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조언부탁) 저는 제가 하는 일이 너무 좋아요. 이게 문제일까요?

2015.02.11
조회296

처음쓰는 글인데, 일단 할말이 너무 많은것같아요.

스크롤이 참..제가 쓰고도 기네요...ㅋ

그래도 한번만 읽어보시고,

특히 바리스타 분들은 내얘기와 비슷하지않을까 하고 한번만 꼭 읽어봐주세요^^

그리고 조언도 충고도 감사히 받을게요. 악플은 사양합니다 !! 훠이훠이

 

 

 

 

20대 중반여자에요.

맨날 눈팅만하다가 제 마음같은 글을 하나 보고는 "저도 딱 그런마음이에요"

라고 하려고 글을 봤는데

댓글들이 참 마음이아프네요.

 

저는 현재 5년차 바리스타에요.

바리스타는 교육된 알바생이라구요? 커피타는기계일뿐아니냐구요?

참 남의직업이라고 함부로들 얘기하신다 싶어서 괜히 근무중에 화가 치밀어오르네요.(괜히봤나ㅜㅜ)

 

저는 제목그대로 제 일이 참 좋습니다.

졸업하고 얼마안되지만 중간에 다른일도 해봤어요.

바리스타는 정말 너무 몸이 힘들고, 돈도안되고, 복지는 형편없고, 일은 엉망이고.....

그래서 이것저것 찾아보긴했는데  도저히 이런 재미없는 일을 하면서 매일매일을 살아간다는건

너무나도 우울하고 삶이 재미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새로해본 일도 일년을 겨우채우고 나왔죠..

꾸역꾸역

 

 

참 바리스타는 박봉입니다. 외식업계가 대부분 그렇듯이.....

제 유일한 욕심이 저랑 같은업계 남자 안만나는거에요.

그래야 한사람은 제 아이를 돌볼 수 있으니까요..

언제나 남들쉴때 일하고 남들 놀때 쉬고.

저는 제 일이 너무너무 좋아서 하고있지만, 남편은 제발 저랑은 다른업계에 종사해서

제가 일할때 저 대신 아이를 봐줄 수 있었으면 좋겠는게 정말 제가 부리는 가장큰 욕심입니다.

돈은 상관없어요.저보다 못벌지만 않는다면.

전 오랫동안 일을 하고싶고, 제가 돈을 크게버는 직업이아니라 저만큼만 벌면

그 안에서야 어렵지만 살아지리라 생각하니까요.

하지만 제발 휴일은 저와달랐으면 좋겠습니다ㅠㅠ

 

 

 

왜이렇게 직장들은 다 일하기가 힘든지 모르겠어요.

 

 

처음 들어간 레스토랑겸 카페는 7개월만에 재정문제로 문을 닫았습니다.

 

그리고 들어간 개인카페는 1년만에 사장님이 이혼을 하시면서 가게를 그대로 인수시키고 서울로 이사를 가셨어요.(전 지방에 살고있습니다.)

그러면서 너네는 그대로 일하게 해주겠다, 인수받는 사장님에게 꼭 말해주겠다 하셨는데

네 ..제 밑에 알바는 다 짤리고 직원둘만 남기셨는데 월급은 그대로에 시간만 늘리셨죠 . 새로운 사장님께서요.

그래서 둘다 버티다 버티다 두달만에 나왔습니다.

 

그리고는 좀 큰 카페에 들어갔어요. 조그맣게나마 교육도 하고 로스팅도하고 게다가 나름의 스카웃 제의를 받고 간곳이라 그래 이번엔 오래일해야지 하고 한참 신이나있었어요.

사장님과 매니저언니와 점장님을 따라다니며 카페 운영을 하지않는 날엔 대회 운영위원도 같이 해보고, 대회 선수들도 만나고, 잠깐동안 대회준비도 해보고, 자격증도 딸수있는건 다 따고.. 엄청 좋긴했지만 월급이 너무 적었고..... 일은 산더미........

심지어 몇번은 사장님 개인적인 사정이 있다며 월급을 늦게주시곤 했는데 나중에는 3달동안 월급이 못나오더군요.

그렇다고 장사가 안되는것도 아니였어요.

엄청 바쁘고 전 덕분에 그곳에서 여태쌓인게 터졌는지 손목인대가 늘어나고 물혹이 생겨 늘 물리치료를 다니며 살았구요.

그런데도 재정이 여의치않다며 세달동안 월급이 지급되지 않았고 전 더이상 생계유지도 불가능할거같아 또 그만두게 되었어요.

 

 

그리고 현재 일하는곳. 대기업과 협력업체가 되어 사내에 카페를 운영하는 작은 회사인데,

나름 회사다 보니 연차에 복지도 꽤나 좋습니다. 연봉도 나쁘지않고.. 일도 너무 재밌어요.

손님들이랑도 이젠 친해져서 서로 먹을것도 주고 서비스도 주고 웃고 장난치고 주문받고..

그런데 이번달 저희회사가 들어와있는 이 회사가 다른곳에 입찰을 냈답니다.

