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랑 인연을 끊어야할까요

MuiMui2014.12.21
조회53,321

+ 조언 감사합니다. 모든분의 댓글 읽어보았습니다.

덕분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달리는 댓글들도 모두 정독하여 슬기롭게 대응하도록 하겠습니다. 

더 심한 막장 부모님도 있고, 경제적인 지원이 전혀 되지 않는 상황에 계신분도 물론 있겠지요. 오빠가 힘들었고 그의 사정 또한 있을 수 있지만 저의 고민은 어머니가 편애 한다는 것이 아니라 어머니-저와의 정서적 유대나 지지가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경제적인 지지보다 제가 더 원하는 것이라는 거죠. 

 

분가를 하며 반전세 방의 보증금 50%정도를 부모님께 지원받았습니다. 월세는 제가 내고있습니다. 애초에 돈을 주겠으니 분가해라 하신거였고 처음 오빠가 전세를 구할때도 도와주셨습니다. (후에 갚음) 경제적 지원을 받으면서 배부른 소리한다...라는 관점으로 보여질 것이라 생각하지 않아 상세한 이야기는 생략했네요. 

 

어머니께 사랑받기 위한 노력은 사실 제가 가장 적극적으로 취할 수 있는 대응방식이겠지요. 반면에 저를 존중해주지 않는 사람에게 계속하여 먼저 어떠한 행동을 한다는 것은 제게 참 어려운 일이라 생각됩니다. 가장큰 문제점은 제가 아무리 그렇게 한다고해도 어머니의 기본적인 생각은 변함없으리란 생각이 들어 이제 포기하고 싶어진 것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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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가끔 읽던 톡을 제가 쓰게될줄은 저도 몰랐습니다.답답한데 따로 털어놓을수도 없어서 판에다가 제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합니다.

글이 아주 길어지네요. 

 

저희 집은 부모님과 오빠, 저(여자) 이렇게 이루어진 가정입니다. 부모님은 지방에 계시고 현재 오빠와 저는 각각 수도권과 서울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오빠는 어렸을 때 몸이 약해서 수차례의 크고작은 병을 치르며 부모님께서 더 관심을 쏟게 되었습니다. 장남(아버지)의 장남이고, 성적도 아주 좋아 친가/외가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자랐습니다.

 저는 공부를 잘하는 편이었지만 수재라기보다 모범생에 가까운 정도였죠.

 온순하고 조용한 오빠의 성격에 비하여 당차고 자기 의견이 확실하며 때때로 상대방에 상관없이 따지고 캐묻는 쎈..성격입니다. 오빠는 엄마에게 어렸을때부터 자랑거리며, 자부심인 것에 비하여  저는 늘 "모자란 아이"였던것 같습니다.

 

아주 어렸을땐 공공연히 오빠만 예뻐한다고 대놓고 말하며 다녔지만 조금 크고나서는 오히려 속으로 상처받고 겉으로 말하기가 어렵더군요. 약간은 우리집의 정서라며 받아들이게도 되었구요.

아버지도 가끔을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시는건지 아니면 저의 발언을 의식하여 일부러 그러신건지 티나게 제 편을 들며 딸은 내가 더 챙겨야지~하는 늬앙스를 보이셨습니다.

하지만 엄마와 함께하는 시간이 훨씬 길던 저로써는 엄마의 사랑이 간절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껏 제 인생의 중대한 일은 한번도 어머니께 지지를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제게 너무나 아픈기억이고, 오히려 가까운 친구에게 말하기엔 자존심이 상했던 예 몇개 들어보겠습니다. (몇몇 친구에게는 말해서 그 친구들이 제가 누군지 알 수도 있겠네요...

조금 걱정됩니다.)

 

  1) 고등학교 진학

집 근처 명문여고로의 진학을 희망하였지만 오빠가 재학하고 있는 공학학교의 진학을 권하셨습니다. 결국 그리고 진학하였고 학교 다니면서 계속하여 후회하였습니다.(후회한다고는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2) 대학교 진학

 

오빠는 높은 성적으로 장학금을 받으며 지방국립대(학부 수석)에 진학하여 타지에서 기숙사 생활하며 집을 오갔습니다.

