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드라마 찍고 있습니다.

연민정2015.02.20
조회3,852

출연진

주연 : 나, A대리(여자), B과장(여자), C사원(남자)

조연 : D부장(남자), E과장(남자)

 

저 출연진은 현재 한 업체에 상주하면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D부장님이 PM이시고, A대리와 B과장은 컨설팅 업무, 저를 포함한 나머지는 개발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와 A대리, B과장, E과장은 나이가 같습니다.

A대리와 B과장, D부장님은 지난달 초부터 투입이 된 상태였고

나머지는 이번달 초에 투입이 된 상태입니다.

초반에 저는 분위기를 띄우려 한 건 아니지만 그 사람들과 이런 저런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

특히 저는 말도 안되는 개드립을 자주 날렸었고 주로 90년대 개그를 많이 구사하는 편이라서

사람들이 별로 재미없어하곤 했었습니다.

그런데 단 한 사람, A대리가 제가 한 말에 대해 호응을 잘 해주는 편이었습니다.

가끔은 제가 개드립을 날릴 때마다 A대리는 눈물이 날 정도로 웃기도 했습니다.

A대리는 평소에 애교섞인 말투를 구사하고 저한테 무척이나 잘 해주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A대리한테 관심이 갔던 건 사실입니다.

한번은 제가 업무적으로 지출한 비용을 회사에 청구하려고 하는데

방법을 잘 몰라서 A대리한테 물어봤는데

A대리가 자기가 대신 해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냥 방법만 알려주면 될 것을 굳이 자기가 하겠다고 하더랍니다.

그리고 대신 나중에 밥 한끼 쏘라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뭐 알았다고 했습니다.

하루는 또 제가 사무실 내에 물품이나 주전부리 같은 것을 사오겠다고 했더니

A대리가 자기한테 차가 있으니 지금 하고 있는 일 끝나면 같이 가자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일 끝나면 얘기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A대리한테 연락이 오지 않아서

제가 가서 물어봤더니 못 가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C사원과 같이 가서 물건을 사왔습니다.

문제는 그 이후로 지금까지 A대리는 저와 단 한마디의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무슨 말을 해도 A대리는 그 어떠한 반응도 하지 않았으며

저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하고는 평소 애교섞인 말투와 다정다감한 모습으로 대했습니다.

저는 왜 갑자기 그러는지 이유를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혼자 옥상에 올라가 서성이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하루는 저와 A대리, B과장, C사원과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있었는데

저는 이 상황이 너무 불편해서 그냥 빨리먹고 먼저 자리를 떴습니다.

그리고 점심시간이 끝난 후에 C사원이 저에게 찾아와서 얘기를 했습니다.

그 때 제가 먼저 자리를 뜬 후에 B과장이 C사원에게

우리는 지금 계속 야근을 하고 있는데 왜 너네들은 칼퇴하고 있냐고 물어서

C사원은 지금 계획이 나온게 하나도 없는데 어떻게 우리가 개발을 하냐는 식으로 해명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도 나름 일을 찾아서 하고 있다고 얘기를 했답니다.

그러자 A대리가 C사원에게 000대리(접니다) 개발 할 줄 아냐고 물어봤답니다.

그래서 C사원은 무슨 소리하는 거냐고 얘기했답니다.

그 얘기를 듣고 저는 A대리한테 실망을 많이 했습니다.

그렇게 안 봤는데 앞에서는 잘해주는 척 하면서 뒤에서는 험담을 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A대리의 말과 행동 자체가 맘에 안들었습니다.

A대리가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할 때마다

저는 A대리가 끼를 부리는 것 같아 보여서 굉장히 눈에 거슬렸습니다.

그렇게 몇일을 냉랭한 분위기 속에서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설 연휴 전날, C사원과 같이 퇴근을 하고 있었는데

C사원이 저한테 이 모든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사건의 원흉은 바로 B과장에게 있었답니다...

그 날 제가 또 옥상에서 서성이고 있을 때

A대리가 C사원한테 그 동안 저의 말에 반응하지 않았던 이유를 털어놨다고 합니다.

그 때 제가 물건 사러 간다고 했을 때 A대리가 자기와 같이 가자고 하자

B과장이 A대리한테 없는 일을 자꾸 시키기 시작했으며

앞으로 저의 말에 절대 반응하지 말라고 했답니다.

A대리가 C사원에게 그런 얘기를 하자

B과장이 갑자기 D부장님한테

000대리(접니다) 진짜 개발 할 줄 아는 거냐고 물어봤답니다.

그러자 부장님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당연히 개발 할 줄 아니까 여기에 있는거지 개발 못하면 회사에서 뽑을 이유가 있겠냐고 반문을 했었답니다.

그 얘기를 듣고 나니 참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냥 그 자리에서, 일하고 있는데 왜 시끄럽게 떠드냐고 얘기를 하면 될 것을

왜 그런 식으로 했는지 모르겠다고 하니깐

C사원은 저와 A대리가 썸(?)을 타려고 하니깐 B과장이 배가 아파서 그러는거 아니냐 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습니다.

사실 저는 B과장을 처음 봤을 때부터

보통 성격이 아니겠구나 생각을 했기에 B과장에 대해선 별로 놀라진 않았습니다.

다만 그 동안 A대리한테 안 좋게 생각을 했던 것에 대해 굉장히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기까지가 지금까지의 진행 상황입니다.

 

저는 A대리와 다시 예전처럼 잘 지내고 싶습니다..

C사원도 도와주겠다고 하더군요..

E과장한테도 얘기해서 시나리오(?)도 몇개 짜놓겠다고 합니다.

 

사회생활도 벌써 6년차에 접어들었는데

이런 드라마틱한 상황은 처음이네요...

아무튼 해피앤딩으로 끝났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