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라는 직업에 집착하는 어머니..제가 아직 철이 덜든걸까요?ㅠㅠ

제발2015.01.17
조회1,115

안녕하세요 주말부터 방금까지 엄마랑 대판싸운,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할 예정인 졸예자입니다..

 

이렇게 인터넷에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는데 너무 답답하고

 내가 괜히 피해의식이 있는건가 싶어 확인받고 싶어서 글을 씁니다.

몇분이 보실진 모르겠지만 현명한 조언이나 위로, 충고 모두 감사하니 의견 부탁드려요...

 

 

 

 

다름이 아니라 어머니께서 '약사'직업에 대한 로망이 크신듯 합니다.

 

저의 학창시절부터 대학입학까지의 배경을 설명해드리자면,

 

저는 고등학교때는 뭣도 모르고 엄마가 약사가 좋은 직업이라고 말 하니까 그런가보다 하고

애들이 뭐될거냐 물어보면 약사라고 하고 다녔던것 같습니다. 공부도 곧잘 하는 편이라 애들이 잘어울린다는 식으로 말해주었구요.

 

 그러나 수능에서 미끌어지는 바람에 약대는 커녕 그저 점수에 맞추어서 중상위권 인서울 컴퓨터공학과에 진학을 하게 됩니다...

(어머니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당시에는 과보단 학교가 중요하다는 식의 생각이었기 때문에 전혀 관심없던 과를 가게되었습니다..)

재수를 준비하고 있었지만 이정도 붙었으면 그냥 가라는 식의 집안의 분위기에 그러지 못한것이 아직도 한스럽긴 합니다. 용기가 없었던 저도 후회스럽고.. 여튼!

 

그렇게 1년을 보내고 과가 저와 정말 맞지 않았습니다..공부를 하기도 싫고, 해도 어려워서 따라가기가 어렵더라구요..

 

그래서 정말 힘들었었는데, 동아리 세미나 활동을 하면서 평소 관심있었던

식품영양에 관련된 발표를 자주 하게되고

(어렸을때부터 먹는거,요리 굉장히 좋아하고 영양쪽으로 관심이 많은 편이었습니다.이건 어머니께서도 인정.)

주변 친구들이 전과를 준비한다면서 같이 정보를 공유 하다보니 용기가 생겨서

식품영양학과로의 전과를 선택하였습니다.

(면접때 덜덜 떨었지만 교수님들께서 귀엽게 봐주셨는지 합격시켜주셨더라구요ㅠㅠ..)

 

그리고 나서 지금까지 정말 행복하게 학교생활했습니다.

친구들도 얼굴 폈다면서, 전과하고 나서 더 잘나가는 거 같다며 부러워하곤 했습니다.

 정말 배우러 학교가고싶은 기분이 어떤건지 알정도였으니까요.

전공이 재미있다보니 전공관련 대외활동도 찾아서 막 하게되고 학술제도 참여해서 상도타고.. 정말 전과한걸 나중에 제 자서전에 쓰고싶을 만큼, 신의 한수였다고 생각하며 감사히 학교를 다녔습니다.

 

진로도 고민끝에 영양사 쪽으로 굳힌 상태이구요. 정말 저랑 잘맞는 직업이라 생각됩니다.

 

문제는 취업시기가 점점 다가오면서 어머니께서 하시는 말씀이 저한테는 비수가 되어 돌아오면서

자신감도 떨어지고 제가 하고싶은 일에대한 자부심도 많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오늘 빵!터진거구요... 여태 쌓인것을 풀어보자면,...

 

 

 

 

1. 친척들 모임에서 " 약사하라고 이과 보내놨더니..ㅎㅎㅎ"

설날때 저렇게 말씀하시더라구요.

 

작은 엄마께서 "00이는 이과나와서 취업잘되겠어요그래도~"

근데 엄마께서 (그래봤자 식품영양학관데 뭘 하는 말투로)

 

"약사하라고 이과보내놨더니 뭔..호호.."

 

저런식으로 농담비슷하게 하시는데 기분이 팍 상하더군요.

여태까지 내가 하고싶은것을 찾으라던 그 모든 응원의 말들이 한순간에 가식으로 느껴지면서

한동안 충격에 빠졌습니다.

엄마가 제가 배우고있는 것을 저런식으로 폄하하여 생각하고 계셨다니 싶어서요..

그래서 몇일뒤에 차분하게 말씀드렸더니 처음엔 농담인데 뭘그러냐 하시다가

기분나빴을것같긴하다며 미안하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넘어갔구요.

 

2. "그런거 공부하기 싫으면 고등학교때 공부 열심히 했어야지ㅉㅉ"

 

이건 제가 10월에 위생사 면허 공부를 할때입니다. 10월이면 영양사 실습도 다녀온 상태이고

영양사가 천직인것 같다며 목표를 이룰 생각에 즐겁게 공부하던 시기입니다.

목표가 생겨서 정말 행복하다고 계속말하고 다니던 시기이기도 하고...

 

그런데 위생사 공부하면서 제가 그냥 우스게소리로  위생사 실기책을 보여드리며

(위생사 실기에는 위생곤충학이라고 해서 해충을 사진을 보고 구분할줄 아는 정도가 되어야하기 때문에 해충 사진이 많이 실려있습니다.)

