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새해복많이받고 부모님께 잘해드려...제발.

엄마사랑해요2015.02.19
조회152
설날아침부터 이게 무슨일인가 싶어.
핸드폰으로 급하게 쓰는글이라 이해좀 ....
친구한테 이야기하듯 편히하고싶으니 반말로 쓰도록 할게..

아침을 먹고서 소화를 시킨후 새벽에 삼촌들 코고는소리때문에 잠을못자서
잠을좀 자려고 작은방에 누웠어.
어제는 작은방에서 사촌동생이 가위를 눌리더니
이번엔 나인가... 아주.. 아주 슬픈 꿈을꿨어.
너무 생생하고 꿈이 현실같고 눈을떠도 눈을뜬게 꿈같을 정도였으니까..
우리엄만 원래 몸이안좋으셔 유방암이셨는데
치료를 하고 지금 3년이 다되가. 앞으로 2년만있으면 완치라는데
아주 걱정이야.. 어쨌든 내가 평소에 많이 불효녀였기에
증조할머니..? 께서 이런꿈을 꾸게하셨다고 생각해..하하
무슨꿈이냐면 꿈에서 나는 전지적작가시점이되었다가
1인칭 주인공시점이 되었다가를 반복해.
난지금 22살인데 꿈에서는 아마 20대후반에서 30대초반이었을거야.
꿈에서 나는 지금과 다를것없이 친구들과 노는것을 좋아하고
밖으로 돌아다니며 주말만되면 나가서 술을먹거나 친구와 수다를떨다가 들어오거나
집에있게되면 방에서 핸드폰하느라 밖엘나오지않고
아빠는 등산을좋아하셔서 주말마다 산악회 등산을가시고
주말에 일하는날엔 일을하셔.
결국 쉬는날이 토요일 일요일밖에없는. 친구도 없어 외로운 우리엄마를
나와 아빠는 더욱더 외롭게 만들었어.
난..잘한게아니지만 지금도 그러고있기때문에 꿈이 너무 생생했어.. 아니 그냥 내 생활이었어. 나이먹은 나의 생활.
어느날 엄마는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는데 결과를 받고 충격에 빠져.
엄마의 시한부 인생이 시작된거야. 길어야 네달.
엄마는 이사실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어.
아무것도 모르는 아빠와 나는 당연히 평소처럼 엄마를 외롭게했고
집안일 하나를 하지를 않았어.
엄마를 위해 무언가를 한다거나 하지도 않았고 엄마를 데리고 꽃구경한번을 가주지를 않았지.
엄마는 점점 야위어가고.. 아빠는 예전부터 엄마에게서 마음이 멀어져갔는지 어쩐지.
다른여자와 사랑에 빠진거야. 그리고 어느날 엄마를 불러다가 이렇게 이야길 해.
- 나래(가명)엄마. 우리가 지금 많이 서먹하고.. 또 사이가 멀어진건 사실이잖아..

= ...

- 우리... 이혼..합시다..

= ...

-...나래엄마. 마지막으로 우리.. 연애하던때처럼.. 데이트도하고 연애좀 하다가 헤어집시다...