제가 희망하는 전공은 꽤나 드물었고 전공 특성상 수도권이 유명하여(미디어 관련) 저는 사립대(H대입니다.) 진학을 희망하였습니다.

 

  어머니의 반대 이유 : 높은 등록비, 비교적 낮은 학교 네임벨류(사립대의 지방캠퍼스)

저의 주장: 오빠의 군휴학 예정(제가 입학하던해에 입대하였습니다.), 아버지 회사의 자녀 학자금 지원(일정 학점 유지시 전액지원), 제가 모은 돈(수능 후 알바중) 

 

그날 엄마랑 언성 높여 싸우면서 참 많이 울었습니다.

결국 아버지가 대학가서도 아르바이트를 해야할 수도 있음을 인지시키고 허락해주시더군요. 아빠가 엄마를 설득하였는지 아니면 아버지의 의견인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다행히 저는 입학 후 첫시험에서 과 1등을 하였고 이후에도 장학금을 받으며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였습니다.

 

 3) 워킹홀리데이

 2학년을 마치고 해외경험을 쌓고자 캐나다로 워킹을 갔습니다.

 그동안 제가 모은 돈에 부모님께 일정 도움을 받았습니다.(약 300만원) 물론 아버지가 허락해주셨죠. 사실 대학 입학 이후에는 굵직한 것들을 아버지와 상의했습니다.

(어머니가 허락하셔도 아버지께 따로 허락을 구해야하는 상황과, 어머니가 허락하지 않는 상황들이 반복되면서 결국 최종보스만 설득하게 되더군요.) 

처음 3개월 학원을 다니고서 어학공부에 재미를 느껴 계속하여 어학을 배우고 싶었습니다.

물론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것이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였습니다. 그 즈음 어머니와 통화를 할때 은근히 알바 구직의 어려움을 내비치면서 공부가 더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더니,  3개월만 공부하고 한국에 들어오라고 하시더군요.  아- 내가 더 이상 기댈수가 없겠구나를 생각하고 다시는 관련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습니다. 

 

알바구해서 일하고 여행하다가 1년 꽉채우고 돌아왔습니다. 그때 배운 영어, 경험한 것들이 현재 외국계 직장을 다니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비교를 위하여 말씀드리자면, 어머니는 공공연히 주위에 오빠가 생각만 있다면 해외 유학을 지원해줄 용의가 있다고 하셨습니다. 원한다면 공부시켜줄거라고 하시더군요. (오빠는 학업에 깊은 뜻이 없어서 이런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4) 외국어 능력

그렇게 한국에 돌아오고 명절이 되어 오랜만에 보는 친척들이 저에게 영어 많이 늘었겠네 잘하겠네~라는 칭찬 혹은 인사치레를 하였습니다.

단칼에 잠깐 다녀온다고 외국어가 늘겠냐며 대답하시는 어머니를 보면서 틀린말은 아닙니다만, 또는 겸손하고자 하신 말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괜히 외국 다녀온 제가 머쓱해졌습니다.

 

 1년 후 오빠가 약 5개월간의 해외출장에 다녀온 후, 친척들에게 외국가서 일했으니 영어 많이 늘었을 것이다. 라고 말씀하시던 장면을 보고서는 다시금 어머니가 생각한 저와 오빠의 역량기준의 차이를 느꼈습니다. 그리고 상처가 되었죠. 

 

5) 구직

오빠가 먼저 공대 졸업 전(4학년 1학기)에 대기업에 쉽게 취업 하여 수도권의 회사에 다니게 되었습니다.(지방->수도권) 당시 저는 서울에 거주하며 4학년을 지냈고  졸업후 구직중이어서 자연스럽게 오빠와 함께 사는 것을 검토하게 되었습니다.

