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나는 청주의 모 동내의 무심천 근처에서 살고 있었다. 때문에 무심천에 놀러가는 일이 많았는데 어느날인가 무심천에 빠진 모양이다.
사실 잘 기억은 나지 않는다.
당시 6살이었던데다가 이틀전 비가내려 물이 좀 불어있던터라 한참을 떠내려갔었다고 했다.
지나가던 어떤 누나가 구해주었다고 하는데 감사할 일이다.
다행히도 무심천은 물이 좀 많이 불어도 유속이 빠르지 않은 편이었고, 또한 그나마도 많이 줄어든터라 여자가 구할 정도는 되었던 모양이다. 거기에 떨어지면서 정신을 잃은 모양인지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지 않아 차라리 물을 덜 먹었고, 물에 떠내려가면서 어디에 부딪히지 않은 모양인지 상처도 없었다.
하여간 그 이후로 자주 꿈을 꾸었다.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새하얀 손들이 촉수처럼 길게 뻗어나와 내 몸을 붙잡는 꿈이었다. 하지만 악몽같이 느껴지지도 않았고 너무 오랜시간 자주 꿈을 꾸어서 그런지 이상하다는 생각조차도 않했다.
몇년이 지나 부모님은 원래 청주에서 하던 일을 접고 상경하셨고, 덕분에 나는 할머니와 같이 살아야 했다. 할머니는 집안의 막내였던 나를 매우 아끼셨고, 나도 할머니가 좋았다. 그렇게 한동안 시골에서 살게 되었다.
국민학교에 입학하고 얼마 안된 당시였는데, 당시에 김영삼이 대통령이 되었던것 같다. 그 즈음 시
골은 가로등이랄 것도 없었고, 시골에는 티비와 냉장고 한대가 전부였는데, 아직도 아궁이를 사용
해서 난방을 하고 있었다. 그때 우리집은 그다지 잘 사는편이 아니었고, 늘 아파서 골골 거리는 나
는 병원을 가도 차도가 없고 계속 몸이 나빠지자, 요양차 시골에 내려가 살게 된 것이다.
티비도 별로 볼게없고 딱히 밖에서 뛰어다닐 정도로 몸이 좋은편도 아니라 친척형들이 사놓은 책
을 읽거나 뒹굴거리다 자거나 뭐 그랬던 것 같다.
어느날인가? 불꺼진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있었다. 딱히 할일이 없어서 불장난을 했던 것 같다. 소
여물로 사용하려 커다란 집처럼 쌓아놓은 짚단에서 지푸라기를 뽑아 사람처럼 만들어서 옆에 잔뜩
쌓아놓고 화형식 비슷한걸 하고 있었는데 그때부터 꽤나 잔인한 성격이었던 모양이었다.
한참을 하나 태우고 나무에 불이 안붙어 또 태우고 그러면서 놀고 있는데 어두운 아궁이 안에서 익
히 보던 무엇인가가 빠르게 기어나왔다. 그래, 꿈속에서 보던 그 촉수처럼 긴 하얀 손이었다. 하지
만 꿈속의 그 흐릿한 모습과는 그리고 촉수처럼 흐느적 거리는 모습과는 다르게 길고 가는 손과 팔
은 빠르게 튀어나와 내 앞의 흙을 쇠스랑 처럼 콱 찍어 긁어냈다. 길고 두꺼운 그리고 시커멓게 때
가 낀 손톱이 바닥을 긁었다.
그리곤 깜짝놀라 엉덩방아를 찧고 무서워 움직이지도 못하고 그를 처다보던 나를 아쉬운 듯 손을
휘적거리며 잡아채려 했다.
자세가 낮고 키도 작았던지라 아궁이가 정면으로 보였는데 어두운 구석 먼발치에서 새빨간 눈이
보였다. 길고 가는팔을 위협적으로 흔들던 그것은 처음에 빠르게 튀어나왔던 속도와 다르게 천천
히 팔을 안으로 끌고들어왔다. 그리고는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아가, 우리 이쁜 아가 이리오렴-
그것은 마치 자신의 아이를 부르는 것 같은 말투와 목소리였다. 하지만 새카만 어둠속에 반만 보이
는 그 얼굴, 그리고 말을 할 때 마다 벌어진 입 속으로 아궁이의 어둠보다 더 새카맣게 보이는 어둠
은 나를 깜짝 놀라게 하기에는 충분했었다.
-엄마한테 와야지, 어서-
그것은 두 팔을 내밀며 나를 불렀다. 그러자 나도 모르게 아궁이 근처로 천천히 몸이 기울었던 것
같다. 그때였다 갑자기 내 앞에 뭔가 휙 하고 내리쳐진 것은.
"어디! 이것이 어디!"
할머니였다. 할머니는 장작으로 쓰는 나무를 집어들고 나를 향하는 손을 계속 내리쳤다. 팔은 그런
데도 불구하고 부러지지도 않고 계속 나를 향해 뻗어왔다.
-아가, 이쁜 아가...-
팔이 계속 휘적거리자 할머니는 내 손을 잡고 후다닥 부엌을 나가셨다. 그리고는 그대로 방으로 들
어가셨는데 집의 벽에는 수많은 부적들이 붙어있었다. 할머니가 무속신앙을 많이 믿으시는 분이었
기 때문에 특히나 안방에는 노란 부적들이 잔뜩 붙어있었는데 당신께서는 나를 안방에 넣으시고는
방에서 절대 나오지 말라고 하셨다.
생각해보니 그것은 아궁이 깊은 곳에서 팔을 뻗어왔었다. 앞으로 더 와서 손을 뻗으면 충분히 나를
잡고도 남음인데 더 앞으로 오지 못한것은 아마 아궁이 위쪽 벽에 붙어있던 부적때문이 아닌가 싶
었다.
알지 모르겠지만 아궁이들은 솥을 끓여 밥을 하거나 해야했기 때문에 벽에서 많이 튀어나와있었는
데 그 덕에 아궁이속 '그것'은 벽의 부적을 기점으로 머리를 밖으로 내밀지 못했던게 아닌가 싶었
다.
