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인 엄마있는데 없어보여?

행복해지자!2015.02.25
조회410

나는 우리 엄마아빠가 청각장애인 즉, 농인이셔!

그런데 엄마아빠가 이혼하셔서 엄마얘기만 쓸게

엄마는 보청기를 아예 안끼셨어 청력이 되게 낮아서 보청기를 껴도 아예 안들리신대

또 차라리 보청기 살 돈으로 나한테 더 좋은 옷과 맛있는 것을 사주고 싶다고 하시면서 공장가서 하루 12시간씩 일하셔

우리 엄마 말은 거의 못하셔서 나 어릴 때는 종이에다 써서 대화하다가 초등학교 고학년때부터 수화를 배워서 이제는 불편함없이 대화하는 편이야. 

나는 엄마랑 대화할 수 있다는 게 참 기뻐

손으로 수화를 하면서 서로에게 애정있는 표정을 지어주면 나는  엄마가 그렇게 사랑스럽고 소중할 수가 없어 가끔 학교 갈 일 있을 때마다 부르셔서 내가 대신 수화로 얘기해주면서 친구들한테 소개도 시켜줬고 선생님이랑 대신 통역같은 것도 해줬어

또 엄마는 한번도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으니 문장력이나 문법 같은게 되게 약하셔 그래서 하루에 1시간씩 문법같은 거 가르쳐주고

이건 시작한 지 1년도 안됬지만 자막 만드는 법 배워서 엄마한테 영화나 드라마 보고 싶은 거 있으면 동영상 다운받아서 한글자막을 만들어서 엄마 보여주고 그래 거의 한달에 두번밖에 못만들지만...

그냥 나는 엄마가 청각장애인이기 이전에 나에게 엄마가 계신다는 게 너무 자랑스럽고 너무 감사한 일인 거같아서 전혀 창피하지도 않아-

그런데 속상한 일이 많아...

엄마랑 마트로 쇼핑갈 때마다 나랑 엄마랑 수화하는 거 보면서 뒤에서 몇몇 고딩인 것같은 애들이우리가 못듣는 줄 알고 야 장애인아 대답해봐 대답해봐 이러는데 엄마가 무슨 일인지 알아차리실 까봐 계속 웃는 얼굴로 수화하는데 속으로는 되게 슬프고 속상했어

또 이건 좀 된 얘기인데 엄마랑 약속장소에 내가 좀 늦었거든? 뛰어가면서 도착했는데 한 사람이 엄마한테 윽박지르고 있는거야 자기 말 무시하냐고 알고보니까 길을 물으려는 사람이었던 거같은데 엄마는 너무 당황해하셔서 우시기 직전이었어

친구들이랑 싸울 때마다 항상 우리 엄마가 약점이 되버려. 니 엄마가 장애인이라 너 그렇게 가르쳤냐? 이런 막말들도 서슴치 않아

그리고 내가 글을 쓰는 결정적인 -계기이기도 한데 이번 명절날 엄마랑 같이 외할머니댁에 내려가서 엄마 졸졸 따라다니면서 외할머니랑 이모들이 하시는 말씀들 전부 수화하면서 통역해주는데 외사촌이 그거보고 나 따로 부르는거야

나 되게 없어보인대 뭐가 없어보이냐고 하니까 그냥 너무 없어보여 ㅔ이러는데 너무 눈물 핑 돌아서 화장실가서 엄청 울었어

엄마는 귀가 안들리신 대신 눈치가 되게 빠르셔 항상 내 표정을 읽고 아, 당신 장애때문에 무슨 일이 있었구나 하는 걸 아시고 나한테 되게 미안해하셔

그래서 나는 항상 엄마 앞에서 웃고 또 웃는데 속으로는 눈물이 날 때가 많아

엄마가 너무 안쓰럽고 미안해져

 

혹시나 해서 궁금한건데,

내 모습이 없어보여..? 엄마 따라다니면서 통역해주는거 그거 그렇게 없어보이는 일이야?

그리고 청각장애인인 엄마 둔 친구 보면 무슨 생각이 드니...?

점점 내 모습에 자신이 없어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