 

"이거봐 나 이런것도 공부해야되 이읙ㅠㅠㅋㅋㅋ"

했더니 어머니께서 핸드폰을 하시며 정말 무심하게

 

"그런거 공부하기 싫으면 고등학교때 공부 열심히 했어야지ㅉㅉ"

 

하셨습니다. 너무나 무심해서 더 상처받았습니다..

 

 저는 그냥 영양사가 되려면 이런것도 알아야한다는 그런 자부심?에 자랑 비슷하게 한거였는데...

 어머니께서는 또 수준떨어지는 공부하고있단 식으로 말하시는 걸...로 들렸네요 저는..제가 피해의식에 잠긴걸까요?...

 

또 위생사 합격하고 나서 위생사 합격률 말해드렸더니 그게 그정도로 어려운시험이었어? 하시더니 다음에 하신다는 소리가..

 

"우리 사촌 00이는 5급 정도되는 공기업 준비한다던데.." 하시는거에요 정말 뜬금없이...

 

저는 이말 ...그수준 아니면 가만히 있어라로 들렸네요.

 

 

 

3. 이게 가장 최근에 상처받은 사건입니다.

"너도 돈대줄테니까 지금이라도 약사 공부해라"

 

제 동아리 친구중에 이번에 피트 3년째 준비해서 높은 점수 받은 친구가 있거든요.

친구말로는 전국100등안에 들었다고 해서 너무 신기해서 어머니께 말씀드렸습니다.

 

"내친구 이번에 피트 100등안에 들었데 짱이지!"

 

하니까 어머니께서 연신 한숨을 쉬시면서

부럽다..진짜 부럽다 계속 그러시는거에요. 한두번 듣다보니 짜증이 나서

 

"...미안해서 피트준비해야겄네;" 하니깐

정말 정색하시고

 

"진짜 정말로! 돈대줄테니까 해라 피트준비!"

 

 하시는거에요...

아니.....정말 충격먹었어요. 이때가 2014년 11월쯤이었는데 ..그때면

어머니께서도 제가 영양사 직업을 가지고싶어하시는걸 아시고 정말 하고싶어하는것도 아시고.

진로가 확정되었다는 것도 아실땐데. 다 필요없으니 이제와서라도 약사공부시작하라니...

 

정말 여태까지 제가 즐겁게 배웠던 공부가 뭐가되는건지... 부모님께서 고지식하셔서

여자나이 몇개월도 아깝다는 식으로 말씀하셔서 그 흔한 휴학도 못하고

전과했는데도 칼졸업하고 취업준비할 예정인데 ...

 

저렇게 진심을 담아서

다때려치고 피트하라고 하시니 화가나서 그러지좀 말라고 했고

옆에서 듣고 계시던 아버지께서도 뭐라고 하셨습니다.

얼마전에도 독서실에서 공부하면서 이때 사건이 생각나서 또 싸울뻔했구요..

 

 

4. "걔는 부모한테 효도하는거야"

이건 약사 관련된 이야기는 아니지만,

 어머니께서 자녀의 직업과 연봉을 부모를 위한것으로 생각하는것 같아서 써봅니다.

 

제 주변, 동생주변에 간호사로 일찍 취직해서 지금 일하고 있는데 정말 힘들다고 하더라 하는 식으로 동생과 이야기 꽃을 피우고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께서 빨래를 들고 지나가시면서

 

"걔는 부모한테 효도하는거야"

하셨습니다.

 

자녀가 생활이 어떻든 생각이 어떻든.. 뼈빠지게 일해서 돈만 많이 벌어오면 효도인가봅니다..

대학나오느라 일찍 취직하지 못한 제가 다 죄송스러워지더라구요.

 

앞으로 제가 하고 싶은 일이 돈은 많이 못벌지도 모르는 일인데 제 미래도 죄송스러워지구요.

참 말한마디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모든것들이 쌓이고 쌓여서 ..

제가 가지고 싶은 영양사라는 직업에 대한 자신감도 낮아지고

피해의식도 생겼습니다.

 

오늘도 면접이야기 하다가 어머니께서

 

"영양사가 그런거까지 필요한가?" 하시는 말에 발끈해서 따지다가

 

 예전 얘기 까지 나오고 엄마가 여태 했던 행동들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며 울고불고 난리쳤습니다.

 

엄마께서는 아직 철이 덜들었다며, 다 너를 위한말인데 왜그렇게 피해의식에 잠겨서 발끈하냐고 하시면서 그래 엄마가 다 잘못했다 /비꼬시는데...

저는 저게 정말 저를 위해서 하시는 조언같지 않네요.

 

그냥 어머니께서 주변에 자랑할만한 자녀 직업이 약사 인것같습니다. 아니 적어도 영양사는 아닌것 같습니다.  

여태까지 어머니의 언행으로 추측해보았을땐..그래서 더 화가 나는 것이구요.

 

어머니께서 응원해주시는 말들도 이젠 더이상 믿지도 않습니다. 속으로 저렇게 생각하고 계시는거 다 아니까 말이죠..

 

정말이지 제가 미쳐버린건지, 엄마가 너무하신건지 구분을 못하겠어서 긴글 올려봅니다..

 

제가 아직 철이 덜든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