깜짝 놀란 가슴에 방에 가만히 앉아서 벽만 바라보고 있는데 바닥에서 다시 나지막한 '그것'의 목
소리가 들려왔다.
-아가, 내 사랑스러운 아가... 우리 아가를 누가 데려갔니?-
까드득... 까드득...
손톱으로 천천히 바닥 아래가 긁히는 소리가 들렸다.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무서웠지만 밖에 나갈
수 조차 없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큰아버지 내외가 밭일에서 돌아오셨다. 하지만 문 밖에서 할머니가 지키
고 계셨기 때문에 들어오시지 못하고 사랑방으로 가셔야 했다. 당시 할머니는 내게 한없이 인자하
신 분이었지만 큰아버지들이나 형들, 누나들에게는 정말 무서우신 분이었고, 또한 큰아버지 형제
분들이 모두 할머니 말씀이라면 꿈뻑 죽는 분들이었기 때문에 다음날이 될 때 까지 나는 그 빌어먹
을 목소리와 손톱으로 바닥을 긁는 소리를 들으며 있어야 했다.
그러다 잠이 들었을까? 차가운 바람이 휙 하니 들이닥쳤다. 초겨울 차디찬 날씨에 아궁이에 불 까
지 넣지 않아서 얼음장 같은 바닥에서 새우잠을 자던 나는 화들짝 놀라 눈을 떳다.
신새벽 색동옷을 입은 아줌마가 서 계셨는데 머리는 5:5로 갈라 동백기름으로 깔끔하게 마무리하
고 얼굴은 하얗고 입술은 새빨갛게 칠해놓았었다. 손에는 작두칼이 하나씩 들려있었는데 버선발로
올라온 아줌마는 할머니보다 한참 어려보였음에도 틱틱 반말을 내뱉었다.
"저놈이냐?"
"예, 우리 막둥입니다. 꼭 좀 구해주세요."
"예끼! 이여편네는 나이를 먹더니 눈에 백태가 낀게야? 귀한 손주놈이라며, 도대체 어떻게 저지경
[실화괴담] 단편 모음 217
바쁘기도하고 힘들기도하고 피곤하기도 하네요 ㅠㅠ 요즘 피곤해서 집에오면 바로 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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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촉으로 살게 된 썰
촉이라고 하나 육감이라고 하나..
그런 경험으로 살았던 경험을 풀어볼께요
고2때였어요 야자가 끝나고 친구들이랑 친구네 모여서 공부한다고 해놓고 거의 놀고 ㅋㅋ
12시쯤집으로 향했어요 ㅎ
언제나 내리던 버스정류장에 내려서 어두운 골목쪽을 걷고있는데
그냥 느낌이 이상해요.. 그래서 살짝 뒤를 보니 어떤 건장한 남자가 쫒아오더라구요.
진짜 인기척도 하나도 없이..
저희 집이 4동까지있는 빌라여서 다른 사람이랑 같이 걸은적이 많은 골목인데도
그냥 진짜 느낌이 쎄했어요
그래서 일단 엄마한테 전화했는데 저는 맨날 티브이같은데서 성추행 성폭행 이런거 보면서
도망가거나 소리지르거나 소중이를 발로 찬다던가 그러고 도망가면 되지
그랬는데 진짜로
소리지르면 바로 와서 찔러 죽일것 같고 도망가도 저는 여자고 해서 바로 잡혀서 죽을것 같고
소중이 차는건 진짜 실행도 안되더라구요..
그래서 엄마한테 전화해서 그냥 "금방 들어갈게" 이러고 다른 말은 못했고 엄마도 "응 빨리와" 하고 바로 끊으시더라구요..
혼자 끊긴 전화기 들고 전화하는척 주저리주저리해봐도
그분은 안가시고 ㅠ
어느정도 걸었는데 걸을때 손 흔들잖아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걷고있는데
딱 어떤 다른 사람 손이 제손에 부딪혔어요..
와 그순간 소름이...
그러더니 제 오른쪽 귀쪽에다가 '하아..하아..하아..'
그러는데 와 진짜 이렇게 가는구나 싶더라구요..
저희집이 1층인데 집앞에 가니까 그 빌라 건물 문이 닫혀있는데
아 이거 열면 나는 죽겠구나 끌려가겠구나 하는데 진짜 그순간은 공포도 다 사라지고
포기? 그냥 모든걸 다 내려놓게 되었어요 그기분은 지금생각해도 소름끼치네요 ㅋㅋ
그냥 죽음을 받아드리는 느낌..
그렇게 빌라 문을 딱 여는데 저희집이 1층이니까 저희집 현관문하고 빌라 대문이 마주보고 있거든요
갑자기 엄마가 문을 벌컥 열었어요 저랑 동시에 마주보고 딱 열었어요
그순간 저는 막 울면서 엄마한테 달려 갔고
엄마는 식칼들고 빌라를 막 돌아다니셨어요 죽여버리겠다고
(지금 생각하니 빌라 살던사람들이 엄마 봤으면 엄청 무서웠겠네요 ㅋㅋ)
엄마한테 왜 현관문 열었냐 했더니 그냥 느낌이 엄청 이상하더래요
평소에는 그냥 들어와도 잘 나와보시지도 않는데 그날따라 그냥 엄청 이상해서
문을 벌컥 여셨는데 제가 바로 앞에 있던거죠
엄마 감사해요 ㅠㅠ
그뒤로 저는 거의 일주일 넘게 누군가 뒤에서 쫒아오는 꿈만꾸고
지금도 트라우마가 되서 그쪽 골목은 아예 가지도 못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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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엄마가 아니야.
어렸을 적 이야기다.
과거 나는 청주의 모 동내의 무심천 근처에서 살고 있었다. 때문에 무심천에 놀러가는 일이 많았는데 어느날인가 무심천에 빠진 모양이다.
사실 잘 기억은 나지 않는다.
당시 6살이었던데다가 이틀전 비가내려 물이 좀 불어있던터라 한참을 떠내려갔었다고 했다.
지나가던 어떤 누나가 구해주었다고 하는데 감사할 일이다.
