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널 좋아한다고 해서 니가 내 위인건 아니야

sharp#2015.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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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널 더 좋아하는 티를 내기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너는 날 아랫사람으로 보기 시작했어내 위에 군림하려 하면서모든 방식을 너의 입맛대로 하길 바랐지
이상하리만치너 같이 복에 겨운 줄 모르고그저 자기가 잘나서 그렇다고 착각하는 부류들은어찌 하나같이 쿨한 척 하기 시작할까사귀기 전엔 성리학의 아버지 퇴계선생마냥이성관계에 있어 보수의 끝인 것 처럼 말하더니어느새 너는 내게 쿨한 이성관계를 인정해달라곤 했지어차피 그 결과는 똑같았어내가 싫다고 해도 너는 늘 이성과 술을 마셨고, 전화는 받지 않았지
내가 널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몸처럼 사랑하고 있을 무렵넌 사소한 다툼에도 가시돋힌 말을 하곤 했지그리고 사랑을 인질 삼아서항상 안달나는 쪽은 나라는 걸 너무나도 잘 알아서누가 잘못했든 넌 그걸 교묘히 악용했어
우리 관계는아무 미래도 중심도 없어서일까늘 늦거나 취소되어버리는 약속과안 친한 학교친구에게조차 밀리는 우선순위그리고 내 얼굴보다 더 많이 보는 휴대폰다정한 그 어떤 말보다도 잦은 하품

있잖아
내가 널 좋아한다고 해서니가 내 위에 있는 건 아니거든
그래서 지겨운 3년의 연애를 마무리 했어여전히 의무적인 듯 끌려나온것 같이 나온 너에게나는 표정도 변하지 않은 채 그만하자고 했지너는 역시 쿨하더라세상에 너 말고 만날 사람 없겠냐고난 아무렇지 않으니 상관없다고
마지막까지 너는 내 위에서 내려오기가 싫은 듯그나마 남은 동정과 미안한 감정까지 깨끗이 씻어주었어.


그래.. 내가 졌다. 니가 내 위에 있다.. 그래..


그러니까 제발
집 앞에 그만 좀 찾아와줄래?이제와서 갑자기 대단한 순애보였던 척 하지 말아줘네 덕분에 다음 사람 만나기까지 마음 좀 추스려야 할 만큼연애에 대해 환멸을 느끼기까지 했었으니까


그냥 답답한 마음에 써봤네요내가 원했던 그 사람의 절실한 모습을막상 헤어지고 맘 다 싹 비우고 마주하니기억하기도 싫을 만큼 싫고 무섭네요.
그래도 둘의 이야기니까친구에게도 털어놓기 망설여져서 혼자 많이 힘들었는데 여기에 익명으로라도 글을 쓰니 마음이 한결 가볍네요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