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자작곡들 클라스..

ㅇㅇ2014.12.23
조회26,367

아이유가 최고의 싱어송라이터다! 뭐 이런 의미는 절대 아니고, 자작곡 찾아보다가 아이유 나이가 새삼 와닿아서 써봄.


아이유 자작곡들은 의외로 기본정서가 되게 우울한게 많은데, 우울함을 마냥 어둡지 않고 맑게 표현해내는 능력이 탁월한 거 같음.




1. 무릎

모두 잠드는 밤에
혼자 우두커니 앉아
다 지나버린 오늘을
보내지 못하고서 깨어있어

누굴 기다리나
아직 할 일이 남아 있었던가
그것도 아니면
돌아가고 싶은 그리운 자리를 떠올리나

무릎을 베고 누우면
나 아주 어릴 적 그랬던 것처럼
머리칼을 넘겨줘요

그 좋은 손길에
까무룩 잠이 들어도
잠시만 그대로 두어요
깨우지 말아요
아주 깊은 잠을 잘 거에요

조용하던 두 눈을 다시 나에게 내리면
나 그때처럼 말갛게 웃어보일 수 있을까

나 지친 것 같아
이 정도면 오래 버틴 것 같아
그대 있는 곳에 돌아갈 수 있는
지름길이 있다면 좋겠어

무릎을 베고 누우면
나 아주 어릴 적 그랬던 것처럼
머리칼을 넘겨줘요

그 좋은 손길에 까무룩 잠이 들어도
잠시만 그대로 두어요
깨우지 말아요 아주 깊은 잠을 잘 거에요

스르르르르 스르르 깊은 잠을 잘거에요
스르르르르 스르르 깊은 잠을







2. 드라마


나도 한때는 그이의 손을 잡고
내가 온 세상 주인공이 된 듯

꽃송이에 꽃잎 하나하나까지
모두 날 위해 피어났지


올림픽대로 뚝섬 유원지 서촌 골목골목 예쁜 식당

나를 휘청거리게 만든 주옥같은 대사들 


다시 누군가 사랑할 수 있을까
예쁘다는 말 들을 수 있을까

하루 단 하루만 기회가 온다면
죽을힘을 다해 빛나리

언제부턴가 급격하게
단조로 바뀌던 배경음악

조명이 꺼진 세트장에
혼자 남겨진 나는

단역을 맡은 그냥 평범한 여자

꽃도 하늘도 한강도 거짓말

나의 드라마는 또 이렇게 끝나

나왔는지조차 모르게 끝났는지조차 모르게





3. 금요일에 만나요

월요일엔 아마 바쁘지 않을까
화요일도 성급해 보이지 안 그래
수요일은 뭔가 어정쩡한 느낌
목요일은 그냥 내가 왠지 싫어

우~ 이번 주 금요일
우~ 금요일에 시간 어때요

주말까지 기다리긴 힘들어
시간아 달려라 시계를 더 보채고 싶지만

일분 일초가 달콤해
이 남자 도대체 뭐야
사랑에 빠지지 않곤 못 배기겠어
온 종일 내 맘은 저기 시계바늘 위에 올라타
한 칸씩 그대에게 더 가까이

우~ 이번 주 금요일
우~ 금요일에 시간 어때요
딱히 보고 싶은 영화는 없지만
딱히 먹고 싶은 메뉴는 없지만

주말까지 기다리긴 힘들어
시간아 달려라 시계를 더 보채고 싶지만

일분 일초가 달콤해
이 남자 도대체 뭐야
사랑에 빠지지 않곤 못 배기겠어
온 종일 내 맘은 저기 시계바늘 위에 올라타
한 칸씩 그대에게 더 가까이






 

4. 싫은 날

키 큰 전봇대 조명 아래
나 혼자 집에 돌아가는 길
가기 싫다 쓸쓸한 대사 한 마디

점점 느려지는 발걸음
동네 몇 바퀴를 빙빙 돌다 결국
도착한 대문 앞에 서서 열쇠를 만지작 만지작

아무 소리도 없는 방 그 안에 난 외톨이
어딘가 불안해 TV 소리를 키워봐도

저 사람들은 왜 웃고 있는 거야
아주 깜깜한 비나 내렸음 좋겠네

텅 빈 놀이터 벤치에 누군가 다녀간 온기
왜 따뜻함이 날 더 춥게 만드는 거야

웅크린 어깨에 얼굴을 묻다가
주머니 속에 감춘 두 손이 시리네

어제보다 찬 바람이 불어 이불을 끌어당겨도
더 파고든 바람이 구석구석 춥게 만들어

전원이 꺼진 것 같은 기척도 없는
창 밖을바라보며 의미 없는 숨을 쉬고

한 겨울보다 차가운 내 방 손 끝까지 시린 공기
봄이 오지 않으면 그게 차라리 나을까

내 방 고드름도 녹을까 햇볕 드는 좋은 날 오면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