다행히도 무심천은 물이 좀 많이 불어도 유속이 빠르지 않은 편이었고, 또한 그나마도 많이 줄어든터라 여자가 구할 정도는 되었던 모양이다. 거기에 떨어지면서 정신을 잃은 모양인지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지 않아 차라리 물을 덜 먹었고, 물에 떠내려가면서 어디에 부딪히지 않은 모양인지 상처도 없었다.
하여간 그 이후로 자주 꿈을 꾸었다.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새하얀 손들이 촉수처럼 길게 뻗어나와 내 몸을 붙잡는 꿈이었다. 하지만 악몽같이 느껴지지도 않았고 너무 오랜시간 자주 꿈을 꾸어서 그런지 이상하다는 생각조차도 않했다.
몇년이 지나 부모님은 원래 청주에서 하던 일을 접고 상경하셨고, 덕분에 나는 할머니와 같이 살아야 했다. 할머니는 집안의 막내였던 나를 매우 아끼셨고, 나도 할머니가 좋았다. 그렇게 한동안 시골에서 살게 되었다.
국민학교에 입학하고 얼마 안된 당시였는데, 당시에 김영삼이 대통령이 되었던것 같다. 그 즈음 시
골은 가로등이랄 것도 없었고, 시골에는 티비와 냉장고 한대가 전부였는데, 아직도 아궁이를 사용
해서 난방을 하고 있었다. 그때 우리집은 그다지 잘 사는편이 아니었고, 늘 아파서 골골 거리는 나
는 병원을 가도 차도가 없고 계속 몸이 나빠지자, 요양차 시골에 내려가 살게 된 것이다.
티비도 별로 볼게없고 딱히 밖에서 뛰어다닐 정도로 몸이 좋은편도 아니라 친척형들이 사놓은 책
을 읽거나 뒹굴거리다 자거나 뭐 그랬던 것 같다.
어느날인가? 불꺼진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있었다. 딱히 할일이 없어서 불장난을 했던 것 같다. 소
여물로 사용하려 커다란 집처럼 쌓아놓은 짚단에서 지푸라기를 뽑아 사람처럼 만들어서 옆에 잔뜩
쌓아놓고 화형식 비슷한걸 하고 있었는데 그때부터 꽤나 잔인한 성격이었던 모양이었다.
한참을 하나 태우고 나무에 불이 안붙어 또 태우고 그러면서 놀고 있는데 어두운 아궁이 안에서 익
히 보던 무엇인가가 빠르게 기어나왔다. 그래, 꿈속에서 보던 그 촉수처럼 긴 하얀 손이었다. 하지
만 꿈속의 그 흐릿한 모습과는 그리고 촉수처럼 흐느적 거리는 모습과는 다르게 길고 가는 손과 팔
은 빠르게 튀어나와 내 앞의 흙을 쇠스랑 처럼 콱 찍어 긁어냈다. 길고 두꺼운 그리고 시커멓게 때
가 낀 손톱이 바닥을 긁었다.
그리곤 깜짝놀라 엉덩방아를 찧고 무서워 움직이지도 못하고 그를 처다보던 나를 아쉬운 듯 손을
휘적거리며 잡아채려 했다.
자세가 낮고 키도 작았던지라 아궁이가 정면으로 보였는데 어두운 구석 먼발치에서 새빨간 눈이
보였다. 길고 가는팔을 위협적으로 흔들던 그것은 처음에 빠르게 튀어나왔던 속도와 다르게 천천
히 팔을 안으로 끌고들어왔다. 그리고는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아가, 우리 이쁜 아가 이리오렴-
그것은 마치 자신의 아이를 부르는 것 같은 말투와 목소리였다. 하지만 새카만 어둠속에 반만 보이
는 그 얼굴, 그리고 말을 할 때 마다 벌어진 입 속으로 아궁이의 어둠보다 더 새카맣게 보이는 어둠
은 나를 깜짝 놀라게 하기에는 충분했었다.
-엄마한테 와야지, 어서-
그것은 두 팔을 내밀며 나를 불렀다. 그러자 나도 모르게 아궁이 근처로 천천히 몸이 기울었던 것
같다. 그때였다 갑자기 내 앞에 뭔가 휙 하고 내리쳐진 것은.
"어디! 이것이 어디!"
할머니였다. 할머니는 장작으로 쓰는 나무를 집어들고 나를 향하는 손을 계속 내리쳤다. 팔은 그런
데도 불구하고 부러지지도 않고 계속 나를 향해 뻗어왔다.
-아가, 이쁜 아가...-
팔이 계속 휘적거리자 할머니는 내 손을 잡고 후다닥 부엌을 나가셨다. 그리고는 그대로 방으로 들
어가셨는데 집의 벽에는 수많은 부적들이 붙어있었다. 할머니가 무속신앙을 많이 믿으시는 분이었
기 때문에 특히나 안방에는 노란 부적들이 잔뜩 붙어있었는데 당신께서는 나를 안방에 넣으시고는
방에서 절대 나오지 말라고 하셨다.
생각해보니 그것은 아궁이 깊은 곳에서 팔을 뻗어왔었다. 앞으로 더 와서 손을 뻗으면 충분히 나를
잡고도 남음인데 더 앞으로 오지 못한것은 아마 아궁이 위쪽 벽에 붙어있던 부적때문이 아닌가 싶
었다.
알지 모르겠지만 아궁이들은 솥을 끓여 밥을 하거나 해야했기 때문에 벽에서 많이 튀어나와있었는
데 그 덕에 아궁이속 '그것'은 벽의 부적을 기점으로 머리를 밖으로 내밀지 못했던게 아닌가 싶었
다.
깜짝 놀란 가슴에 방에 가만히 앉아서 벽만 바라보고 있는데 바닥에서 다시 나지막한 '그것'의 목
소리가 들려왔다.
-아가, 내 사랑스러운 아가... 우리 아가를 누가 데려갔니?-
까드득... 까드득...
