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다 살아난 미국 출산 후기

잇힝2015.03.12
조회75,310
2달 된 둘째 키우고 있는 20대 엄마입니다 ^^아이가 둘이니 음슴체로.. 응?? ㅋㅋㅋ

남편 직장때문에 미국에 살고 있는데 둘째가 생김.정말이지 지독한 입덧을 막달까지 달고 살며 큰애를 하루 온죙일 뽀로로만 시청하게 했음ㅋ뽀로로가 우리 큰애를 키운거나 다름없음 ㅋ
네 어쨌든..
둘째는 막달까지 서있는 바람에 제왕절개를 계속 염두해 두고 있었음.미국은 초음파를 많이 안보여주는데, 당연히 돌았다고 생각했던 아이가 37주 마지막일것 같았던 초음파를 보던 날,, 아주 제대로 서있었음ㅠ 
다행히 봐주시던 의사선생님이 역아회전술의 달인이라고 하셔서 예정일 1주일 전에 회전 약속을 잡아 놔놨었음. 그때까지 체조? 계속 하며 애기가 돌기만을 기다렸었음 ㅎ
그 뒤 클리닉 갈때마다 계속 초음파를 봤는데 아주 그냥 돌 생각을 안함..서있는게 좋다함. 안돌겠다 함..ㅠ
결국 제왕절개 날짜 다 잡고.. 역아 회전하는 날만 기다리고 있던 중
예정일 9일 전 아침에 이슬 봄.
첫애때도 못본 이슬 (이슬이었는지 아닌지도 모름ㅋㅋ) 둘째때 첨 봐서 긴가민가 함.일단 뭔가 느낌이 와서,, 아침 댓바람부터 샤워를 막 함.
그리고는 살금살금 진통같은게 옴. 이제 막 시작한 진통이 글쎄 간격이 엄청 짧은거임.첫 애 진통할때 생각하면 이건 시작에 불과한거라 지금 병원 갈 필요 없다고 생각함.
아 근데 내일부터 입을 신랑 팬티가 하나도 없는거임.빨래를 안하면 안될것 같은 느낌이 막 듬.그러더니 진통 간격이 5분이 됨!! 아니 이제 막 시작한 진통이 벌써 간격이 5분임!!그래 일단 빨래를 하자 해서 세탁기를 돌림.세탁시간 59분이니,, 이거 다 돌리고 건조기에 넣어놓고 병원 출발하자 싶어서 돌림.일단 1시간 정도는 버틸 수 있을거라고 생각 했음.
세탁기 스타트 버튼 누르고 난 다음에 진통이 심해짐 ㅠ 안되겠다 빨래고 뭐고 일단 병원 가자.
큰 애 옷을 부랴부랴 입혀 신랑이랑 병원으로 고고 함.
미국은 임신기간 중 다니는 클리닉과 출산 병원이 다름.출산 하러 가는 병원은 출산 할때 처음 가보는거임. 그 전에 병원 투어 해주는 시스템이 있는데 우린 그런거 안했음..;
어쨌든 병원에 감.진통이 3분, 2분,, 둘째는 진행이 빠르다더니 이건 뭐 LTE급임..아니 아까 진통 시작한 때로부터 아직 1시간도 안지났음!!
주차장에 갔는데 주차 공간이 하나도 없음 ㅠㅠㅠㅠㅠㅠㅠㅠ신랑은 맘이 급해 주차장 계속 뱅뱅 돌기만 함ㅠㅠ그 사이 계속 진통와서 죽겠는거임.근데 두눈 크게 뜨고 보니 병원 입구 바로 앞에 주차 공간 하나 있음!!보니까 출산 환자만 주차 하라는 팻말 있었음!
오 갓 ㅠ 우리를 위한 주차공간이었음!!당장 차 꼽아넣고 병원 고고.미국 병원은 입구에서 휠체어 태워준다던데ㅠ나한텐 아무도 타라고 안해서.. 두발로 걸어들어감 ㅠㅠ계속 걸어감..인포메이션 센터에서 날 보더니 무슨 직원용? 그런 엘리베이터에 카드 긁어주며 이거 타고 올라가라고 함 ㅎ 그래서 바로 10층 도착.
접수 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진통 확 줄어듦.진통이 왔다가 1초만에 없어짐.. 계속 그럼.. 진통 간격도 늘어남.. 응?? 응??이거 가진통이었나? 나 퇴장 시키는거 아님?하놔.. 지금이라도 집에 가까.. 하는데 신랑이 이미 접수함.
들어와서 누우라 함. 내진 함.오늘 애기 낳겠다 함.
하.. 오늘 수술 하겠구나 싶어서.. 우리 큰애는 이제 어뜩하나.. 수술하면 안아주지도 못한다는데 그 생각이 문득 듦. 하지만 수술 걱정이 너무나 됨..... 막 떨ㄹ.ㅁ.
그러고 있는데 덥수룩 수염의 아저씨가 와서 역아라도 자연분만 가능하니 자연분만 할래? 물어봄.나는 애기가 걱정되어 그냥 수술 하겠다 했음.오케오케 내진좀 해볼게 함.
내진 하더니 발 나왔다함...........아.. 발 나왔구나..
뭐@@????발이 나왔다고라고라????
