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숙모가 너무 싫어요

익명2015.01.01
조회2,291
안녕하세요.
우선 방탈 죄송해요. 여기다가 쓰면 많은 조언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이렇게 몇글자 끄적여봐요.
항상 판 읽기만 하다가 처음으로 이렇게 글 써보네요.
모바일이라 혹시나 맞춤법 띄어쓰기 틀리더라도 너그러이 이해해주세요.

제목에서 말했듯 저는 외숙모가 너무 싫어요.
전 어릴때 부터 맞벌이를 하시는 부모님 대신 외할머니와 외삼촌들 손에 자라서 외가쪽 식구들에 대한 애착이 강해요.
특히 삼촌들 중에서도 막내 삼촌이 저를 유독 이뻐해서 항상 저를 어디든 데리고 다녔어요.
심지어 막내 삼촌이 결혼을 할때도 저에게 허락을 받을 정도로 삼촌이 딸처럼 이뻐했어요.
그런데 삼촌이 결혼을 하고 난뒤부터 저에겐 숙모라는 존재가 스트레스네요.


제가 숙모를 싫어하게 된 계기 중 하나가
숙모가 삼촌과 제 사이를 질투합니다. 여러가지 일들이 많은데 한가지만 말하자면
명절이나 가족 모임 같이 오랜만에 삼촌을 만나 제 방에서 둘이 얘기라도 하면 저를 따로 불러 삼촌이랑 둘이서 무슨 얘기를 했는지 캐묻습니다.
처음엔 저에게 관심이 많은 줄 알고 좋아했죠.
그런데 알고보니 질투를 하는거드라구요.
삼촌에게 울면서 저한테 잘하는거 질투 난다고 까지 했더라구요.
조카와 삼촌 사이를 질투하는게 말이 돼요?

그리고 두번째 계기는
학창시절 부모님 사업이 잘돼서 정말 부자라는게 이런거구나 싶을 정도로 부모님 덕분에 유복하게 자랐어요.
그런데 대학 들어가고 부모님 사업이 실패 하면서 집도 경매에 넘어가 빨간색 딱지로 도배되고 정말 힘들었어요. 지금은 많이 회복 했지만 그때는 정말 힘들었거든요.
그당시 할머니랑 저랑 둘이서 이곳저곳 조그마한 아파트를 알아보러 다녔었는데 어느날 부동산에서 저희 할머니께 전화가 오는거예요.
이유인즉 몇일전 며느리가 찾아와서 할머니께 이동네 아파트 절대 이사 못오게 해달라 했다는거예요.
시댁이랑 같은 동네 살면 이래저래 마주치고 피곤하다고............
저희 할머니 절대 시집살이 하고 그러신분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며느리들 힘들까봐 통화는 용건만 간단히.
시댁 방문도 안 피곤하고 시간 날때만 오라 하시구요.
명절 음식도 새벽에 일어나셔서 당신 혼자 다하시고, 며느리들 피곤한데 푹쉬고 명절 당일날 오라고 연락하시는 분이세요.
전 그걸 알기에 명절 전날 튀김은 무조건 제가 하구요.
그런데 시댁이랑 같은 동네 살면 이래저래 마주치고 피곤하다고 집을 주지 말라니요....
물론 몇일뒤 저희 할머니께 울면서 잠깐 미쳤었다고 무릎 꿇고 빌었지만
이게 며느리로써 할 도리예요?
전 그날 저희 할머니의 눈물을 처음 봤습니다.

그리고 세번째 계기는
숙모가 저희 할머니를 무시해요.
어른들 다같이 있을땐 정말 천사예요.
그런데 할머니랑 숙모 저 이렇게만 있을땐 정말 어른이고를 떠나서 뒷통수 때리고 싶을 정도로 할머니를 무시해요.
할머니 말 자르는건 기본이구요.
저희 할머니께서 성격이 쫌 급하셔서 뭐든지 빨리 빨리 하시거든요.
그럴때 마다 숙모는 저희 할머니보고 정신 없으니 제발 방에 들어가 있으라고 해요....
심지어 어떤 주제를 가지고 대화를 하고 있을때 저희 할머니께서 잘 못알아들으셔서 다시 물으시기라도 하면 어머닌 모르시면 그냥 가만히 듣고만 있으세요. 이럽니다.
저 있을때도 이러는데 둘이서만 있음 어떨지 상상만 해도 눈물이 나요.....
그래서 숙모 오시는 날이면 웬만하면 할머니 옆에 꼭 붙어 있어요.
혹시나 할머니께서 상처 받으셔서 또 혼자 눈물 흘리실까봐....

이런 숙모 아무도 모릅니다.
저는 이런 숙모의 모습을 어른들께 말하고 싶은데 할머니께서 못하게 하십니다.
멀쩡한 가정 늙은이 하나 때문에 틀어진다고..... 당신은 살날 얼마 안남았으니 자식들이 가정 잘 꾸려나가는거 그거 하나만 봐도 충분하다고......

전 숙모 얼굴만 봐도 표정 관리 안되고 싫어 미치겠는데 할머니는 무조건 괜찮다고... 못하는것 보다 잘하는게 더 많다며 스스로를 위로 하십니다.

할머니가 괜찮다 하시는데 제가 나서서 저보다 어른인 숙모를 나무라기도 뭣하고 무엇보다 제 말 하나 때문에 삼촌 가정이 틀어질까 걱정되구요...
저런 숙모 어떻게 해야할까요?



쓰다보니 길어졌네요.....
어디 말할곳도 없어 가슴속에 응어리져 앓고 있었는데
이렇게 익명의 힘을 빌려 글로 쓰고나니
속은 시원하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