난 이얘기를 몰래 들었어. 그리고 저 말이 끝나자마자 방으로 들어가서 무슨 개소리냐며 아빠를 추궁하기 시작했어.
그러자 아빠는 여자를 하나 만났고 그여자와 처음엔 잘맞는다고 생각했고
그러다 알수없는 감정을 느끼게되었고
눈을 떠보니 자기는 그여자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되었으며
지금은 그여자 곁이 아니면 안되겠다싶고 엄마에게 미안한나머지 헤어져달라는거래.
그 여자는 동남아사람인가 아마 그쪽 혼혈이었던것같아
나이는 아빠보다 16살은 어렸던거같아. 나보다 어렸던듯..;
엄마는 그이야기들을 가만히 듣더니 알겠다며 내일 데이트하자고. 그리고 그여자도 소개시켜달라고. 그러고 자러갔어.
난 아빠를 벌레보듯 쳐다보고는 방으로 문을 쾅 닫고 들어가버렸고.
다음날이되었어. 엄마는 정말로 한껏 꾸미고 나왔어.
축쳐진 뱃살과 굽은허리 불어터진손과 얼굴에 주름들 그리고 헬쓱해진모습은 엄마의 병환과 나이 고생을 감출수없이 나타냈지만
나에겐 처녀시절만큼 엄마가 너무 아름다웠어.
엄마의 처녀시절사진을 본적이 있는데 미스코리아머리를 하고 함박미소를 머금은 이미지사진이었는데 너무 아름다웠던 기억이 나.
아빠역시 자기가 가진옷중에 가장 좋은옷인 낡은 양복을 꺼내입고 얼마남지않은 머리를 빗어넘기고 무스를바르고 엄마를 기다리고있더라.
그날 엄마아빠는 정말 행복한 데이트를 하고 아빠의 새여자도 보고 새여자의 오빠도 보고왔어.
난 평소 하던대로 폰으로 놀고잇엇고 친구들에게 지금 우리집 미친거같다고 수다를 떨고있었어. 미친건난데..
밤 열시가 다 되서야 엄마는 집에 들어왔고 나는 건성으로
다녀오셨어요~ 하며 거실로 나갔어.
엄마는 몸이 정말 많이 안좋아지셨는지 가방을 소파에 던지고 화장은 지우지도 않고 방으로 들어가는거야.
어떻게됐냐 그여자는봤냐 아빤지금그여자랑있는거냐
묻는데 엄마가 아무대답도안하는거야.
엄마 무슨 대답이라도 좀해봐 어찌된거야!
라고 짜증을 무리는 찰나 엄마가 털썩하고 쓰러졌어.
난 당황해서 구급차를 불렀어.
엄마가 입원을하고 의사가 조용히 날 부르더라.
그러면서 하는말이. 진통제 처방 해드릴테니 집에 모시고 가라고.. 그러더라..
무슨 병있냐고 유방암이 재발된거냐고 집엘왜가냐 치료를 해야할것아니냐 돈이라면있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나를 의사가 정말 한심하게 보며 한마디했어.
어머니 이제 두달도 힘드시다... 엄마가 너에게 말을 안했나보구나... 잘모시거라.. 쯧쯧..
이러고 가시는데.
눈물도 안났어. 이게무슨 개소리야. 말이되는소릴해야지. 두달밖에안남았다니 무슨 .. 진짜 개소리야.
하며 엄마에게 갔어.
엄마가 정신을 차렸더라고. 그리고 나를 지긋이 보는데.
알겠더라. 그 헬쓱해진 얼굴. 살이빠져도 좋아하지 않던 엄마. 어느날부터 일을 나가지않고 집안일을하면서 평소보다 힘들어하던 엄마. 잔소리가 멈춘 집. 계속해서 만드는 및반찬. 그리고 하나씩 없어지는 엄마의 물건들...
그동안엄마는 마지막을 받아들이고 준비를하고있었어..
난 모든걸 깨닫고 눈물을 뚝뚝흘리고. 또 엉엉 울었어.
엄마가 일어나서 날 안아주더라. 그렇게 한참을 울고 또 한참을 멍하니있었어. 그렇게 삼일정도 흘렀나.
