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분씩 12년간 찍어서 완성환 영화

검객2015.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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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후드(Boyhood)

2014년 미국영화

감독 : 리처드 링클레이터

출연 ; 엘라 콜트레인, 패트리샤 아퀘트, 에단 호크

로렐라이 링클레이터, 마르코 페렐라, 조이 그레이엄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감독상) 수상

 

 


우리는 많은 성장영화, 가족영화 그리고 서사극들을 보아 왔습니다.  그러나 '분장'이나
배우교체가 아닌 실제 한 꼬맹이가 6살부터 18살까지 연기를 하는 '한 편의 영화'는
본 적이 없습니다.  이런 영화는 만드는 것 자체가 매우 불가능한 프로젝트이지요.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은 십수년전 6살짜리 꼬마인 엘라 콜트레인과 또래나이의 자신의
친 딸을 캐스팅하여 영화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세월이 흐르고 12년의 프로젝트로 영화는 
완성이 되었습니다.  엘라 콜트레인 뿐만 아니라 누나역의  로렐라이 링클에이터, 그리고
엄마 아빠 역의 패트리샤 아퀘트와 에단 호크 역시 12년간 촬영에 임하며 같이 나이를
먹었습니다.  촬영을 시작할때는 어린 꼬마였던 두 소년 소녀는 영화가 완성될 시점에는
어엿한 '동료'가 된 것입니다. ​


2시간 40여분의 이 긴 영화는 12년간의 소박한 한 가족의 이야기를 잔잔히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영화에 출연하는 모든 배우들은 영화속 시간과 같이 실제로 나이를
먹어갑니다.   엘라 콜트레인은 6살짜리 메이슨도 연기하고 18살짜리 대학생 메이슨도
연기를 합니다.  이 얼마나 감동스러운 영화입니까? 잘 자라주어서 고맙고, 영화를
만들어주어서 고마운 그 자체입니다.  우리는 마치 타임캡슐을 열듯이 30대의 젊은
패트리샤 아퀘트와 에단 호크를 '2014년 신작영화'에서 구경할 수 있었고, 영화가
끝날 무렵 두 배우는 후덕한 중년이 됩니다.  분장이 아닌 실제 그 시대 그 모습
그대로의 출연,  마치 시대를 거슬러서 되새김질 하는 다큐멘타리처럼 '영화'라는
마술을 통해서 메이슨의 성장과정을 지켜보는 '160분'짜리 트루먼 쇼 입니다.


'좋은 영화' '위대한 영화'가 되기 위한 요소는 참으로 여러가지가 있는데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보이후드'는 만든것 자체만으로 이미 위대한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메이슨'이라는 한 소년의 이야기입니다.  미국 텍사스주에서 살아가는 메이슨과
그 가족의 소박한 이야기입니다.  영화의 오프닝은 6살짜리 아주 귀여운 외모의 남자아이
메이슨이 누워있는 장면입니다.  (영화의 포스터가 되기도 하지요) 메이슨은 위로 누나가
있고,  이혼한 싱글맘 엄마(패트리샤 아퀘트)와 함께 세 식구가 오손도손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말이면 아버지(에단 호크)가 데리러 오지요.

6살짜리 꼬마소년이 유아기를 거쳐, 소년기, 청소년기를 지나 18세 대학생이 되어가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는 동안 자연스럽게 키가 자라고 성인이 되어가지요.  그들의 부모는
30대 젊은 시절에서 40대 중년으로 역시 당연하고도 자연스럽게 늙어갑니다.