손톱으로 천천히 바닥 아래가 긁히는 소리가 들렸다.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무서웠지만 밖에 나갈
수 조차 없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큰아버지 내외가 밭일에서 돌아오셨다. 하지만 문 밖에서 할머니가 지키
고 계셨기 때문에 들어오시지 못하고 사랑방으로 가셔야 했다. 당시 할머니는 내게 한없이 인자하
신 분이었지만 큰아버지들이나 형들, 누나들에게는 정말 무서우신 분이었고, 또한 큰아버지 형제
분들이 모두 할머니 말씀이라면 꿈뻑 죽는 분들이었기 때문에 다음날이 될 때 까지 나는 그 빌어먹
을 목소리와 손톱으로 바닥을 긁는 소리를 들으며 있어야 했다.
그러다 잠이 들었을까? 차가운 바람이 휙 하니 들이닥쳤다. 초겨울 차디찬 날씨에 아궁이에 불 까
지 넣지 않아서 얼음장 같은 바닥에서 새우잠을 자던 나는 화들짝 놀라 눈을 떳다.
신새벽 색동옷을 입은 아줌마가 서 계셨는데 머리는 5:5로 갈라 동백기름으로 깔끔하게 마무리하
고 얼굴은 하얗고 입술은 새빨갛게 칠해놓았었다. 손에는 작두칼이 하나씩 들려있었는데 버선발로
올라온 아줌마는 할머니보다 한참 어려보였음에도 틱틱 반말을 내뱉었다.
"저놈이냐?"
"예, 우리 막둥입니다. 꼭 좀 구해주세요."
"예끼! 이여편네는 나이를 먹더니 눈에 백태가 낀게야? 귀한 손주놈이라며, 도대체 어떻게 저지경
이 되도록 놔둔게야!"
"예?"
"이년아! 저놈봐라 저놈! 온갖 잡것들이 잔뜩 붙어서는 애 진기를 쏙 빼처먹고 앉아있는데, 이년은
눈깔이 어찌 병신이면 애가 저지경이 되도록 몰라봐?! 이년 처녓적에는 좀 영특하다 싶더니 나이
를 처먹더니 노망끼가 든게야?"
딱 봐도 아줌마는 40대? 50대? 화장을 너무 짙게 해서 잘은 모르겠지만 그정도로 보이고, 우리 할
머니는 당시에 칠순을 넘기신 분이었는데 꼭두새벽부터 찾아온 아줌마는 마치 할머니를 어린애 대
하듯 하고 있었다. 어릴적 어릴적 하는것이 정말 할머니가 어렷을 적 부터 보아온 사람인 것 처럼
보였고, 할머니 역시도 그렇게 그 아줌마를 대접했다.
아줌마는 무쇠로 만든 작두칼을 들어 대들보에 꼽더니
"일단 저놈한테 붙은 잡것들 부터 다 때어내고 그 다음에 저 빌어처먹을년을 집어넣어야지. 어디
뒈진년이 산새끼를 지 애새끼라고 잡아가려는게야?"
라고 크게 소리치면서 방 안으로 들어왔다.
난 이상하게도 아무리 잠을자도 눈이 뻑뻑하고 피곤한게 늘상 힘들었는데, 아줌마가 다가오자 정
신이 번쩍 들면서 처음으로 맑은 정신으로 돌아오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닥에
서는 나지막히 그것의 목소리가 울리고 있었는데 그 소리는 어제와는 다르게 마치 울부짖는것 처
럼 들려왔다.
-돌려줘! 돌려줘! 내 아이야! 내 아이를 돌려줘!-
그리고 바닥을 긁는 소리는 더욱 빨라졌고 금세라도 땅을 뚫고 기어나올것만 같았다. 아줌마는 그
런 소리가 들리는지 안 들리는지 내 몸에서 뭔가를 잔뜩 때어내는 시늉을 했다. 대부분 등에서 때
어냈는데 때어낼 때 마다 진짜로 몸이 편해지는 그런 기분이었음. 나이가 나이인지라 그리고 당시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판단 못하는데 그런 행위에 플라시보 효과를 느낄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으므로, 실제로 그 아줌마가 심령술에 뭔가 조예가 깊은 사람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여간 아줌마는 그렇게 내 몸에서 뭔가 때어내는 시늉을 잔뜩 하며 "이것들 뭐 이리 많이 붙어있
어? 물귀신놈들! 이놈이 죽을 놈 처럼 보이냐? 여긴 물도 없어!" 소리치고는 바닥에 뭔가 떨어져 있
다는 듯 주섬주섬 주워들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는 분홍색 보자기에 담는 시늉을 하고는 저고리에서 노란 부적을 몇장 뜯어 보자기에 같이
집어넣고 마당에 들고나가 태워버렸다. 아줌마는 그렇게 보자기가 전부 다 탈때까지 뭐라고 보자
기 앞에서 계속 중얼거리다가 다시 내게로 돌아와 내 손을 붙잡고 부엌으로 갔다.
"이년아, 내가 말했지! 부엌에 어린 사내놈들 들어가지 못하게 단속하라고! 정신 말짱한 녀석들도
헛것이 보일 정도로 악독한 년인데, 어렷을 때 물에빠져 뒤질 뻔 하고(내가 물에 빠졌다는건 할머
니도 몰랐고 나도 이 아줌마한테 말한 적 없었다.) 온몸에 잡것들이 잔뜩 붙은 애새끼가 들어오니
저년이 지랄을 하는거아녀!"
아줌마는 할머니한테 호통을 치고는 나를 아궁이 앞에 앉히면서 말했다.
"앞에 보이냐?"
"네? 네..."
"저년도 보여?"
여전히 그것도 내게 너무나 잘 보였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번에는 손을 뻗지 못하고 주저주저 하
고 있었다. 하지만 모정의 승리인건지 뭔지 그것은 다시 -우리아이... 사랑스런 내 아이...- 라고 하
며 손을 뻗어왔다. 그러자 아줌마는 하나남은 작두칼로 그것의 길고 앙상한 두 팔을 퍽! 내리치며
소리쳤다.
"잡년! 돌아가!"
그러자 진짜 팔이 푹 잘려나가며 그것은 미친듯이 소리질렀다.
"잘 들어. 저년은 어차피 이 밖으로 못나온다. 그리고 어린애가 아니면 저년이 접근할 일도 없을거
야."