엄마가 작은 메모장을 가져다달래. 펜이랑.
병원밑에있는 편의점에서 검은색 수첩과 모나미펜같은 굵은펜을 사왔어.
그리고 난 이대로 있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정신을 차렸어.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는 엄마의 말에 아무에게도 말하지않고 나는 식구들을 모으기 시작했어.
외가쪽. 친가쪽. 모두 한자리에 모이기는 정말 쉽지않았어.
그렇게 친척들이 모이는데만 한달이 걸렸고.
마지막으로 아빠에게 전화를했어. 우리가 사라졌는데 연락한통없던아빠. 너무 미웠지만 그래도 불러야지. 하고 전화를했는데.
여자가받더라.
예쁘고. 어린목소리였어.
늙고 아픈엄마 버리고 젊고 예쁜아가씨한테 갔다는생각에 화가 치밀어 오르더라.
욕이란 욕은 다하며 아빠이름부르며 ㅇㅇㅇ씨 바꾸라고!!! 라고 소리를 질렀어.
그러자 아주 익숙한 목소리가. 쩍쩍 갈라진목소리가 되어 전화를 받더라.
알게뭐야. 신경도 안썼어. 통보를했지. 몇월며칠 어느병원으로 와라. 안오면 내가 찾아가겠다.
아빠는 .. 당연히 그럴줄알았지만 싫다했어. 안간대.
너무 미운거야. 엄마의 마지막인데. 그래서 울면서 소리쳤어.
당신이 아무리 못되쳐먹은 새끼라도 한때 사랑했던 지 마누라 마지막모습은 봐야할거아니야!!!
그렇게말하고 전화를 끊었어. 세번정도 더 전화가 왔지만 받지않았어.
그렇게 시간이 흘러 모두 만나기로 한 날.
나는 한곳에 모두를 모았어. 그리고 얘기했어.
당신들은 지금 엄마의 마지막을 보러 오신겁니다. 엄마는 자신이 아픈것을 알리고싶지 않아해요. 평소처럼 아무렇지않게 대해주시고. 웃어주시고. 떠들어주시고. 시끄럽게해주세요.
모두들 충격인지 숙연해졌어.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빠가 왔어.
새여자와 새여자의 오빠와함께.
그모습은 정말 충격적이더라.
아빠역시 건강이 좋지않았고. 평생 병간호가 필요한 몸이 되버린거야.
몸에는 이것저것 주사약을 달고있었고.
난 그모습에 다시한번 가슴이 무너져내리고 주저앉았어.
그리고 엉엉 울엇고.
새여자는 아빠를 진심으로 생각한대. 왜냐면정말로 아빠가죽음으로써 그여자에게 남겨지는것이 단하나도 없었거든. 재산도 보험도 그무엇도.
그여자의 오빠는 그여자를 미워하는사람들이 모인곳에 간다니 걱정이되어 같이온거구.
그여자가 아빠를 많이 아끼는것같긴했어. 그치만 너무 미웠고. 인정하기싫었어.
어쨌든 모두가 이렇게 모였고. 난 휠체어에 엄마를 태워 나왔어.
식구들이 엄마를보고 흠칫흠칫 놀라긴했지만 내가 당부했던 말들이 곧 떠올랐는지 웃으며 아무렇지도 않게 대하더라. 물론 눈물을 보이는사람들도 있었지만. 금방닦고 애써웃으며 장난을치더라. 그게 외삼촌. 정말 힘들게 웃으며
누나^^ 살빠진거봐~ 누나옛날처럼 미스코리아나가도되겠다!!
라고 분위기를 띄우고 엄마도 장난을 받아주며 웃었어.
맞아 야 나 예전에 미스코리아 나가란소리 엄청많이들었지~ 지금도 나갈수있어! ㅎㅎ
그렇게 우리는 큰 기차를 탔어. 그리고 여행을 떠나기 시작했지. 다들 바쁜사람들이라 당일치기 여행이었어. 엄마가 힘들어서인 문제가 제일 컸지만말이야.
마주보는 형식의 좌석이엇어.