발 나왔으니 자연분만 하자. 당장 옮기자 함.그러고 침대 밀고 다른방 데려다 줌.. 갑자기 의사등등으로 추청되는 각종 인종의 하얀 가운 사람들이 10명 이상 우르르 들어옴.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각종 분야 전문가들 모였다 함.
근데 아까 병원 접수할때부터 지금까지 진통이 잘 안 걸림.이러다 진통 사라져 버릴 기세였음.
근데 다음 진통오면 애기 나온다 함.뭐라?큰애때 생각하면,, 지금으로부터 6시간은 더 진통 해야 하는거였음.
무통 놔달라고 했음.주사 도착하기 전에 애기 나온다고 안놔준다 함.헐주사를 안맞고 애기를 낳는다고?언 빌리버블!!!!난 못해!!
아 진짜 뭐가 어케 돌아가는지 모르겠었음.
그때부터 진통이 안걸림. 계속 진통 기다림.. 계속 진통 안옴..의사가 쓰잘데기 없는 말 자꾸 검.. 나는 영어도 안되는지라 제발 말좀 안걸었으면 하고 있었음.계속 진통 안옴. 계속 말 검. 또 진통 안옴. 말 검..
그러다 진통 딱 오기 시작하니,,,, 푸쉬 하라 함.끙 힘줬음.
갑자기 밑에 불이 붙은것처럼 심각히 아픔.소리소리 질렀음.이 아픔은 무엇에도 비교 할 수 없었음.제발 수술 시켜 달라고 신랑한테 말해달라 했는데 신랑이 통역 안해줌 줸장!!!신랑 그냥 내 손만 잡고 바라보고 있음!!말을 하라고 !! 수술 해달라고!!하놔 내가 계속 소리 지르니까 옆에서 간호사가 소리 지르지말고 푸쉬 하라고 귀에 대고 속삭여줌;;;;;;;; 그 상황에 나도 모르게 간호사 꼬집고 막..아마 그 간호사 멍이 시퍼렇게 들었을거임 ㅠ와 진짜 나 죽는구나 싶었음. 1초라도 더 견뎠다간 저세상 가겠다 싶음....그 와중에 푸쉬 열심히 해서 빨리 애기 나오는 수밖에 없겠다 생각이 들어 소리 지르면서 계속 힘 줌 ㅠ신랑이 갑자기 애기 나왔어 함.와 진짜 나왔음. 아파서 나왔는지도 몰랐음.애기가 서있었던지라 머리가 나올때까지 나는 계속 힘들었음 ㅠㅠㅠㅠㅠ병원 온지 30분도 안돼 애기가 나옴. 푸쉬는 30초도 안했음.근데 30년 푸쉬 한 느낌임.
우여곡절 끝에 애기가 나왔지만 후처치가 남음 ㅠ미국은 절개 이런거 없기에.. 그냥 네추럴하게 아주 다 찢어짐..의사가 나보고 심하게 찢어졌다고 솔직하게 얘기해줌...그러면서 아주 심한건 아니라고 위로 아닌 위로를 또 해줌.그 입 다물었음 좋겠음.
후처치 하는데 한땀한땀이 다 느껴짐....지금이라도 마취좀 해달라고 제발 얘기해 달라고 신랑한테 애원했지만 신랑이 통역 안해줌 ㅠ신랑도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몰랐을거임..후처치 시작부터 끝까지 계속 done? done? 물어봄.그 상황에 할줄 아는 단어가 done밖에 없었음.
끝나고 간호사가 마실거 줄까 해서 애플쥬스 달라고 했더니,,컵에 얼음 가득 넣어 애플주스 가져옴..............한모금 마시고 신랑 줌.마시면 겨울마다 이빨이 시릴것 같았음.
입원실로 옮기고 밥 시키는데. 완전 호텔식.애피타이져부터 디저트까지 다 나옴.나는 치킨 팟파이 계속 시켜먹음 ㅋ 심하게 맛남 ㅋㅋ근데 그거 다 먹고 미역국에 밥말아 또 먹음 ㅋㅋ 한국인이라면 미역국이지 ㅋㅋ
입원실에서도 일이 많았는데..뭐 어쨌든 1인실이고 비싼곳이니 서비스는 말도 못할 정도로 좋았음.밥도 맛나고.. 모자동실이지만 원하면 애기 맡길 수도 있음.
2박 3일 입원 후 어기적거리며 퇴원.병원에서 좌욕기, 아이스팩, 핫팩, 패드, 애기 분유, 기저귀,, 등등 엄청 많이 챙겨줌 ㅋㅋㅋ다 가져와서 알뜰히 씀.
보험사에서 유축기도 제공해 줌 ㅋㅋ그래. 우리가 내는 보험료가 얼만데..
아 그리고 한달 뒤 청구서 날아옴.
무통 안맞아서 9천불 정도 나옴.물론 보험에서 다 커버됨. 우리 부담금 0원.아 이건 보험에 따라 다르긴 함.
지금 2개월 지나고 3개월째 접어듬.아주 이뻐 죽음 ㅋㅋㅋ
애기 낳고 난 첫날 밤엔 출산의 고통이 계속 생각나서 잠도 못이룸..아직도 가끔 생각나면,, 너무 무섭고 정신과 치료라도 받아야 하나 싶을 때도 있기도 함.
그래도 애기 보면 행복하고 ..
셋째때는 병원 문앞에서 텐트치고 숙식하는 한이 있더라도 꼭 무통 맞고 낳아야 겠다는 그런 생각을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