팔이 쏙 들어가 씩씩 거리며 자신을 처다보는 귀신을 바라보던 아줌마는 잘려나간 두개의 귀신팔
을 들더니 이번에는 작은 관을 꺼내어 그 안에 집어넣고 닫아버렸다. 그리고는 노란 부적을 붙이고
금줄로 친친 동여맸다.
"그리고 팔을 잘라냈으니 나중에 또 애들이 들어와도 저년이 손을 쓸 수는 없을게야. 벽에 붙은 부
적만 안떨어지게 잘 해둬."
라고 말했다.
그렇게 공포스럽던 시골에서의 나날은 지나갔다. 그리고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시골 형들도
부엌에 들어가면 크게 혼이났었다고 했다. 하지만 형들과 내가 나이차이가 많이났고 할머니도 슬
슬 그것에 대한 기억을 잊은데다가, 실제로 형들은 부엌에 들어가도 그것을 본 적이 단 한번도 없었고 할머니도 그 전에 우리 증조할머니한테나 구전으로 들은 얘기라서 나에게 주의를 주는것은
잊었던 모양이었다.(아궁이 속 그것에 대해서는 할머니도 말해주지 않으셨고 큰아버지분들이나
아버지, 친척형이나 누나들도 전혀 모른다고 했다.)
그리고 몇년 뒤 할머니가 암으로 돌아가셨고, 집은 허물어졌다. 예쁜 양옥집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아궁이도 없고 귀신도 없었다. 당시의 기억은 이제 나 혼자만이 간직한 기억이 되었고 간간히 군대
에서 훈련중 텐트에서 잠이 안오면 재미로 해주거나 여자친구 놀려줄 때 가끔 하는 얘기가 되어버
렸다.
벌써 20년도 더 된 이야기이다.
하지만 내가 이렇게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밤이면 찾아와 뒤에서 날 천천히 끌어안는 그것 때문이
다.
-우리아기... 엄마가 왔어. 우리아가 엄마 보고싶었지? 엄마랑 가자. 엄마랑 가자.-
그것은 그리 말하며 내 목을 조르고 싶어했다. 하지만 팔이 없어서 내 목을 조르지 못하는 것 같다.
다행인 일이다. 그러나... 지금도 내 뒤에서 나를 자신의 아이라 부르며 내 목을 조르고 싶어하는
그것이 이상한 말을 하기 시작했다. 너덜거리는 하얀 소복에 새하얀 몸뚱아리, 뱀처럼 긴 목 팔뚝
관절 앞부분이 전부 잘려나간 길고 앙상한 팔 그것은 나를 내려다보며 그동안과 다른 말을 하기 시
작했다.
-그년이 죽었으니 이제 엄마 팔만 꺼내면 돼. 우리아가 조금만 기다려.-
그 아줌마를 찾다가 남긴다.
2013년 11월 3일에 돌아가신 무속인을 알고 있다면 꼭 제보 부탁한다. 요즘 뒤의 그것의 말이 바뀌
었다.
-줄은 거의 다 풀었어. 이제 이 종이만 떼어내면 돼.-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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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하나 잘못썼다가 강제로 요단강건너갈뻔한 형님사연
아는형님 한분이 1년전에 큰수술을(정확히는 모르지만 간의 일부가 손상되서 부분절제하는수술로알고있음) 받았는데, 그때 사람하나 잘못썻다가
병풍뒤에서 향내 맞을뻔한 이야기를 해주시더군요.
그때 형수님도 매나 직장을 다니고 연가도 없어서 형님의 간호를 못하고, 시부모님에게 간호를 종종부탁하다, 얼마동안만 간병인을 쓰게되었다고
합니다. 간병인을 쓰고나서 이틀정도된 직후부터 형님이 갑자기 혼수상태에 빠지고, 고열과 경련증세를 보여서 ICU로 옴겨갔습니다.
그리고 얼마뒤 형님이 혼수상태에 빠진 이유가 발견되었는데, 간수술후 출혈때문에 수혈을 받았는데, 그수혈을 받던 수혈셋트의 유속장치가 거의
잠겨있었고, 그때문에 해당부분에서 감염이 일어나서 폐혈증 쇼크로 그지경이 되었다는것이었습니다.
수술 후유증으로 감염사례가 종종있지만 수혈 유속장치가 거의 잠겨있었다는것이 이상해서 간호사나 의사에게 물어봤지만, 유속장치는 수혈시작후
거의 손대지않는 부분이고, 분명 수혈팩을 장착할때 체크를하는 부분이라서 자신들도 의문이라는 소리를했습니다.
그리고 유야무야 형님의 건강이 좋아지고 일반병실로 옴겼을때, 전에 이틀동안 간병을 한 간병인이 급료를 못받았다면서 찾아왔습니다.
형수님은 해당업체에 입금을 완료했다고 말했지만 막무가내로 지급하라고 생때를 쓰기시작하고 약간의 언쟁 (이부분 부터 병실에서 싸우는
간병인이 어딨나라는생각에 제정신이 아니라는생각이들었다고함) 하던도중 간병인의 가방이 쏟아져서 주변 보호자들이 진정하라면서 주워주던
와중에 소지품중에 "파수대"란 이상한 책을 여러권가지고있는게 마음에걸려서 그걸나중에 검색해보셨는데
아뿔사 여호와의증인 이란 단체에서 뿌리는 찌라시였던겁니다. 이 단체의 특징중하나가 수혈을 거부하고 수혈자체가 사탄의길
에든다는 이상한 교리가 있는 것입니다. 또한, 집총거부(무기사용거부)로 단체로 뉴스에나와서 감옥가는 종교단체가 이단체라고 하더군요.
형님이 수혈세트 유속장치가 거의 잠겨있었던거와 간병인이 연관이 없을수도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이소리를 듣고 시골의사의 아름다운기행인란
책의 부분중에서 여호화의 증인중에 타인에 대한 수혈도 방해하는 극렬광신도도 있었다는 사례로 이것이 사실일수도있습니다. 형수님도 그소리를
듣고 그간병인에게 자백을 듣기위해 해당업체에 연락을해봤지만, 그 간병인과는 연락이 끊겼다는소식과 병실내에 cctv도 설치가 안되있어서
심증은 가지만 물증이없어서 혹여나 잡는다해도 고소를 못하기때문에 유야무야 넘어갔다고 합니다.