엄마와 통화하며 "내가 앞으로 취업하여 오빠보다 많은 연봉을 받게되면 그냥 서울에 있을것인데..." "그게 아니라 연봉이 작다면 수도권으로 가서 합치겠다."라고 말하였더니 ...진심 어이가 없어서 나온 웃음소리를 내면서 "하하핫, 당연하지"라고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어머니 머릿속에는 제가 오빠보다 연봉을 많이 받을 가능성이 1%도 없는 것이었죠. 뭔 당연한 소리를 저렇게 조건절을 쓰면서 말하나..싶으셨나봅니다. 

어머니 머릿속에는 이미 저에 대한 모든 판단이 끝났는데 알고 싶지 않은 그 판단을 저는 자꾸 듣게 되더라구요. 어머니는 저를 상처주려는 생각이 아니라 머릿속에 정리되어 있던 내용들을 바탕으로 너무나 저연스럽게 말씀하십니다. 저는 그 사실이 더욱 끔찍합니다. 아무런 죄책감이나 의도 없이 순수하게 말했다는 사실이요. 

 

6) 합가 후 분가

 

약 3년간 제가 지방에서 회사를 다닌 후 어찌하여 오빠와 함께 살게되었습니다. 수도권에서 서울로 출퇴근을 해야하는 시간과 번거로움은 있지만 우선 가족과 함께 산다는 안정감이 있었고(오빠와 저는 사이가 좋습니다.)

또 오빠가 먼저 방2개의 아파트에 전세로 살고 있어서 저의 지출을 줄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그렇게 제가 요리/청소/빨래를 하고 (물론 날마다 한것은 아닙니다.) 오빠가 관리비를 내고 가끔 큰 마트에서 장을 보면 계산을 하며..저도 계약직-인턴-정규직까지 약 2년간 그렇게 살았습니다.

 

어느 날 (역시 명절) 가족이 모였을 때 아버지가 조심스레 천천히 서울에 집을 알아보라고 하시더군요. 뭐 교통..어쩌구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당시 지하철 개통으로 출퇴근이 오히려 편해진 상황이라 그 상황이 이해가지 않던 제가 어머니께 재차 물었습니다. 

 

어머니의 이유

1) 다 큰 오누이가 사는게 다른 사람이 보기에 그렇다...(뭐가 그렇다는 걸까요)

2) 불편하지 않냐

3) 내가 너를 볼 때 마다 너를 치워버려야지...생각했다첨음에는 그냥... 그냥... 하시다가 저렇게 말씀하셨네요. 

(오빠는 그로부터 1개월전에 여자친구가 생겼습니다. 저도 이게 저를 분가시키려는 의도에 영향을 끼쳤는지는 아리송합니다. 오빠가 불편함을 호소했다고는 말씀하시지 않더군요. 배려인지는 자도 잘;;) 

 

사실은 이 일이 제가 폭발한 결정적인 이유입니다.

"치워버려야하는..." 존재라는 걸 제 귀로 확인한 순간 감정을 걷잡을 수 없었습니다.

평소에도 충분히 나는 엄마에게 어떠한 존재인가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면서 괴로워했었고 절친한 친구들은 고맙게도 그 때 마다 너는 우리집에 오면 완전 다른 대우를 받을것이라며 위로해주었죠.

서울 집..비싸더군요, 계약이 취소되고 몇개월간 신경을 쓴 덕에 어찌어찌 분가를 하였습니다. 계약금을 내고서 어머니와 통화를 하며 "니가 구한 집 금액을 듣고 사실 놀랐다. 너무 비싸서.."라고 하시더군요. 거기서 욱한 제가 "돈 걱정은 말고 분가하랄땐 언제고 이제 집을 구했더니 또 비싸다고 그러냐"고 저도 쏘아 붙였습니다.   내가 이해하지 못할 (위의) 이유들로 나는 집은 구해야하는데 사실은 이 나이되어서 직장 생활 하면서 부모님의 도움을 받는것 조차 나는 자존심이 상한다. 라고하니 어머니가 자존심 상할 일도 많다며 그건 자존심 상할 일이 아니라고 하더군요.

