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에 간섭이 심한 남편

더라비2015.01.09
조회141,124

안녕하세요. 30대 초보주부에요.
맞벌이 하다가 애기 낳고 퇴사했구요. 애기는 2개월 입니다.
직장 다닐때는 시간이 없어서, 아기낳고선 육아때문에
살림을 많이 못해봐서 완전 초보 주부입니다.
모든것을 인터넷에 의지하지요 ㅋㅋ
신랑은 직장이 자유로워 집에서 일할 때가 많아
살림에 손을 많이 댔구요. 결혼전부터 능숙했어요.

1. 어제는 섬유유연제를 사려고 하니 못사게 하면서 구정 때 시댁에 가서 가져오쟤요.
시댁에선 쌓아두고 안쓴다구요.
구정이 한달이나 남았구만..

2. 같이 장보러 마트가면 가격표에 100 g당 얼마인지 써있잖아요. 그런걸 일일히 보고 가장 싼걸로 사요.
신랑은 다 똑같다고 하는데 저는 왠지 맛도 떨어지는 거 같거든요.. 예를 들면 비엔나 같은건 저가 상품이 맛이 없더라구요.
크리넥스도 마찬가지에요. 저는 집에 놓는 거니까 이쁜 그림이나 패턴이 그려진 걸 사고싶은데 신랑은 가장 싼걸로 사요.
휴지가 거기서 거긴데 왜 굳이 비싼걸 사냐구..
그래서 사는거 보면 거의 마트에서 나온 저가 기획 상품...

3. 하루는 올리브유가 필요해서 사왔는데 신랑이 보고선
집에 있는 포도씨유 써도 되는데 뭐하러 샀냐구...
하루는 식용유가 떨어져서 사왔더니 찬장 깊숙한 데에서 식용유를 꺼내면서 있는데 샀다구.. 이젠 자기한테 물어보고 사라네요.. 식용유 있는건 신랑이 예전에 정리해둔거라 전 몰랐구요..
올리브유나 포도씨유가 혼용해도 되는건지 몰랐어요.
그 이후로 물어보고 삽니다...
그리고 제가 살림같은거 하나만 사둬도 귀신같이 압니다. 작은 절구 하나만 사도 절구 샀네??? ㅡㅡ...

4. 냉장고 사정을 저보다 더 잘 알아서 저녁 메뉴를 정합니다. 예를 들면
냉장고에 근대 오래됐던데 근대된장국 해먹자.. 버섯 오래됐으니 그것도 같이 넣어..
냉동실에 꽁치 오래됐으니 꽁치찌개 해먹자. 물러가는 파가 있으니 그거 다 써..
파는 썰어서 왜 냉동실에 얼려놨어? 이러면 맛이 떨어져. 화분에 심어놓고 그때그때 잘라쓰자..
네... 지금 화분에 파 심어서 씁니다 ^^

5. 방마다 휴지통이 하나씩 있는데요. 저는 그중 하나의 휴지통이 꽉 차면 그때 모든 휴지통을 다 비워요.
반면에 신랑은 휴지통이 반만 차도 모두 비워버려요.
그러면서 저한테 왜 휴지통을 안비우냐고 합니다.
제가 비우기전에 신랑이 비우니까 그런건데요.
진공청소기의 먼지주머니도 왜 생전 안비우냐고 뭐라고 합니다. 이것도 신랑이 다 차기전에 비우고 세척해요.

6. 빨래와 청소는 매일 해요.
지금은 애기 빨래때문에 그렇다치지만 둘이 살때도 빨래는 매일 했어요.
저는 2~3일씩 몰아서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데 신랑은 빨래바구니가 차는 꼴을 못봐요. 매일 세탁 돌립니다.
그런데 희한하게 널고 개는건 또 싫어해요.
그래서 널고 개는건 제 몫인데 매일 빨래를 돌리니 매일 저에겐 빨래 미션이 생겼네요. ㅡㅡ
설거지도 마찬가지... 밥먹고 바로 해야 해요.
그나마 이건 제가 피곤하다고 난리쳐서 이제 좀 쌓아둬도 뭐라고 안하고 신랑이 해버리네요..
제가 요즘엔 신경쓰여서 바로 하려고 노력합니다.
신랑이 설거지 쌓인거 신경쓰고 있겠지 하는 생각때문에 신경쓰여서요. ㅡㅡ

7. 인터넷 쇼핑을 하면 택배 박스가 생기잖아요. 전 현관에 뒀다가 나갈 일 있을 때 들고나가서 분리수거해요.
하루는 나갈 일이 없어 3일을 그냥 뒀는데
신랑이 퇴근하고 들어오며 왜 바로바로 버리지 않냐며 화를 내더군요. 박스가 많이 쌓인 것도 아니었어요.
작은 박스 2개 ㅡㅡ

8. 요리에도 훈수를 둬요. 예를 들어 감자볶음을 해주면 여기엔 고춧가루가 들어가야 한다며 고춧가루를 넣으려고 해요. 저는 그냥 하얀 감자볶음이 좋은데..
오늘은 청국장에 계란찜을 해주니까 청국장엔 계란 후라이가 궁합이 맞는다나... 밥 비벼먹음 맛있다고..
육개장은 싱겁다며 고춧가루 풉니다.
그냥 좀 주는대로 먹지... 자기 방식대로 먹으려 해요.
요리를 나보다 잘하니 더 그래요.
님들 그럴 땐 니가 해먹어 소리 나오시죠?
근데 전 못해요. 신랑이 실제로 자기가 해먹는게 많거든요...

더 세세하고 많은데 여기까지 쓸게요.
남들은 신랑이 잔소리해도 좋으니 집안일 좀 도와줬음 좋겠다고 하는데 전 스트레스거든요.
신랑도 자기같은 남편 없다고 큰소리구요.
물론 도와주는 건 고맙긴 한데...
잔소리와 간섭을 안했으면 좋겠어요.
내가 시키는 집안일 정도만 해주는 정도의 신랑을 바라는 건 욕심일까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