아 그리고 형님은 오늘 간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와서 저랑 함께 치킨에 맥주를 흡수하다싶이 배부르게 드실정도로 건강해지셨습니다.
혹시나 모르지만 간병인을 쓰실때 여호와의 증인과 관련된 분이라면 왠만하면 피하시는게 좋을것같습니다.
이게 왜곡된 시각이란건 알고있지만.... 사람일이라는게 혹시나 모르는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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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일할때 있었던 실화
아시는분의 소개로 부동산 분양일을 시작했습니다.
일의 특성상 한곳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서울 인천 부산 경기도 여러 지역을 순회하여야 됬습니다.
저희 팀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드리자면
형님A (예전 조직계에 계시다가 결혼후 부동산분양일시작 크리스챤,약간 신기가 있으심)
누님B (가위에 자주 눌리심) 형님C (신실한 크리스챤) 그리고 저..(가위는 눌리는데 귀신은 본적X)
대충 설명을 마쳤으니 이야기를 풀어볼게요
빌라 분양을 하러 의정부쪽을 갔었습니다
의례 부동산 분양을 할때 아파트는 빈집에서 먹고자고 숙소로 쓰고,
상가나 빌라 또는 주상복합단지를 분양하러 갈때는 모텔을 숙소로 씁니다
의정부는 주상복합으로 갔기 때문에 모텔을 숙소로 잡았었습니다
영X장 이라는 모텔이었는데 굉장히 허름하고 음침한..? 그런 분위기였습니다
뭔가 공사장에서 작업하시는 분들이 잠깐 머물며 숙소로 쓰셨을 것같은 그런..느낌? 그래요. 딱 그런느낌이었습니다.
주인 아주머니? 할머니?께서도 두껍고 찐하고 새하얀 화장을 하고계셨고.. 하여튼 어딘지 모르게 분위기가 싫었습니다
형님A와 누님B는 다른방을 ,저랑형님C는 또 다른방을 각각 두개 잡고 숙소로 쓰기로 했습니다
방에 짐을 풀러 들어가니 방바닥에 이상한 얼룩이 있더군요
약간 갈색 얼룩인데 큼직큼직햇었던걸로 기억나네요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짐 정리하던 중에 형님A가 들어오시면서
"야 짐정리 잘하고 있ㄴ...어? 저거 뭐야 핏자국이잖아" 이러시는 겁니다
겁에 질려서 "진짜요??!!" 하니까 형님A께서
"그래; 핏자국이네 여기 저기 막 튀었네 이거 뭐야 여기" 이러시더라구요
그때 방을 옮겼어야 됬었는데..싼값에 얻고 다들 지쳐있던 터라 그냥 지내기로 했었어요
저녁을 먹고 들어오니까 북한말이 들리더군요
방문을 열어보니 저희 숙소 바로 앞에 숙소에서 새터민(조선족인지 탈북자인지는 모르겠으나.. 조선족일것같은 생각이 드네요)
이 단체로 묵고있더라구요
넷이서 술한잔 하는데 누님B가 "아무래도 여기 좀 이상하다 느낌도 그렇고 앞에 북한말 쓰는 사람들 득시글 대는것고 그렇고.. 느낌 좀 그러타"
하십니다. 모두 동의했죠 그치만 아무도 숙소를 옮기자고는 얘기할수가 없었어요 딸리는 자금때문이죠..
밤이 깊어서 이제 그만 자자고 서로 흩어졌는데 문제는 그날 일어났네요
누가 제 머리 맡에서 손톱으로 방바닥을 톡톡 치네요
물떨어지는 소리는 아닐까..? 내가 잘못 듣는건가..? 다른곳에 들리는데 너무 조용해서 크게들리나..?
오만가지 생각을 하고있는데 엄청난 빠르기로 "토토토토토토토톡" 치는겁니다 마치 여러개의 손가락 손톱으로 피아노 치듯 두드렸습니다
너무 놀래서 옆자리에 주무시던 형에게 확 안겼습니다 형님도 떨고계시더군요
그리곤 나지막히 "야..나..나가자" 하시더니 벌떡일어나서 둘이 팬티바람으로 옆방으로 도망쳤습니다
아직도 기억나네요 .. 도망치면서 나오는데 방안에 머물던 약간 보라색?같은 옷인지 천인지..아 생각하기 싫어요..
도망쳐서 형님 누님이 계신 방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두분다 깨어 있었습니다
사정을 다 말하고 여기 못있겠다.. 차안에서 자는게 낫겠다 어서 나가자 하니까
형님 누님이 얘기하시더라구요
두분이서 자려고 누워있는데 형님이 가위에 눌리셨답니다
누가 손으로 밖에 창문(숙소는 3층)을 계속 두드리고..방바닥을 짚으며 저벅저벅 돌아다니는 소리가 들리다가
숙소 현관문 말고 그냥 나무로 된 나무 방문을 손톱으로 긁더랍니다
깨려고 안간힘을 쓰고 팍 깨어났는데 옆에 누님이 벌벌 떨고 계시길래 물어보니까
꿈속에 보라색 옷과 보라색 모자를 쓴 여자가
자기가 지금 팔을 잃어버려서 그런데 혹시 이 주변에서 팔 두개 보셨냐고 물어보더랍니다
그래서 "아뇨 못봤는데요" 하니까 얼굴이 확 일그러지면서
" 니 옆에 있잖아!!!!!!!!!!!!!!!!!!!!!!!!!!!!!!!여기방 저기방 다 내 팔이있는데 왜 못봤다고 발뺌질이야!!!!!"
하면서 칼을들고 쫒아오더랍니다.. 그리고나서 잠에서 깬거죠(대체 팔이없는데 칼은 어떻게 들고 쫒아온걸까요..)
