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책감이 들어요. 어떻게 해야 될까요.

....2015.01.21
조회185

안녕하세요. 21살 여자사람인데요. 풀어놓을 곳이 없어서 여기에 쓸게요. 이야기가 좀 길지도 몰라요.

 

 

우선 저는 아빠랑 동생과 살고 있어요. 집 안 환경이 그렇게 좋지 못했어요. 어렸을 때 부터 아빠랑 엄마가 사이가 안 좋으셔서 제가 8살 그 무렵부터 별거를 하셨거든요. 그 뒤로 저랑 동생은 아빠랑 할머니 집으로 들어가서 같이 살게 됐고 엄마랑은 소식이 끊겼어요.

 

 

 

워낙 어렸을 적부터 엄마랑 아빠가 항상 큰 소리를 내고 싸운 걸 보고 자랐고 사이가 안 좋은 걸 그 당시에 아파트에서 같이 사는 사람들이 다 알고 있었어요. 언제 한번은 경비 아저씨께서 올라오셔서 말린 적도 있고, 옆집에 제 또래인 여자애가 살고 있었는데 그 애가 ㅇㅇㅇ(제 이름) 엄마, 아빠는 사이가 좋지 않다, 뭐 아파트 복도에 그런 식으로 낙서를 해 놓은 적이 있어서 그때는 그게 너무 큰 충격이여서 콤플렉스로 자리를 잡게 됐어요. 그러다 이사를 가고 초등학교를 올라갔는데 초등학교때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과 틀어지게 됐어요. 그때 그 아이들도 제 가정사를 가지고 욕을 하면서 - 호로 자식이니, 엄마가 없다느니, 뭐 그렇게 - 왕따를 당한 적이 있어요. 그래서 그 뒤로는 제 가정사를 일체 다른 사람에게 말을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렇게 중학교를 올라왔는데 그 뒤부터는 잘 지냈어요. 친구들과 잘 맞았고, 지금까지 제일 친하게 지내고 있을 만큼. 이 애들한테도 제 가정사를 말하지는 않았지만 나름 눈치를 채지 않았을까 싶어요.

 

 

 

어쨌든 그러다 중 3 올라가 무렵에 아빠가 아프셨어요. 집 안 사정도 엄청 안 좋아져서 기초생활수급자가 됐고 아빠는 꽤 오래 병원에 입원을 하셨어요. 후에 퇴원을 하긴 했는데 그 뒤부터는 일을 쭉 못나가세요. 자세한 병명은 못 적지만 공황장애까지 오셔서 일을 그만 두시고 집에서 쭉 쉬고 계세요.

 

 

 

그러다 고등학교 올라갈 무렵에 엄마랑 연락이 닿았어요. 그 전까지는 번호도 모르고 지내다가 정말 우연히. 간간히 연락을 주고 받고 얼굴도 몇번 보고 그렇게 지내다 엄마가 여행을 한번 같이 가고 싶다고 하시더라구요.  저는 당연히 좋았죠. 그래서 아빠한테 말씀을 드러야 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아빠가 어렸을 때 부터 엄마 얘기는 전혀 못 꺼내게 하셨어요. 있던 사진도 다 버리고, 찢고, 그냥 저희한테서 엄마라는 존재 자체를 지우려고 하셨어요. 그래서 말씀 드리는게 무서웠는데 어쨌든 언젠가 한번은 말을 해야 되니까 이러저러 해서 엄마랑 연락이 닿았다, 여행을 같이 가고 싶다 그렇게 말을 했는데 아빠가 정말 상상치도 못하게 화를 내시고, 취조에 가깝게 꼬치꼬치 캐묻고, 언제 어디서 몇번 만났냐, 무슨 말을 했냐 왜 말을 안 했냐 엄마랑 연락 안 한다고 약속 하지 않았느냐 너네 엄마가 어떤 사람인지 아느냐 뭐 그렇게 화를 내셨어요.

