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사랑 유령 (68)

시간공작소2004.01.05
조회365

68.

"아저씨 괜찮으세요?"

"아~ 선영이구나... 우리 승미는?"

"저기 있어요..병원으로 옮길려구요..그런데 아저씨도..."

"나는 괜찮다..누구냐? 우리승미를 구해준 사람이..?"

"저기 서희언니 아니 고수오빠요.."

차승태는 옷을 똑바로 하고 서희에게 고개를 숙여서 크게 인사를 하면서

"고맙습니다. 이 은혜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서희는 당황해서 손을 젓으면서

"아..아니에요..별로 한것도 없는데요..뭐.."

"그러면 이제부터 여기는 제가 맡겠습니다.
미안하지만 선영아 승미 좀 부탁한다."

"네에 아저씨 저도 지금 같이 갈께요.."

서희는

"저는 아직 찾는 사람을 못찾아서..."

차승태는 다시 한번 서희에게 꾸벅 고개를 숙여서 인사를 하고
독사가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독사... 마지막으로 너가 죽기전에 진실을 말해주마. 난 너희형을 죽이지 않았다.
너희 형을 죽인것은 지금 흑룡파를 맡고 있는 보스의 농간이다.
너가 쿠데타에 실패하고 쫓겨다니고 그래서 내쪽으로 사람들이 더 많이 몰려들자
자신의 입지가 작아지는게 불안해져서 너의형을 죽이고 그것을 나한테 뒤집어
씌워서 서로 싸우게 만든거다.
그동안은 돌아가신 분의 부탁 말씀도 있고 또한 그분의 자제이고 해서 참고 있었지만...
이제는 그럴필요가 없는것 같다."

"흥~ 그걸 믿으라고 하는 소리냐? 너같으면 믿겠냐?"

"믿던 말던 그건 너 자유이고 나는 사실을 말했다."

"쯧쯧 차승태도 한물갔구나...그런 거짓말이라도 해서 살아볼려고 하는군...그러나
살려둘수는 없지...애들아 쳐라.."

독사의 부하들은 사시미를 들고 달려들자 차승태의 부하들도 칼을 뽑아들고 맞대응했다.

차승태는 왼쪽팔을 접었다 힘껏 펴자 착~ 하고 끝이 뾰족한 폭이 얇은 칼날이 4개가
부채모양으로 쫘악 나왔다.
전에 독사에게 찔린 왼손이 아직 다 낫지 않아서 대신해서 준비한것이었다.
오른손에는 천하일검이라는 초연검을 뽑아들었다.
피를 먹고 산다는 초연검을 여기서 보다니 마스터는 속으로 아연질색을 했다.
전설처럼 떠돌던 검인데...아마도 젊은시절에 무예수련을 위해서
전세계를 떠돌던적이 있었는데 그당시에 구한것이리라.

초연검..
평소는 그냥 종이마냥 팔랑팔랑하는 검이라서 허리띠처럼 찰수도 있는데
이상하게 검에 피만 닿으면 빳빳해지고 점점 그 강도가 강해지는데..
세상에 베지못하는 금속은 없다는 초연검...

차승태의 왼쪽 눈은 부어서 한쪽 눈이 안보이는 상태였다.
한쪽눈으로만으로는 원근감이 없기때문에 실전에서는 상당히 위험하다.
그런사실을 누구보다 잘알고 있는 차승태는 왼쪽눈두덩이를 칼로 베어서
피를 빼냈다.
그리고 왼손의 칼날과 초연검의 칼날을 엑스자형태로 대고 있다가
버팔로처럼 앞으로 튕겨나가면서 독사의 부하들을 인정사정없이 베기 시작했다.
마치 붉은 살인귀처럼..

후문쪽에서도 차승태의 부하들이 들이닥쳐서 양쪽에서 공격을 하자 당황한 독사는
블랙스타에게 도움을 요청하자 그동안 지켜보고 있던 블랙스타들의 팀원들이
투입되었다.

그러자 그동안 차승태쪽으로 기울던 승세가 블랙스타의 투입으로
한순간에 역전이 되었다.
차승태의 부하들은 블랙스타의 칼날에 하나둘 쓰러져갔다.
하긴 어디 상대가 되겠는가?
개개인이 하나의 살인무기처럼 다져진 그들인데.....

차승태는 부하들의 희생이 늘어나자 다급한 마음에 소리쳤다.

"물러나 다들 물러나..."

창고안쪽까지 들어갔다가 이제는 창고 입구까지 물러나게 되었다.
입구양쪽은 벌써 독사부하들이 장악하고 틀어막고 있는 형국이라서
독안에 갇힌 쥐처럼 어느쪽으로 도망갈수 방법은 없었다.
그렇다고 입구쪽을 뚫겠다고 덤비면 등뒤쪽에서 블랙스타의 공격이 들이닥칠텐데..
난감한 상황이었다.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서희는 도와줄려고 갈려고 하는데
이때 입구쪽에서 비명을 지르면서 독사부하들이 쓰러지고 길처럼 반으로 뚫리고
그길로 4명이 걸어왔다.