 

제가 내가 오빠에게서 치워져야할 존재, 떨어져야 할 존재인것도 나는 기분이 너무 나쁘고 엄마가 어떻게 나를 그렇게 생각할 수 있냐고...이야기했습니다. 말하면서 속상하고 감정이 격해져 울먹거렸네요.

어머니 왈, 본인이 저를 그렇게 표현하는 것으로 자존심이 상한다면 그것은 본인(엄마)와 너(딸)의 수준차이이다. 니 수준이 꽤나 높은 것 같은데 난 그렇게 밖에 말할 수 없다. 그리고 니가 그걸로 기분이 나쁘다면 앞으로 너와 나는 말을 하지 않는게 낫겠다. 라고 하시더군요.

 

 충격. 그리고 아...앞으로 절대 변화가 없겠구나 라는 생각이 동시에 들더군요.저도 울먹이는 소리로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7) 그 후

 위의 이야기가 수 개월 전 입니다. 현재 저는 분가하여 직장생활을 하며 약 1주일에 한번씩 아버지와 연락하고 지내고 있습니다.  정말 정이 떨어진건지...어머니와 이야기를 하고 싶은 마음이 싹 달아났습니다.

가끔 문자가 오거든 전화가 와도 정말 대답만 하게 되더군요. 못받을 연락을 받은 것 처럼 어려운 마음도 들고 꺼려지기도 합니다. 얼굴을 보거나 만나고 싶지 않고 불편한 망므에 본가에 내려가는 횟수가 줄었네요. 설/추석 같은 명절엔 내려갔습니다. 오는 문자 답장도 하고 전화도 받습니다. 어쩔수 없는 질문에 짧은 대답을 하는게 전부이긴 합니다.  

 

8) 오늘

12월 31일에 사촌 가족과 함께 스키장을 가자고 예전부터 이야기하던 것을 또 말씀하시길래 가지 않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아버지께서는 부모가 화나면 심한말도 할 수 있고 그런건데 언제까지 화났다고 대화도 하지 않을건지..그게 정말 가족이고 자식인건지에 대하여 강한 어조로 말씀하시네요. 그래서 이렇게 평생 지낼거냐고도 하셨습니다. 그동안 그냥 다시 생각해봐라,,잘해봐라 정도만 말씀하시다가 이렇게 길고도 강하게 말씀하신게 처음이라 저도 제 입장을 이야기하다가. 금방 알게되었습니다.

 

아버지는 제가 정확히 어떤 이야기로 어머니께 화를 냈는지 모르시더군요. 그냥 "싸운것"으로 알고 계시고 어머니께 물어보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아 지금까지 저의 심정을 어떻게 설명해야할까요..결국 저도 이야기하다가 울먹이고 눈물이 흐르고 흐느끼며 그 동안의 저는 어떻게든 해보려고 부단히 싸우고 이야기한건데 이젠 더 이상 저도 못하겠다며. 그러면 말을 하지 않는게 낫다는 엄마에게 제가 뭘 하겠냐며 거의 포기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물론 부인과 딸이 이러고 있으니 속상하여 중재하고픈 마음은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저에게만 자식의 도를 말씀하시며 엄마에게 잘해라고 하는 아빠도 원망스럽네요.  엄마는 가끔 전화나 문자로 아무렇지 않게 일상을 이야기합니다. 며칠전에 눈이왔다며 사진을 찍어 보냈더군요.. 없었던 일로 하고 다시 일상으로 예전처럼 지내고자 하는거겠지요.  

가끔 드라마 영화 주위에 어머니와 친구처럼 지내는 사람들을 보면서 혹은 혼자 있는 시간에 도대체 나는 왜 이런가에 대해서 자괴감도 듭니다. 한편으로 모든 가족이 다 화기애애한 것은 아니야..더 이상은 요구하지도 기대하지도 말자며 스스로를 위로하고 얼굴을 보면서 아무렇지 않은척 연기하며 가족에서 나의 정체성을 잃는 것은 결코 나에게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을 되뇌입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할까요.냉정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