나 엄마 아빠 새여자 새여자오빠
친가쪽 식구들
외가쪽 식구들ㄹㄹㄹㄹㄹㄹㄹ ㄹㄹㄹㄹㄹㄹㄹㄹ

이런식으로 앉았어.
우리는 노래도불렀고. 게임도했고. 서로 사는얘기도 나누고. 웃었고. 기차안에서 아주 시끄럽게 떠들었어.
아빠는 엄마의손을 꼭 잡고 미소만 짓고있었고
나는 아빠의 새여자와 말다툼을하고 기싸움을했어;;
그러다 엄마가 나를 나즈막히 부르더라고.
응? 하고 봤더니 예전에 나에게 사오라했던 수첩을 내게 주더라. 보래.
한장한장넘기는데.
그 수첩엔 나를 걱정하는말들. 나에게쓰는 편지들.
평소집안일안하던날위해 집안일하는방법.
음식만드는방법. 전부 적었더라.

나래야. 엄마는 너를 가장많이 사랑했고. 앞으로도 사랑할거야. 엄마가 너에게 못해준게 너무 많아서 미안해.
나래가 갖고싶다는거 먹고싶다는거 다 해주지 못해서 엄마가 가슴이 너무 아팠어. 하지만 널 사랑하는 마음은 진심이야. 그리고 아빠 너무 미워하지마. 아빠도 불쌍한사람이야. 아빠 딸인 네가 잘해줘야지. 나래야. 엄마가 나래 많이 사랑해. 사랑해 내딸. 딸. 엄마딸로 태어나줘서 고마워.

마지막장에 이렇게 쓰여있더라. 눈물때문에 눈앞이 흐려져서 잘 보진 못했지만 이런내용이었어.
난정말 펑펑울고 통곡을하며 엄마에게 안겨 연거푸 미안하다고했어.
못해줘서미안해. 못난딸이라서미안해. 그동안말안들어서미안해. 같이안있어줘서미안해. 엄만항상그곳에있을줄알아서미안해. 잠시라도엄마를미워하는맘가졌던것도미안해. 엄마힘들다고했을때못들은척해서미안해. 벚꽃놀이같이안가줘서미안해. 친구들이랑노느라엄마랑있어주지못해서미안해. 엄마랑영화보러한번밖에안가서미안해. 엄마가돈많이든다며거절한거끝까지끌고갔어야했어 미안해. 엄마옷한벌사주지못해서미안해. 엄마화장품하나사주지못해미안해. 내가엄마딸로태어나서미안해. 날사랑해줘서고마워. 날엄마딸로사랑해줘서고마워.

계속이런말만했던것같아. 엄만 날 안아주며 머리를 쓰다듬어줬어.
그리고 계속 괜찮다.. 괜찮다며...
지금이렇게다같이모여놀러가지않냐.. 이렇게식구모아준것도고마워나래야..정말장하다.. 엄만 나래가 같이 영화보러가자고 해줘서 기뻤고.. 영화보는내내 행복했단다.. 엄만 그날이 아직도 눈에 선해.. 정말 행복한 날이었어.. 엄마딸로 태어나줘서 고마워.. 사랑해나래야..

그렇게. 엄마는. 모두의 곁에서 하늘나라로 갔어.
엄마의 팔이 뚝 떨어지고 모두들
엄마를 부르던 이름을 외쳤어. 고모. 누나. 여보. 형수님...
그리고 내가
엄마!!!! 하며 울부짖을때.
나는 꿈에서 깼어. 눈을 떴는데 내옆에서 엄마가 코를골며 자고있어.
한참을 뭐가 꿈인지 고민했어. 고민을하는데도 너무 슬프고 서러워서 눈물이났고. 그저 눈물만 흐르는게 아니라
엉엉 울며 통곡을 하게 되더라.
그러자 자고있던 엄마가 깜짝놀라 일어나서.
너왜울어?!
라며 걱정스런눈으로 쳐다보더라.
이게 현실이구나.. 그건 꿈이었어.. 다행이다.. 다행이야..
하며 더 크게 울었어.
그러자 엄마가 욕했어.
너왜울어!! 참나 이년왜이랴? 그만울어! 뚝그쳐! 아;;;;;개가튼ㄴ!!! 너때매 잠 다 깼잖아!! 얼레? 그만울어!!!!!

ㅋㅋㅋㅋ....그래이게엄마지.. 이게우리엄마지!!
우리가족은 서로 낮간지러운말은 곧죽어도 못하지!
난그냥 욕들으면서 계속울었고. 올봄에는 엄마데리고
꼭 벚꽃구경을 가리라 다짐했어.
요즘들어 내가 엄마에게 불효를많이 저질렀는데.
설날이라고 증조할머니가 정신차리게 해주셨나봐.
증조할머니께 감사하고. 그게 꿈이었단거에 더 감사해.
애들아. 엄마께 꼭 잘해드려. 부담갖고잘해주란소리가아니야.
그냥. 부모님은 언젠가 너희에게서 꼭 떠나는 분들이야.
언제나 그자리에 없어. 그것만알고. 내꿈처럼
마지막에가서 뼈저리게 후회하지말고 잘해드려.
뼈저리게후회한다는말. 꿈이지만 정말 실감했어.

긴글 읽어줘서 정말 고마워.
그럼 새해복 많이받아 얘들아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