결국 저흰 그날 짐을 싸서 도망치듯 나왔습니다 짐을 쌀때도 무서워서 넷이서 한방에 들어가 짐을싸고
다른 방에 네명이 같이가서 짐을 쌌죠
제가 도망치면서 봤던 그 보라색천이 누님 꿈속의 그 여자일것같아 너무 무섭습니다
하여튼..살면서 오싹한 일 베스트 안에 드는 일이었네요..
감사합니다! 읽어주셔서! 활기찬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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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선물
저는 중학교 시절을 지방에서 보냈습니다.
그 곳에서 적응하기란 정말 힘들더군요.
무엇보다 사투리... 그 놈의 사투리 덕분에 저는 중학교 시절을 강제로 벙어리처럼 살아야만 해습니다.
표준어를 쓰면 느끼하다나 뭐라나 암튼 친한 친구들마저도 제가 말을 하면 핀잔을 중 정도였으니
저는 갈수록 음울한 아싸가 되어갈 수 밖에 없었죠.
그래도 한 놈, 저를 구박하지 않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하는짓도 성격도 비슷하지만 무엇보다 우울한게 저랑 참 비슷했습니다. ㅋ
착하기도 착해서 제가 고등학교 진학과 동시에 전학을 갔을때에도 요놈만큼은 꾸준히 연락을 해주더군요.
덕분에 15년이 지난 지금도 연락이 닿아 가끔 만나곤 합니다.
비록 많이는 못 보더라도 사는 곳 근처에 갈 일이 있으면 굳이 약속을 잡아 얼굴 한 번씩은 보는 사이정도 되겠네요.
(제 친구는 씨버러버 사이라고 표현합니다 ㅋ)
아, 이 친구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말씀을 드리노라면
여자에게 금방 사랑에 빠지는 금사빠입니다.
한 번 본 여자에게도 목숨도 내어 줄 듯 순정적이지만 동시에 광적인 집착을 보이곤 하죠.
그래놓고는 혼자 소설을 쓰고 영화를 찍습니다.
상상으로요.
그렇게 여자가 도망을 가면 또 몇 달을 술로 보냅니다.
이 짓거리를 10년동안 해왔는데 지겹지도 않은지 그 버릇은 여전하더군요.
하지만...
이 친구의 광적인 집착과 찌질함이 스펙타클한 반전을 만들어낸 대사건이 일어납니다.
작년 가을인가 초겨울쯤
간만에 서울에 온 친구는 저를 보자마자 사랑타령을 늘어놓았습니다.
이번에는 채팅앱으로 만난 동갑내기라는데 사진을 보니 예상외로 꽤나 미인이더군요.
역시나 사랑에 적극적인 제 친구.
벌써 만남을 약속하고 그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중이었습니다.
니 배에는 칼이 안들어가냐며 장기를 조심하라는 제 충고도 무시하고 한껏 들뜬 모습.
혹시...혹시?! 드디어 찌질한 모쏠 인생에도 꽃이 피는 건가! 저 또한 내심 기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두 달 후 나타난 친구의 모습은 폐인 그 자체였습니다.
그 뚱뚱하던 얼굴도 반쪽이 되어서 말이죠 ㅜㅜ
그 동안 톡으로 간간히 그 여자와 잘 되어간다, 연락이 통 안되어 불안하다 이런 이야기를 주고 받았지만
이 정도로 사람이 망가지나 싶더군요.
"야 너 뭔 일이냐. 또 차여서 질질 짜고 살았나본데?"
저의 실없는 농담에도 녀석은 묵묵무답이었습니다.
30분정도 별말없이 소주만 마셨을까 친구가 드디어 운을 띄웠습니다.
"니 전에 내가 말한거 기억나나? 그 여자가 앨범하나 준 거 말이다."
그 말을 들으니 전에 친구가 해 준 이야기가 생각이 났습니다.
친구가 처음 본 그녀의 모습은 사진 속 모습처럼 정말 미인이었습니다.
하지만 뭔가 우울하고 불안한 모습.
그렇습니다.
바로 제 친구의 이상형이었던 거죠.
그 때 친구는 결심했다고 합니다.
이 처자를 처음이자 마지막 내 사람의로 만들겠노라고.
매일 입던 고르뎅바지도 벗고 쫙 빼입었겠다, 머리에 힘도 줬겠다.
쇠뿔도 단 김에 빼라고 친구는 그 자리에서 바로 고백을 해버렸습니다.
근데 이게 왠 걸?!
그 쪽도 제 친구를 마음에 들어했다는 겁니다.
채팅을 통해 대화를 주고받은 두 사람.
지금까지 이렇게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은 처음이라는 그녀.
고백을 못받았으면 먼저 했을거라며 선물까지 준비했다고 합니다.
손바닥 크기만한 폴라로이드 앨범.
자신의 보물이니 소중히 간직해 달라며 절대 다른사람에게는 보여주지말라고 손가락까지 걸고 약속했습니다.
당시 28년 모쏠이었던 제 친구는 얼마나 기뻤을까요?
앨범에는 환하게 웃는 그녀의 사진 한 장이 들어 있었습니다.
(분명 매일 밤 여기에 뽀뽀 했을겁니다)
그렇게 그 둘의 행복이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결말이 해피엔딩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그렇게 친구의 비극은 활짝 열린 앨범과 함께 서막을 열었습니다.
처음 일주일은 좋았습니다.
아침을 여는 문자와 이어지는 대화.
심지어 사귀고 일주일만에 데이트도 했답니다. +0+
맥도날드에서 빅맥세트를 먹던 그녀.
그렇게 사랑스럽던 그녀...
그녀는 처음이자 마지막 데이트를 끝으로 감자튀김과 함께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ㅜㅡ
마지막 데이트 이 후 그녀는 갖은 핑계를 대며 친구를 피하기 시작했던겁니다.
몸이 안좋다. 멀리사는 친구가 와서 만나기 힘들다 등등
하지만 이상한건
이상하리만치 아침마다 꼭 안부를 묻는 문자가 오더라는겁니다.
근데 그 내용도 이상한게
"별일 없었어...?"
마치 별일이라도 있으라는 듯한 뉘앙스의 문자.
