띄웠죠. 흥겨웠습니다. 모든것이. 멋모르고 그녀를 몰라주던, 그녀의 맘을 후벼파던 말과 행동들 오늘 고백하려했습니다. 진심으로 너를 좋아한다고. 이제 정말 잘해주겠노라고. 스무살만의 향기와 느낌으로 그 친구에게 사랑고백을 하고싶었습니다.

 

제가 걸었던 그 길은 왼쪽편엔 큰 도로가있고 벚꽃나무가 줄줄이 세워져있는 그런 길이었고 오른쪽편에는 동네 주민들이 마실을 나오거나, 운동하러 나오는 그런 공원같지 않은 쉼터였습니다.

 

저기 걷고 있는 이들도 모두 상쾌한 표정이었습니다. 다들 행복해하는것 같았습니다. 저 역시 그랬으니까요. 어느새 다다른 팔각정에 걸터앉아 담배를 빼어물고 주위를 둘러보며 콧노래마저 불렀습니다.

 

주머니에는 그녀에게 줄 작은 목걸이와 꾹꾹 눌러쓴 정성스러운 편지가 있었거든요.

'아마 이걸 받고 좋아하겠지?' 라는 생각과 흥분을 감출수가 없었어요.

 

따사로운 햇빛을 따라 고개를 돌려보니 그녀가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따뜻한 봄에 맞는 청색자킷과 걸맞는 그녀의 살짝올라간 올림머리를 보며 입꼬리가 올라갔습니다.

사뿐히 걸어와 제옆에 앉는 그녀가 오늘따라 정말 사랑스러웠어요.

 

나란히 앉은 우리앞에 어린친구들이 뛰어놀고 있었습니다. 하하호호.. 그녀가 말했습니다.

 

'많이 기다렸어?'

"아니, 나도 방금와서 .. 오늘 날씨 참 좋다."

 

어리디 어린 우리지만 그날 만큼은 성숙했습니다. 마치 순간에 취해서 깨고싶지 않아 그대로 아무말없이 서로에 기대어 있었습니다.

그녀가 그러던중 다시 말했습니다.

 

'우리... 이제 그만 만나자.'

"어? 너 무슨야?"

 

잔잔하고 고요한 호숫가에 누군가가 돌을던지든 그녀는 그렇게 제게 돌을 던졌습니다.

왜그런말을 하니? 방금전까지만해도 서로에게 기대었었는데, 왜 믿지않을 말을 하는거니?

 

무언가 생각에 빠지던 그녀는 이윽고 입을 무겁게 열었어요.

'그동안, 너한테 너무 기댔었는데, 너때문에 상처만 입고 가슴에 못만 박힌거 같아. 이제 그렇게 상처받고 싶지 않아. 사실 아직도 좋아하는데, 그런데...'

그녀는 말을 끝까지 잇지 못했습니다. 무거운 짐이 그녀의 어깨에 올려져 있는게 이제야 보였습니다. 전 알지 못했죠. 그동안 제가 해왔던 무책임한 말과 행동들, 그땐 그렇게 해도되는줄 알았습니다. 그렇게 해도 그 친구는 절 이해해줄거라 생각했습니다. 나만 바라봐줄줄 알았고, 나만 알줄 알았고, 나에게만 그럴줄 알았습니다.

 

한동안 그녀를 바라보던 전 말했습니다.

 

"왜? 꼭 그래야겠니? 오늘 너한테 고백하려고 이렇게 선물이랑 편지도 준비했는데...다시 한번 생각해주면 안될까?"

 

나도 모르게 다시 한번 생각해달라고 말해버렸습니다. 헤어지자는 말을 듣는 순간 안된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가슴속에서 무언가가 말했는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절대 헤어지면 안된다는 말이란건 알아들었습니다.

알수없는 그런 기분에 눈물이 났습니다. 주위에는 평소같이 운동하고 뛰어노는 사람들이 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눈물이 났습니다. 울지말아야지 하는데도 계속 흘렀어요.

 

그런모습에 그녀는 절 쳐다만 보더군요. 무심한 사람..

아니.. 무심한 사람은 저였죠.. 매일 약속 펑크는 기본이었고, 돈쓰기 아깝다고 칭얼거리고, 멀다고 가기싫다고 핑계대고, 술먹고 데리러오라고 투정부리고 .. 하하.. 지금 생각해보면 이해못할 짓이었지만 헤어지자는 단 한마디에 모든죄를 알아버렸습니다.

 

그렇지만 그녀는 쳐다보는것을 멈추고는 일어나버리더군요. 잘지내라는 말과 함께..

 

티비에서나 보던 그런일이 스무살의 저에게 찾아왔었습니다. 붙잡으라고 하는대도 하염없이 울고만 있었습니다.. 바보같이 후회해도 소용이 없는것을..

 

먼 산을 바라보니 그때의 일이 떠올랐습니다. 지금 손에 들고 있던 담배향이 그때 피웠던 담배보다 훨씬 더 독해져있었습니다.

 

그렇게 그녀와 첫번째 이별이었습니다. 필력내공이 없어서 읽는데 재미가 없으셨을지라도..

 

헤어진 후에 있었던 일은 조금 더 있다가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사랑에 관하여 갑작스러운 생각이 나서 몇자 끄적여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