 

6살시절의 메이슨

 

 

메이슨의 가족, 엄마와 누나

 

 


영화의 내용은 지극히 소박하고 평범합니다.  미국에 사는 싱글맘 가족의 서민적

이야기입니다.  혼자서 두 아이를 키우며 벅찬 삶을 살아가던 엄마는 결국 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 친정엄마가 있는 곳으로 이사를 가고 외할머니가 아이들을
돌보는 시간에 대학을 다니고 석사학위를 받습니다.  그래서 대학에 강사로 나갈 수
있게 되지요.  백수였던 이혼한 남편은 알라스카에서 돌아와 주말마다 아이들을
만나러 오며 보험설계사 시험을 봅니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는 동안 엄마는
술주정꾼 교수와 결혼했다 다시 이혼하기도 하고 늘 그렇듯 서민의 힘겨운 삶을 살아
가는데 그런 와중에 메이슨과 누나는 무럭무럭 성장합니다. 

영화는 거의 '일상수다'같은 대사로 흘러가고
있고,  롱테이크로 한 씬을 잡아내기도 합니다.  보통의 영화들이 시대가 흘러갈 때
몇 년을 껑충 뛰곤 하지만 이 영화는 1년, 1년 조금씩 세월이 흘러갑니다.  메이슨도
아주 조금씩 자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엄마 아빠도 약간씩 늙어갑니다.  너무 귀여운
꼬마에서 앙증스런 초등학생에서 여드름 박사의 사춘기 소년에서 수염이 텁수룩한
18세 대학생까지 영화는 12년간의 메이슨의 성장을 압축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2시간 40분의 시간은 그래서 오히려 짧은 느낌이고, 5시간이든 10시간이든 얼마든지
늘려나갈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6살 꼬마소년이 자라면서 어떻게 성장하는지를 두시간
조금 넘는 시간동안 적나라하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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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사랑하며 성장하며 다투며 이해하며 그리고 그렇게 또 살아가는 이야기, 이게
영화 '보이후드'의 전부입니다.  리처드 링클에이터 감독은 이 '12년간'의 모험스런
프로젝트를 성공하여 한 편의 영화로 만들어 우리에게 가져다 바치고 있습니다.  이

'보이후드'는 오로지 12년이 지나야
자신들의 영화를 볼 수 있는 그런 길고 인내심을 요하는 프로젝트였습니다.  그런
세월이 지나는 동안 패트리샤 아퀘트와 에단 호크는 여전히 왕성하게 여러영화에 출연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들은 매년 조금씩 '보이후드'의 촬영을 진행했고,  매년
10분~15분 분량의 영화가 편집되었습니다.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은 한 가족의
소박한 이야기, 소년의 성장이야기를 실제 성장하는 모습 그대로 담기 위한 이
위대한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패트리샤 아퀘트에게 '앞으로 12년간 무엇을 할
것인가'물었고, 패트리샤 아퀘트는 흔쾌히 수락했다고 합니다.  촬영이 끝났을 때
패트리샤 아퀘트는 무척 아쉬워했고, 평생을 촬영하며 간직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이미 비포 3부작에서 리처드 링클레이터와 18년의 세월의 시간을 보여준 에단 호크는
30대에서 40대까지의 모습을 역시 자연 그대로 보여주면서 영화에 합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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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분장으로 20대 초반 청년에서 70대 노인의 역할을 한 배우가 무리없이 소화하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처럼 영화의 기술이 발달한 21세기,  느닷없이 
실제 모습 그대로 그 시대 그대로 보여준 12년간의 공을 들여 만든 이 '아날로그형'의
잔잔한 가족영화는 기술보다 자연스러움과 인간적인 것이 더 위대하다는 것을 보여준
감동의 영화였습니다.   해리포터 시리즈 7편이 완결되었을 때 느꼈던 '잘 자라주어서
고맙다'라는 생각.  이 영화에서 더 크게 느낍니다.  잘 자라주고 그래서 영화가 개봉될
수 있게 되어서 고마운 영화입니다.  '보이후드'는 21세기의 위대한 '아날로그 영화'
입니다.


(원글 출처: http://blog.naver.com/cine212722/220174743367)


[출처] 보이후드(Boyhood 2014년) 만든 것 자체가 위대한 영화|작성자 이규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