그 뒤에 문자가 5~6통정도 오고가면 답장이 늦어지면서 연락이 안되곤 했죠.
찌질한 제 친구는 오만가지 상상을 시작합니다.
'혹시 다른 남자가 생긴건 아닐까? 내가 많이 먹어서 실망한건 아닐까?'
그렇게 그녀에 대한 친구의 집착은 날로 커져만 갔습니다.
매일 시도하는 문자와 전화
이어지는 무반응
어느덧 2주 3주 시간은 흘렀고
그녀는 질려버린건지 매일 보내던 안부문자마저 하지 않았습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연애상담이라는 걸 하며 알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 날 듣게 된 제가 미처 알지 못한 뒷 이야기...
ㄷㄷㄷ
친구는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문자를 보냈다고 합니다.
'나 너 잊기로 했다. 그래도 너가 준 앨범은 다시 줘야 할 것 같다.
저녁에 너희집 앞에서 기다릴게 나올때까지 안갈거니까 알아서 해라.'
대충 이런식의 문자를 보낸 제 친구의 전략은 다름아닌 배수의 진이었죠.
앨범을 핑계로 만나 애원을 할 생각이었던 겁니다.
적진으로 향하는 장수의 마음으로 외출 준비를 하던 중 그녀에게 문자가 왔습니다.
'내가 요즘 힘들어서 그래 미안해 조금만 기다려줘. 내가 준 앨범은 잘 가지고 있어.'
제 친구는 또다시 마음이 싱숭생숭해졌죠.
마음이 약해진 친구는 또다시 일주일을 기다려 보았지만 여전히 그녀에게서는 연락이 없었습니다.
아니 오리혀 그녀의 마음은 장비가 지키는 장판교보다 더 단단히 잠겨버린듯 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더 독한 내용의 문자를 보냈답니다.
'내 얼굴 보기 싫은 것 같은데 니 주소로 택배 보낼거니까 받아라.'
그리고는 사탕과 초콜릿, 사랑이 가득담긴 손편지 등 그녀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선물이 한아름 담긴 택배를 보내러 눈누난나 집을 나섰죠.
그 때 걸려온 그녀의 전화
친구는 옳타꾸나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그녀의 목소리...아니 비명소리
"보내지마! 보내지마! 보내지마! 보내지마! 보내지마! 보내지마! 보내지마! 보내지마! 보내지마! 보내지마! 보내지마! "
그녀는 거의 실성한 사람처럼 소리를 질렀고 그 때서야 친구는 깨달았습니다.
단단히 잘 못 된게 하나 있다는 것을.
친구는 곧바로 그녀의 집으로 가 우편함에 그녀가 준 앨범을 넣고 튀었답니다.
그 후로는 어떠한 문자도 전화도 보내지 않고 그녀를 깨끗히 잊기로 마음 먹었죠.
그렇게 일주일 정도 지났을 무렵인가 장문의 문자가 한 통 왔습니다. 그녀에게서요.
그리고 그 내용은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녀는 원래 누구보다도 활발한 성격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어느순간부터 몸이 아파오기 시작하였고 점차 성격이 그늘지기 시작한거죠.
하지만 더욱 큰 문제는...
보이지 말아야 할 것이 보이기 시작한 겁니다.
처음에는 환각증세를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찾아다녔지만 병세는 악화되기만 했습니다.
결국 어머니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물어물어 간 곳이 무당집이었고
그 곳에서 부적하나를 써 왔다고 합니다.
부적을 써 준 무당말에 의하면
이 부적은 귀신을 홀리는 부적으로, 부적을 다른 사람에게 주면 귀신이 일시적으로 부적을 쫒아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부적을 지닌 사람에게 완전히 옮겨 붙게 된다는거죠.
주의사항은 반드시 귀신을 등에 업은 사람이 직접 부적을 전달해야하며
귀신이 완전히 붙기 전까지는 부적이 되돌아와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한 번 맛을 본 귀신을 떼어내려면 보통 부적으로는 어림도 없기 때문이랍니다.
문제는... 그 부적을 누구에게 전달하느냐는 건데
이미 고통을 알고있는 그녀로서는 지인에게 그 고통을 넘기기가 쉽지 않았겠죠.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고작 채팅으로 사람을 만나자는 것이었습니다. ㅡㅡ
제 친구는 앨범을 가장한 부적을 전해받기 위한 사람이었던거죠.
지금까지 속여서 미안하고 이런 바보같은 걸 믿는 바람에 상처를 준 것 같아 얼굴 보기 힘들다
즉, 날 잊고 잘 살아라
그렇게 문자로 이별통보를 받은 그 친구는 가슴아픈 나날을 보낸 후 저를 만난겁니다.
이야기를 다 들은 저는 쌍욕을 한 바가지 퍼부어 줬습니다.
오히려 헤이져서 다행이라며 친구를 위로해주었죠.
근데 이 놈 아직도 정신을 못차린건지 그녀편을 들더군요.
"내는 그 아 다 이해한다. 얼마나 힘들었겠노. 안보이는게 보이는데"
"야 세상에 그딴게 어딧냐. 혹시 아냐? 니 때어놓을라고 거짓말하는건지?"
"아니다...사실 내도 봤다...
자다 깼는데...몸뚱이만 달린 여자가 책상위에서 혀로 앨범을 존X 핥고 있더라. 책장 넘길라고."
.
.
.
그 친구, 그 이야기는 끝내 그녀에게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다 끝난 마당에 죄책감 들게 하기 싫었다고
그렇게 이야기를 마치고 저와 친구는 술만 진탕먹다가 헤어졌습니다.
그 뒤 제 친구는 어떻게 되었냐하면
운명이 나타났다느니 이런소리를 해대며 여자 꽁무니 쫒느라 바쁩니다.
역시 금강석멘탈
그러고보면 사람이란게 참 대단한 것 같네요.
사랑의 힘 앞에서는 귀신도 별게 아는걸 보면 말이죠.
그 마음을 이용하려던 그녀가 괘씸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안쓰러운 생각도 듭니다.
오죽 힘들고 아팠으면 그랬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