빅5중에 4인방이였다.

"오라버니는 이렇게 좋은 빅매치가 있으면서도 연락도 안하우?"

"미안하다..막내야"

막내 연화
빅5중에 유일한 여자이고 주무기는 수리검(=표창)과 채찍..
표창은 눈을 감고도 한번에 여러개를 던져도 원하는 곳에 번개같이 날아가서
한치의 오차도 없이 꽂힌다.
연화가 사용하는 채찍은 보통채찍이 아니라 촘촘이 작은칼날이 박혀있어서
만일 팔에 채찍이 감겼다가 풀리면 그자리에 살점이 다 떨어져나가서
자신의 뼈를 볼수 있다.

"형님 정말 섭섭합니다."

"사정이 그렇게 됐다. 미안하다. 넷째야"

넷째 바우
주무기는 사방도끼
마치 대형도끼네자루를 붙여놓은것 처럼 생긴 무기인데 무게도 엄청나서
보통사람은 들고 있기도 힘든데 젓가락처럼 다룬다.
정말 살짝 스쳐도 사망이라는 농담이 사방도끼앞에서는 진담이 된다.
또한 바우의 힘이 워낙 장사라서 따로 무기없이도 힘만으로도 충분한
무기가 될정도이다.

"아우님 그동안 연락도 없어서 많이 걱정했네."

차승태는 고개를 깊이 숙이면서

"심려를 끼쳐드려서 형님들께 면목없습니다."

둘째형 쟈칼

쌍창의 대가.. 쌍창이라고 해서 양손에 각각 하나씩 단창으로 사용할수도 있고
이어붙여서 장창으로 사용할수 있어서 공격반경이 엄청 넓고 워낙 변화무쌍해서
언제 어떤식으로 공격이 들어올지 모르므로 적이 된다면 피하고 싶은 상대이다.

첫째형 무영

따로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극비리 전해내려오는 무영비룡각이라는
궁중호위무예의 달인.
따로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주위에 모든 물건을 무기화 시킨다.
예를들면 주머니에 동전이 있다면 그것을 튕겨서 총알처럼 날릴수 있다.
또한 발차기는 어느각도에서도 발차기가 가능하고 정확하게 급소한방으로 끝내버린다.


사실 빅5에서 누가 가장 잘하는가는 의미가 없다.
고수가 고수를 알아보는것처럼 정상에 있는 사람은 정상을 알아보기때문에
굳이 싸우지 않고 나이순으로 형님 아우를 갈랐다.
그동안 중간에 있는 차승태가 주도해서 종종 모임도 갖고 했지만 이렇게
실전에 빅5가 모이는 경우는 한번도 없었다.

첫째 무영이 차승태에게

"아우님 그동안 무예연습은 많이 했는가?..."

"죄송합니다. 형님 은퇴하고 바쁘다는 핑계로 많이 나태해져서..."

"그러면 쓰나? 무예연마는 꾸준히 해야지..
아우님 언제 나하고 한번 대련해야지.."

"제가 실력이 미미해서 형님상대가 되겠습니까?"

"지나친 겸손은 교만일쎄...일정리되면 한번 내려오게나.."

"네에 잘알겠습니다. 그때 많은 사사 부탁드리겠습니다."

연화는 샐죽해져서

"뭐야?..첫째오라버니는 매날 셋째 오라버니만 챙겨주시고
연화는 언제나 챙겨주실라우.."

무예에 유달리 열정이 많아서 배우고자 하는 욕심이 많은 막내가 귀여워 보였는지
첫째 무영은

"허허허..알았다..너도 오거라.."

넷째 바우도 슬며시

"형님도 저도 가도 됩니까?"

둘째 쟈칼도 가고자 하자는 의사를 나타내자

"그래 다들 오거라..허허허..."

이들의 대화만으로 본다면 이곳이 피바람이 부는 현장이라고 볼수있겠는가?

그러나 단한사람 마스터는 앞으로 닥쳐올일을 걱정했다.
그것이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블랙스타 인원의 절반정도가 빅5에게 달려들었다.

막내 연화의 채찍이 날라서 목에 감겼다 풀리자 목에서 피가 분수처럼 솟으면서
그자리에 쓰러졌다.
넷째 바우의 사방도끼가 춤을 추자 상대방의 머리가 바스러지고
차승태의 초연검은 정확하게 상대방의 목을 정확하게 꿰뚫었다.
그리고 쟈칼형님의 쌍창은 멀리 떨어진자의 심장을 관통하고 첫째 무영형님의
눈에 보이지 않을정도의 빠른 발차기가 급소를 가격하자 썩은 고목 넘어지듯
그대로 쓰러졌다 .

순식간에 블랙스타의 절반이 사라졌다.

