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답답해서..

메모리즈2015.01.04
조회321

제 나이는 39살 입니다

 

몇달전부터 건망증이 심해져서 회사서 해고 된지도 5개월이 되어갑니다
비품을 사러갔다가 잊어서 그냥 돌아오기도 하고
가끔 뭐하러 나왔는지를 잊어서 멍하니 거리에 서있기도 합니다
아침에도 제 시간에 일어나지 못해 지각도 했으니
해고당하는게 당연합니다


회사를 찾으러 이곳 저곳 찾아다녔습니다
그런데 알고 지내던 사람들이 있던 곳으로 물어봤는데
회사말미에 지각하고 멍하고 그랬던 점이 안좋게 보였는지
가는 곳 마다 안돼더라구요
당연하다 생각합니다
회사라는 곳이 성실이 중요하니까요


결국 직장도 직장이지만, 올해초부터 두통이 심하고
소리도 잘 안들리고, 이명증상이 있어서
아마도 2년전에 자재가 넘어져서 머리를 부딪친적이 있는데
혹시 그때문인가싶어 병원에 가서 CT를 찍어보기로 했습니다
사고당시 아무렇지 않고 그냥 머리만 약간 찢어진 정도고
당시 엑스레이나 CT에 별 이상이 없었는데..
그때 이후로 제가 생활에 문제가 발생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특히 두통과 이명증상때문에
평소에 두통약을 자주 복용했습니다
단순 치매인 줄 알았는데..

 

제가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고 합니다

 

다행히 아직 퇴행성기억장애는 없지만
근래 주변에서 말하길 했던 얘길 왜 또하냐고 합니다
편의점에 들렀다가 계산하고 산물건을 놓고나와서
종업원이 불러서 들려주길 반복합니다
알츠하이머에 좋다고 해서 포도껍데기와 씨앗이 좋다길래
수시로 포도를 송이채 먹고 있고,
영지버섯을 차로 끓여먹고 있습니다
적는 습관을 들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내 손엔 항상 수첩이 쥐어져 있습니다
그러던 중 전날 마음먹고 적어놨던 수첩.. 약속등이
기억이 안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열쇠를 놓고나가 주인아저씨에게 가져와서 복사하고
가져다드리면서 만들어진 열쇠만 20개가 넘습니다

 

조금.. 조금 무섭습니다
내가 얼마전 한 얘기조차 기억못하고 잊어버린다는 것
수시로 물건을 잃어버리고 가끔 라면도 많이 태워먹었습니다
잘못하면 화재가 날 수도 있는데..

 

직장을 찾는 것 포기했습니다
가족에게도 알리지 않았습니다
딱히 치료제는 없지만,
관리만 잘하고 규칙적으로 노력하면 당분간은 일상생활정도는
할 수 있는 정도라고 해서요
다행히 말기가 아니니까..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물론 앞으론 더 심해질 수 있다지만.. 괜한 걱정끼치기 싫습니다
다만 언제까지 직장도 없이 버틸 수 있을지..

 

이제와서 다행이라 생각되는 것은
그나마 결혼이라도 안해서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만약 결혼이라도 해서 부인과 아이가 있었다면
아마 죽고 싶었을거예요

자식이 없어서 내딸같이 생각하는 내 조카도 기억못하고
부모 형제조차 몰라보면 어떡하죠..

 

마음은 저 아프다고 정말 많이 아프다고
말하고 싶고 기대고싶은데..
가끔 이러다 죽으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도 들어요
이렇게 혼자 외롭게 있다가 사고로 죽으면..
혹시라도 길거리 돌아다니다가 길을 잊어버리면..

그냥..그냥 좀 무섭고 외로워서..
조금 긍정적인 얘기라도 듣고싶어서요
쓰잘데기 없이 주절주절 길게 적은거 같네요
별말도 아닌거에 혹시라도 읽어주신분이 계시면

 

감사합니다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이 자기 조금 아프다고 조금 힘들다고

가슴이 답답해서.. 그냥 어디라도 털어놓고 싶었어요

세상에 힘든 사람들 많은데 겨우 이 정도에.. 핑계라니..
어떻게든 이겨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