더 좋은곳이 있어 저희 회사는 나가게 되었대요. 또 이렇게 일년정도되니 그만둬야한답니다..

 

전 너무 우울하고 힘이빠지는데 엄마는 그래도 쉬라고 생긴 일이다 생각하고,

실업급여 받으며 조금 쉬다가 다시 일을 찾아보자고 하세요.

그럼요 저라고 쉬는게 왜 싫겠어요.. 쉬는게 싫은건 아닙니다.

대학졸업도 전에 취업해서 여태 쉬어본게 두세달도 채 되지않아요.

일을 하는게 좋았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일을 오래하지 못하는 상황들이 되면서 그냥 저한테 문제가 있는건 아닌가 생각이들어요.

 

난 왜 안정적인 직장을 찾지못할까. 커피가 좋은게 문제일까. 이걸 포기하면될까.

 

부모님 말씀대로 , 친구들처럼, 좋아하는것보다 해야하는걸 선택해서

공부를 하고, 이렇게 저렇게 회사에 입사해서 사무직으로 살아가며

책상에 앉아있다면 지금같은 고민은 정말 없었을까요...?

 

아마 전 그렇게 공부를 해서 대기업에 들어갔다면, 일년도 안되서 뛰쳐나왔을거같아요.

전에 그랬듯이.....

 

하지만 전 정말 오래오래 한곳에서 커피일을 하며 행복하고 싶어요.

그런데 그게 요즘엔 정말 욕심이라는 생각이드네요...

사장님이 너무 좋으면, 일이 너무 해도 많고 그런데 월급은 너무적고 ..최저임금도안되는거같고.

일을 할만하게되니 그만둬야하는 상황이오고, 심지어 그렇다고 금전적으로나 복지적으로나 완벽했던 회사도 아닌데....

 

손님들이 아무리 진상을 부려도, 포크를 집어던지고 컵을 세게 내려놔 컵이깨지는걸 보고있으면서도, 카운터에 충전을 맡겨놓고 핸드폰 어디갔냐고 여기두고갔는데 니가 가져갔지!! 라며 소리지르는 손님을 보고도 그날이면 잊었어요. 난 그냥 내 일이 좋으니까.. 계속 하고싶으니까..

더 좋은 손님들도 너무 많고.. 그분들이 너무잘마셨어요 여기라떼가 제일 맛있어요 그만두지말고 계속 계세요 라는 말을 해주실때마다 이 일을 하는 제가 너무 좋았어요.

 

그런데 참 힘드네요.

 

그렇다고 집이라도 잘 살면 제가 마음편하게 제 할일 하고 살겠어요..^^

그런데 그것도 아니네요. 매달 제가 생활비를 조금씩 드리는 형편이라..

 

그냥 이제 사치같아요.

조금이라도 돈 더 벌수있는 직업 찾아서, 인생이 덜 행복해도, 매일매일 사는게 덜 즐거워도

그냥 다른 일 찾아가는게 맞는것 같아요.

 

이 직업을 선택하기 전까지 부모님께서 너무 걱정을 하셔서

그래도 나름 다른직업을 선택할때 도움 될만한 자격증을 몇개 따놨어요.

토익도 토플도 토스도 열심히 했고, 학교성적도 전문대지만 늘 장학금 받을 정도로 좋았구요.

 

근데 그래도 전 부모님이 제 의견을 들어주셨을때,

그래 니 인생이니 니가 행복한 길을 찾아가거라. 그게 효도다. 라고 해주셨을때

너무 감사했어요. 그래서 꼭 제가 하는일로 성공하고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그런데, 그게 안되네요. 참 안되네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그 일을 잘하고 , 또 그 일이 먹고살만큼 충분히 돈을 벌수있는 

그런직업을 가진 사람인것같아요.

 

전 그중 몇개나 해당될까요....한개...?

 

 

이 글을 쓰면서도 전 일을 하고있어요.

손님들을 만나고 주문을 받고 음료를 만들고..

누군가의 눈엔 참 별 일 아니고 , 쉬워보이고, 하찮아보일지 모르지만,

전 한잔한잔에 최선을 다해요.

자주오는 손님들 취향을 파악해서 진하기는 어떻게, 온도는 어떻게, 시럽은 어떻게 다 일일히 조절해서 나가고, 한잔한잔 추출에도 신경을 쓰려고 해요.

라떼에도 조그만 하트라도 그려서 정성을 다해요^^

(손님이 이거 그린라이트인가요?ㅋㅋ 해서 확 저어버린후 자 이제 드세요 라며 장난도 치구요ㅋㅋ)

 

 

이렇게 일이 즐거울때마다 전 정말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어요.

그냥 커피일이 즐거운 제 자신이 문제인걸까요?

아직 늦지않았으니 다른직업을 준비해보라는 어른들 말씀에 따르는게 좋을까요..?

 

오늘도 퇴근길이 너무 우울할것같아요.

매일 마감을 하면서 이런 마감을 할날이 몇일 안남았구나.. 생각하면

더 우울해지구요..

 

전 어떻게해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