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어 눈이 오는 12월에도 그들의 축구 열정은 꺼지지 않는다.
운동장에 눈이 잔뜩 쌓여 있다보니 미끄럼의 위험이 있어
체육 금지를 선포하였다.
그랬더니 점심시간에 그리 좋아하던 점심밥도 대충 들고
운동장에 나가 어디에서 꺼내 왔는지 아직까지도 모를 큰 빗자루로 일렬로 서서 나름 규모있게 눈을 쓸던 그대들...
8년뒤에 새벽부터 의무적으로 할 걸 왜 벌써 하니...
하지만 그대들이 있어 우리나라의 축구 미래는 밝다오.
Ep5. 선생님 연세가...?
한창 선생님의 나이가 궁금한 우리아이들
자신들은 백마띠라며 선생님은 무슨띠냐고 묻는다.
내 나이 알아내서 뭐할라고 뭐할라고?
-기린띠
라고 답해주면 세상만사를 잃은 표정으로 아쉬워한다.
어느 날 2002년 월드컵 얘기를 하다가
한 여학생 왈,
선생님은 몇 살때 2002 월드컵 보신 거예요?
-내가 거기에 넘어갈 줄 아느냐?
이럴 땐 나도 질문하는 게 상책
-너흰 몇살이었니?
근데 우리아이들은
아직 태어나기 전이었어요....
뭐 태어난 애들도 눈 제대로 못 뜰 때였네요...
이렇게 내나이 추측이 끝나나 했다...
하지만 의지의 한국인다운 우리아이들
선생님이 초등학생때 월드컵을 본 건지 중학생때 본 건지 끈질기게 묻는다.
-그런 걸 알고 싶은 열정으로 문제 하나 더 풀자! 112쪽 문제 다 풀어.
왜 아이들은 선생님 나이에 집착하는 걸까...어떠한 책을 뒤져봐도 그 해답을 구할 수가 없다...
Ep6. 우리 선생님은 천재야
우리아이들은 내가 뭔가 좀 특이한 일을 하면 열렬한 물개박수와 함성을 선사한다.
예를 들어,
바닥에 굴러다니는 우유곽을 10m 떨어진 우유상자에 던져 우연히 넣었을 때
우리아이들의 리액션은 가히 세계최고!
한자쓰기 숙제 검사하다가 아이도 깜빡하고 넘어간 빈칸을 발견하면
우왕 우리 선생님은 레이져 눈을 갖고 계셔
참 별거 아닌 일에
아이들은 나를 천재로 만들고
감탄하며 감동받는다.
Ep7. 오~감언이설이여
우리아이들
사회생활 잘 할 듯하다.
뭔가 공부가 아닌 다른 걸 하고 싶을 때
숙제다 너무 많다 싶으면
설탕 아닌 꿀 바른 얘기들을 늘어 놓는다.
"오늘 눈부셔서 칠판을 볼 수 없어요. 선생님때문에 칠판으로 빛이 반사 돼요"
"선생님 쪽에서 자꾸 빛이 나서 집중을 할 수가 없어요"
"저흰 행운아예요. 아름다운 선생님을 만났잖아요"
하....나도 사람인지라 가끔은 그런 달콤한 말에 무장해제....
-사회생활 잘 할 너희들 뭐하고 싶니?^^
===========================
아이들 덕에 매우 즐겁고 행복한 나날이 계속 되어요. (물론 힘들 때도 있습니다...)
근데 이 날도 얼마 남지 않아서 조금은 섭섭하고 서운하고 요녀석들을 어찌 떠나보내나 막막합니다.
우리 귀요미들
어른들에게 정중하게 대할 줄도 알고
자신들의 진로 및 성적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고민도 하며 힘든 시간을 보내는
나름 안쓰러운 아이들이에요.
(평일에 저녁을 9시에 먹는대요...원치않은 학원때문에...)
그러니 우리 아이들
초딩이라고 너무 무시하지 말아주시고 안좋은 얘기 하시지 말아주세용^^
아이들은
어른들이 자신들을 초딩이라고 부르고 무시할 때 가장 슬프고, 해야할 게 많지만 얼른 나이를 먹고 싶다고 생각한답니다.
어마무시한 초딩? 예쁜 우리아이들!
저는
사람들이 그리 욕하는 초딩 6학년
담임입니다.
허나 우리 아이들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악하지 않고
싸가지 없지 않습니다!
아이들 덕에 기분좋았고 웃음짓던 에피소드들을
여러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서 씁니다^^(편의상 일기쓰듯 쓸게요~)
고학년이라서 좀 재미없을 수도 있어요~
------------------------------------------------
Ep1. 또떼님
요새 우리반 여학생들은
나를 이렇게 부른다.
"또떼님~~~"
처음엔 소세지로 알아들었다...
허나 그녀들의 곱창모양의 입술과 >0<표정을 보고 알았다..
아, 선생님을 부르는
치명적인 애교구나..
근데 그런 애교는 니네 부모님, 남친이 있다면 남친에게, 그도 없다면 남자 선생님께 부려라...
나는 여교사다....
Ep2. 눈물이 뚝뚝
이제 수염자국이 생기는 사내녀석들
숙제 안 해 온 걸로 혼이라도 낼라 치면
바로 고개 숙이고 눈물을 한껏 모은다.
눈물이 어느정도 모였다 싶으면
고개들고 눈물연기 시전!
눈물이 뚝뚝ㅠㅠ
고마해라 마이 했다이가?ㅡㅡ그리고 숙제 안해 왔다고 누가 잡아먹냐?
혹시나 친구랑 싸워서 연구실로 소환되어 혼날 땐
역시 둘이 짠 마냥
눈물샘을 한껏 자극시켜
꺼이꺼이 울며
자기가 잘못했다고
미안하다고 죄송하다고 사과사과...
