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구나

여자2015.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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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대전부터 1년 3개월째 되는 지금까지 눈팅만 하면서
"나중에 나는 꽃신신었다고 꼭 올려봐야지" 라며 생각했었는데 이런식으로 쓰게될줄은 몰랐네..

이병, 일병, 상병까지 곧 병장이되는 이때까지 훈련이나 부득이한 사정빼고는 전화기다리는 날 생각해서 밤이건 새벽이든 틈만 나면 많게는 4번씩, 하루 기본 1번씩은 꼭 해주던 너

둘이 원래말이많아 기본 30분씩은하다보니 전화비도 많이나왔을텐데 내가 부담가질까봐 단 한번의 언급도 없이 먹고싶은거 줄여가며, 부모님께 손벌려서 여태 해주던 너

지방이라 부대까지 왔다갔다하는데만 왕복 10시간씩 걸려 여태한번 면회간적없었지만 미안하다며 멀다고 오지말라던 니모습이 안쓰럽고 장난삼아 내가 갈때까진 외박나가지말라고 땡깡부렸는데 지켰던 너가 기특해서,

부모님께 거짓말까지해가며 너의 외박때 설레는 마음을 안고 첫차타고 보러가고는 했지

일찍 분대장이되서 남들보다 더 고생하는 오빠모습보며 힘이되주고싶어 나힘든거감추고 항상 오빠 힘내게 재밌는얘기, 즐거운 얘기만해줬었어

옛남자들에게 받은 상처들로 표현도 잘하지않는 곰같은 나때문에 마음고생 많았지?

사귀던 100일째에 내가 처음으로 사랑한다고 했을때 그때 오빠표정 아직도잊지못해, 또 전화로 가끔 '사랑해' 라고하면 그렇게 좋아하던 오빠모습보니까 더 많이 표현해주고싶어서 노력많이했었어

여자든 남자든 가식없이 진심으로 대하는 성격탓에 밀당, 그런거 하나도 모르고 오빠한테 매순간 최선을 다했었지

밥먹을때 샤워할때 수업중일때 등등 웬만하면 오빠전화 다받았고 거절한적도 거의 없었지

이런 날보며 항상 편지나 전화로 매번받아줘서 너무 고맙다며 고마움을 표하는 오빨보며 잘했다 싶었는데 그게 화근일까 아님 다른걸까,

우리가 전화한 시간만 몇시간이고, 알고지낸 시간이 얼만데 내가 남자친구 변화따위 알지못했을까? 그게 아니라 단지 외면한 것 뿐이었지.

여태 군생활 1년 3개월동안 너무잘해줘서 조금 전보다 소홀해져도 섭섭했지만 참으려했어, 그런데 점점 멀어져가는 느낌은 지울수가 없더라

특히 요즘 후임들도 말을 안듣고 근무는 풀가동에,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든걸 알아서 덮으려고 노력했었어

허나 결국 서로가 답답함을 참지못하고 터뜨렸는데 여자친구인 내가 친구같다는 너,

예전엔 내목소리듣고싶은 이 이유하나로 여태 전화했었는데 이젠 자기도 모르게 당연시 되어, 몸이 익숙해져서 전화하러 오게된적도 있다고 말하는 니목소리 듣는데 가슴이 찢어지는거 같더라

'당연시' 라는 말이 왜이렇게 무서운지 모르겠다..

차라리 잘못하고 싸운거면 풀면되지만, 서로가 너무 당연해서 단순 친구같다는데 이건 어떻게 풀어나가야될까 고민이 많았어

나한테도 이런일이 생기겠지 라고 상상한적은 있었는데 막상 생기니까 뭘 어떻게 해야될지, 무슨말을 해야할지 한개도 모르겠고, 나의대한 실망감과 알수없는 분노가 치밀어오르면서 눈물만 나더라

나는 여전히 오빠가 필요하고 소중함을 잃지않은데 반해, 오빠는 나와 다르니까..

또, 난 무서웠어
상황이 힘들어서 이렇게 된것 같다면서 했던 말이
나중에 그 말이 거짓이 될까봐, 전에 남자들한테 버려진 것처럼 버려질까 두려웠어

그래서 덜 상처받고싶은 마음에 푸는쪽이 아닌, 피하는 쪽을 선택하게 되었지

결국 우린 생각할 시간을 갖기로 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끊고 어찌나 울었던지 몰라

행여 아이처럼 엉엉울어버릴까봐 꾸역꾸역참고 있던거 감추려 말끝나자마자 "알겠어" 라며 끊었던건데
넌 알긴 알까?

예전에 내가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어서 모든걸 다 놓아버리려 했을때, 오빠도 그때 지금의 나와같은 심정이었구나

그때 오빠를 많이 힘들게해서 나 벌받는 것 같아..
내가 그때 생각할 시간 갖자 했을때도 이런기분이었구나...

불안하고 또 불안하고,
눈감아도 생각나고 눈물만 나고
왜이리 시간은 안가는거 같은지...

벌받는거라 해도 좋으니까 제발 떠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내가 이렇게 생각하는만큼
너도 생각하겠지? 예전의 너라면 그럴텐데 지금의 너를 보면 확신은 못하겠다..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서 변하는걸 보는게 가장 비참한 일인걸 알면서도, 상처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서로가 시간을 갖기로 한 기간동안 '당연함' 뒤에 가려진 '소중함' 을 다시한번 느꼈으면 싶다

이 고비도 잘 넘겨서 몇개월 후에 혼자가 아닌 둘이되어 지금과는 다른의미로 다시 이곳을 찾길 바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