마스터는 눈을 질끈감았다.
불길한 예감은 항상 적중한다는 말처럼....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

이에 사기가 오른 차승태의 부하들은 독사의 부하들을 맹렬하게 공격하기 시작했다.

블랙스타도 독사의 부하들도 차츰차츰 밀려서 패색이 짙어지자
독사는 고개를 도려서 어떻게 해보라는듯 마스터를 쳐다보았지만 마스터에게도
뾰족한 대안이 있으리 만무하였다.
마스터의 지금의 심정은 차승태의 앞에 무릎이라도 꿇고 블랙스타의 팀원들의
목숨을 구걸이라도 하고 싶었다.
남들은 블랙스타 사람들을 보고 냉혈인이니 인간백정이니 하여도
그들이 왜 목숨을 걸고 용병이되어서 싸우는지 마스터는 너무나 잘알고 있었다.
그들 안에는 푸른슬픔이 흐른다.

마스터는 차승태 앞으로 나와서

"차승태..
다른사람들은 다 물리고 나랑 일대일 단판승부하자..
그래 내가 지금와서 이렇게 말하면 너무도 뻔뻔한것이라는것도 잘안다.
하지만 이게 내가 할수 있는 마지막일이다.
만일 내가 이기면 우리 블랙스타팀원들을 그냥 보내줘라...
그리고 너가 이기면 내목을 내놓으마.."

블랙스타 팀원들은

"마스터님"

차승태도

"형님..이러지 마십시요..제가 형님에게 어떻게 그렇게 하겠습니까?
그냥 가십시오.."

"아니다.. 모든것에는 시작이 있다면 끝도 있는거다. 칼을 잡아라..차승태.."

"형님..저는 그렇게 못합니다."

"차승태...살아오면 오늘처럼 비참해본적은 없다. 더이상 나를 비참하게 만들지말고
칼을 들어라."

"형님..."

"예나지금이나 고집은 여전하구나..여기서는 형이니 동생이니가 아니라
한사람의 칼잽이로 목숨을 걸고 승부를 하는거다.
너가 공격을 안한다면 내가 먼저 간다."

마스터는 바닥에 있는 대검을 잡고 그대로 차승태의 얼굴로 팔을 뻗자
칼날이 빰을 약간 스치면서 가느다란 붉은줄을 만들고 곧 빰을 타고 피가 흘렀다.
차승태는 가만히 서서 슬픈눈으로 마스터를 한참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천천히 칼을 집고

"형님 죄송합니다."

"승부에서 그런말은 없는거다.."하고 다시 마스터의 칼이 허공을 나르자
차승태는 그칼을 막아냈다.
쨍~ 쨍하는 소리가 창고가득히 들려오고 창문사이로 얼핏 들어오는 빛으로
마치 두마리의 흰나비가 허공위에서 붙었다가 떨어졌다가하면서
춤을 추는듯 보였다.
창고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숨을 죽이고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처음에 차승태는 대충하다가 지겠다는 생각으로 임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승부의 한가운데속으로 빠지게 되었다.
빅5의 첫째형님인 무영은 엷은미소를 띄우면서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면
보고 있었다.
그러길 한시간쯤 되자 둘은 지친듯이 거친숨을 고르면서 잠시 멈추었다.

그렇다가 갑자기 마스터가 차승태의 심장을 향해서 팔을 쭉 뻗자
차승태도 반사적으로 팔을 뻗었다.
차승태의 칼은 마스터의 가슴팍에 꽂히고 마스터의 칼은 차승태의 옆구리를 통과해서
등뒤에서 찌르려고 달려드는 독사부하의 가슴팍에 꽂혔다.

처음에 어리둥절하던 차승태도 정신을 차리고 마스터쪽으로 달려가서

"야~ 뭐해 빨리 병원으로 모셔..."

마스터는

"승태야..그만둬.. 나는 틀렸다. 쿨럭~"
기침소리와 동시에 피를 토하면서

"그래도 난 행복하다... 내 마지막 상대가 너라서..."

"형 미안해.."

"한가지 빚은 갚았는데... 그런데 또 한가지 빚을 져야겠구나...
승태야~ 우리애들 부탁한다.."

차승태가 고개를 끄덕이자

"고맙다..나는 너에게 형편없는 형에다가 형편없는 빚쟁이구나...
예전에 산속에서 쫓길때 너가 나를 둘러메고 산을 넘었을때 기억하냐?
그때 의식이 혼미하면서 웅얼웅얼 낮은소리도 노래하던 너의 목소리를
아직도 기억한다."

차승태는 눈물을 훔치면서

"형은 별걸 다 기억하네."

"돌이켜보니깐 참 고단하게 살았네...한번도 마음놓고 자본적이 없었는데...
이제는..."

마스터의 손이 힘없이 떨구어졌다.

"형...형..."
차승태는 소리쳐 부르면서 울음을 터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