 

 

 

원래 아빠 성격 자체가 화를 잘 내시긴 해요. 예전에는 동생이랑 싸운다고 멱살을 잡힌적도 있었고 교육열도 강해서 틀린 문제가 있으면 새벽까지 잡아 두고 오답쓰고 그랬거든요. 근데 아픈 뒤로는 그게 더 심해져서 새벽 두 세시 넘어갈때까지 저랑 동생 꿇어 앉혀두고 큰 소리로 화내시고 물건 집어 던지고 저는 그래서 지금도 누가 목소리를 높이면 무섭고, 맞을 것 같고 그래요.

 

 

 

아무튼 그 뒤로 아빠의 분노? 화가 엄청 심해져서 집에 가는게 너무 싫고, 집에 있으면 숨막혀 죽을 거 같고, 우울하고, 죽고 싶고, 밤에 잠을 자면 그냥 이대로 아예 안 깨어났으면 좋겠고 집에 있어야 되는 방학은 진짜 말 그대로 딱 지옥 같았어요. 아침에는 괜찮았다가도 저녁되면 화를 내시고 새벽까지 그랬으니까요. 그렇게 불안한 상태로 고등학교를 올라가서 적응을 잘 못했던 것 같아요.

 

 

 

예전에 안 좋은 기억들도 떠오르고 자존감이란 자존감은 이미 땅 끝에 짓밟혀서 찾아볼 수도 없고 성격이 조금 변했어요. 많이 안 좋은 쪽으로 그래도 중학교땐 나름 활발하다는 소리를 들었었는데 고등학교땐 원래 친하게 지냈던 애들이랑도 위태위태 할 정도로 그렇게 지냈던 것 같아요. 그게 고 2때는 절정으로 치솟아서 진심으로 자살을 고려 해 본적도 있고...

 

 

 

대학교를 가게 됐는데 대인기피에 우울증까지 겹쳐져서 얼마 못 다니고 휴학을 했어요. 알바를 하면서 근 반념 넘게 집에서 보냈어요. 특별히 뭘 하지도 않고 집에 있을 땐 핸드폰 하거나, 영화를 보고, 책을 읽고 그렇게 지냈거든요. 사람들이랑 부딪치지를 않으니까 일단 제가 편하고 아빠는 점점 좋아지셔서 전 처럼 화내는 일도 별로 없고 그냥 집에서 쉬시면서 다른 공부를 하고 계시니까 정말 마으믄 편하게 지냈거든요.

 

 

 

근데 이번에 복학 문제로 부딪쳤는데 저는 일을 조금 하다가 스물 셋넷 그쯤에 다시 대학을 갈 생각이거든요. 그동안 미뤄뒀던 상담치료도 받고 나중에 제가 정말 잘 다니고 즐기면서 다닐수 있을 때. 그때쯤에 다니고 싶은데 아빠는 무조건 복학을 하라고 하세요.

 

 

 

그동안 대인기피, 우울증 그런거 하나도 말을 안 했었는데 이번 기회에 말을 하게 됐어요. 이러이러해서 나중에 대학을 꼭 가겠다- 했는데 근데 아빠가 자기도 그런다고, 자기도 누가 맨날 죽어, 죽어 하는 것 같고 힘들다고,  왜 인생을 그런 식으로 사냐고 , 자기가 발판이 됐을 때 자기를 밟고 올라가라, 안정적인 직업을 얻어야 된다, 부모에 대한 기본적인 도의는 지켜라 뭐 이런 말을 들었어요. 그리고 그 뒤부터는 몸이 안 좋아지셔서 맨날 힘이 없으시네요. 할머니도 너네 아빠 신경을 안 써야 하는데 아빠 신경 거슬리는 일 하지 말라고 하시고 아빠 볼때마다 죄책감이 막 들어요

 

 

 

저도 그냥 맘편히 복학 하고 싶은데 처음에 안 좋은 일이 있었고, 처음 안 되겠다 싶으면 학교 가는 버스에서도 숨이 벅차고, 힘들고 집에 와서도 그렇고 그러더라구요. 고등학교를 그렇게 다녀서 대학교는 그러기 싫어요.

 

 

 

저는 부자처럼 사는건 원하지 않고, 마음 편하게 내 일 하면서 즐겁게 살고 싶을 뿐인데 제가 너무 이기적인 걸까요? 21살이나 됐는데 아빠 말대로 한심한 거겠죠. 어떻게 해야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