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연애 후 이별.

man2015.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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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많은 생각이 난다.

너랑 같이 걷던 산책길, 강가, 여행 갔던 곳, 시간대 순서 없이 마구 마구 떠오르네. ㅋㅋ

 

고등학생 때 잠깐 사귀었다가 헤어지고 다시 연락왔을 때 내가 잡았던 거.

 

 

너 때문에 비행기를 20번도 넘게 타본 거.

 

 

비용 탓에 그렇게 많이 만나지도 못했지만, 한 달 혹은 두 달만에 얼굴 보는 것도 행복했던 그 때.

 

 

니가 서울에 올라와서 처음 일했을 때 겪은 고통.

 

 

그리고 다시 직장을 다니기 전 다녔던 대림에 있던 학원.

 

 

매일 같이 왔다갔다 했던 날들.

 

 

잠깐 알바할 때 사장한테 성추행당해서 내가 쫓아가서 겁 줬던 일도.

 

 

다시 직장을 다녔을 때 함께 했던 날들.

 

 

빼빼로데이때 내가 선물했던 빼빼로 모양 인형.

 

 

내가 학교 앞에서 자취했을 때 일에 찌들어서 피곤한 몸에도 같이 와서 있어줬던 거.

 

 

어떻게 그 좁은 공간에서 우리가 같이 있었을까 진짜. ㅋㅋㅋㅋ

 

 

니가 다시 이직하고 힘들었을 때도.

 

 

너네 상사때문에 니가 많이 힘들었을 때도.

 

 

내가 시험 공부 탓에 자주 못 만나는 와중에 가끔이라도 만나서 행복했을 때도.

 

 

내가 입시에 실패해서 나약해져 너의 한숨을 만들었을 때도.

 

 

그 모든 곳에 너랑 내가 함께 있었다.

 

 

니가 마음이 떠났을 때 마지막으로 같이 있었던 일주일동안 정말 지옥과 천국을 오가는 기분이 들었어. 같이 있는거 자체로는 천국인데, 니가 마음이 떠난 걸 볼 때마다 지옥이었으니까.

 

 

이제 이만큼 잡았으면 됐다. 이제 놓아주자.. 하고 널 놓고 나서도 후회 정말 많이 했었다. 더 잡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가 아니라, 니가 날 포기한 이유에 대해서 알 수 있었으니까.

 

 

난 너랑 연애했던 6년 동안, 정말 변하지 않았다는 게 그 이유였을거다. 사랑은 변하지 않아야 되는게 당연한 거라 제외하고, 외모나 꾸미는 거, 널 만날 때 전혀 신경쓰지 않는 듯한 옷차림, 니가 2년 동안 제발 치료좀 하라고 했던 내 치아, 니가 친구랑 놀 때 찌질하게 굴었던 거, 그냥 나에 대한 모든 것들.

 

 

난 그동안 널 신경쓴다고 했었지만, 최선을 다해서 널 사랑했지만, 널 위해서 날 신경쓰진 못했다. 넌 그래도 이런 나를 많이 사랑했지만, 우리 둘이 연애하는 동안 니가 바라는 대로 나는 변하지 못했다. 바보같아서 난 이제야 깨닫게 되었다. 다시 너랑 사랑할 수 있다면, 난 나를 전부 다 바꿔 버릴텐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되었지만, 난 그래도 이제 니가 바라는 대로 변해 보련다. 내가 너를 다시 만날 때 누가 뭐래도 난 니가 봤던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어 있을 거다. 대학원도 당연히 붙을거고. 좀 더 날 위해 더 신경쓸거다.

 

 

그래야 니가 돌아올 때 좀 나아졌구나 하고 웃을 수 있을테니까.

내가 그렇게 해야만 니가 돌아올 수 있다고 내가 믿을 수 있을테니까.

 

 

너랑 만났던 마지막 날, 그러니까 어제지. 이런 얘기들을 너한테 했다. 더 나아질거라고. 너는 기대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다시 돌아올 거라고 했다. 내가 계속 기다린다면.

 

 

그래. 내 변한 모습 멀리서만 보지 말고 내 옆에 돌아와서 봐라. 그리고 얼마나 나아졌는지 봐라. 난 아직도 너무 아프지만, 그래도 아픈거 잊고 더 나아질 수 있도록 노력해 볼게. 그리고 니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릴게. 빨리 그 날이 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