그래 친구끼리 싸우지 말아야지...근데 이젠 울지좀 마라 170cm 다 된 녀석들이 코흘리면서 울면 좀 보기 그렇당....
Ep3. 이건 내가 아냐!
졸업사진 촬영이 끝난지 오래..
스튜디오에서 선작업한 사진으로 방과후에 생기부 사진 교체를 위해
사이즈조절작업하던 중
몇몇 아가씨들 집에 안가고 내 곁에 맴맴 고추잠자리 떼처럼 돈다.
그리고 모니터 속 사진을 보더니
"악 선생님 저 너무 못 나왔어요ㅠㅠ영희는 예쁘게 나왔는데 전 왜 이래요? 뽀샵하나도안해줬나봐요 엉엉 ㅠㅠ"
얘야...사진 속 니 얼굴 톤 밝아진 거 봐라...
여드름 없어진 거 봐라...
포샵한 게 저 사진이다...
그리고 사진이나 실물이나 똑같아
도찐개찐....
왜 여학생들은 모든 사진 속 자신의 모습들을 부정하는지 이해한다 나도 여자이니..^^
Ep4. 축구는 나의 모든 것
한창 스포츠클럽의 일환으로 반별 남학생 축구 대결이 펼쳐지던 11월
고놈의 축구가 뭔지
점수에 울고 불고 난리다...
그리고 몇반이 반칙을 했녜 애들이 비매너녜
하소연...
심지어 눈이 오는 12월에도 그들의 축구 열정은 꺼지지 않는다.
운동장에 눈이 잔뜩 쌓여 있다보니 미끄럼의 위험이 있어
체육 금지를 선포하였다.
그랬더니 점심시간에 그리 좋아하던 점심밥도 대충 들고
운동장에 나가 어디에서 꺼내 왔는지 아직까지도 모를 큰 빗자루로 일렬로 서서 나름 규모있게 눈을 쓸던 그대들...
8년뒤에 새벽부터 의무적으로 할 걸 왜 벌써 하니...
하지만 그대들이 있어 우리나라의 축구 미래는 밝다오.
Ep5. 선생님 연세가...?
한창 선생님의 나이가 궁금한 우리아이들
자신들은 백마띠라며 선생님은 무슨띠냐고 묻는다.
내 나이 알아내서 뭐할라고 뭐할라고?
-기린띠
라고 답해주면 세상만사를 잃은 표정으로 아쉬워한다.
어느 날 2002년 월드컵 얘기를 하다가
한 여학생 왈,
선생님은 몇 살때 2002 월드컵 보신 거예요?
-내가 거기에 넘어갈 줄 아느냐?
이럴 땐 나도 질문하는 게 상책
-너흰 몇살이었니?
근데 우리아이들은
아직 태어나기 전이었어요....
뭐 태어난 애들도 눈 제대로 못 뜰 때였네요...
이렇게 내나이 추측이 끝나나 했다...
하지만 의지의 한국인다운 우리아이들
선생님이 초등학생때 월드컵을 본 건지 중학생때 본 건지 끈질기게 묻는다.
-그런 걸 알고 싶은 열정으로 문제 하나 더 풀자! 112쪽 문제 다 풀어.
왜 아이들은 선생님 나이에 집착하는 걸까...어떠한 책을 뒤져봐도 그 해답을 구할 수가 없다...
Ep6. 우리 선생님은 천재야
우리아이들은 내가 뭔가 좀 특이한 일을 하면 열렬한 물개박수와 함성을 선사한다.
예를 들어,
바닥에 굴러다니는 우유곽을 10m 떨어진 우유상자에 던져 우연히 넣었을 때
우리아이들의 리액션은 가히 세계최고!
한자쓰기 숙제 검사하다가 아이도 깜빡하고 넘어간 빈칸을 발견하면
우왕 우리 선생님은 레이져 눈을 갖고 계셔
참 별거 아닌 일에
아이들은 나를 천재로 만들고
감탄하며 감동받는다.
Ep7. 오~감언이설이여
우리아이들
사회생활 잘 할 듯하다.
뭔가 공부가 아닌 다른 걸 하고 싶을 때
숙제다 너무 많다 싶으면
설탕 아닌 꿀 바른 얘기들을 늘어 놓는다.
"오늘 눈부셔서 칠판을 볼 수 없어요. 선생님때문에 칠판으로 빛이 반사 돼요"
"선생님 쪽에서 자꾸 빛이 나서 집중을 할 수가 없어요"
"저흰 행운아예요. 아름다운 선생님을 만났잖아요"
하....나도 사람인지라 가끔은 그런 달콤한 말에 무장해제....
-사회생활 잘 할 너희들 뭐하고 싶니?^^
===========================
아이들 덕에 매우 즐겁고 행복한 나날이 계속 되어요. (물론 힘들 때도 있습니다...)
근데 이 날도 얼마 남지 않아서 조금은 섭섭하고 서운하고 요녀석들을 어찌 떠나보내나 막막합니다.
우리 귀요미들
어른들에게 정중하게 대할 줄도 알고
자신들의 진로 및 성적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고민도 하며 힘든 시간을 보내는
나름 안쓰러운 아이들이에요.
(평일에 저녁을 9시에 먹는대요...원치않은 학원때문에...)
그러니 우리 아이들
초딩이라고 너무 무시하지 말아주시고 안좋은 얘기 하시지 말아주세용^^
아이들은
어른들이 자신들을 초딩이라고 부르고 무시할 때 가장 슬프고, 해야할 게 많지만 얼른 나이를 먹고 싶다고 생각한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