녀석은 갈색과 노란색의 얼룩덜룩한 무늬가 눈에 띄는 고양이였다.
녀석은 나와 약간 거리를 두면서 처량하기 짝이 없는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었다.
눈에는 숨길 수 없는 쓸쓸함이 담겨 있고,
표정은 잔뜩 시무룩해 보였다. 그 슬퍼 보이는 녀석의 인상이
내 가슴 속을 사정 없이 우벼 팠다.
녀석은 한눈에 보기에도 여러 날 배를 곯은 듯한 모습이었다.
하도 굶어서 힘이 없는 듯, 내가 가까이 다가가도 도망치지조차 않았다.
하지만 그 불쌍해 보이는 얼굴에서 불행함이 느껴지는 이유는
단순히 배가 고픈 때문만은 아닌 듯 했다.
녀석의 뱃가죽은 앙상하게 말라붙어서 뼈가 다 보일 정도였다.
정말 평소 같으면 멀리 피해갔을 정도로 너무나 형편없는 몰골의 고양이였다.
그러나 나는 그 녀석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 불쌍한 모습이 마치 버림받은 내 자신의 모습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너도 나처럼 버려진 거니?'
나는 마음이 너무 아팠다.
마침 공원 근처에 편의점이 있어서 나는 그곳으로 무작정 들어갔다.
젊은 여자가 급한 듯이 들어와서 달랑 소시지만 두 개를 사자,
편의점의 남자 점원은 가만히 얼굴을 쳐다보는 것이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신경 쓰지 않고,
나는 얼른 편의점을 나와서 고양이가 있던 자리로 돌아왔다
(소시지에는 염분이 들어있어서 고양이들이 먹으면 안 좋다네요.
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실 분들은 참고 바랍니다.)
많이 굶었던 탓인지 녀석은 소시지를 게 눈 감추듯 먹어 치웠다.
어쩐지 그 모습이 너무 대견스러웠다.
그러나 고양이는 소시지 두 개를 다 먹고 나서도
여전히 배가 고픈 듯 나를 쳐다보며 두리번거리는 것이었다.
그 모습이 안쓰러웠던 나는 다시 편의점으로 갔다.
여러 날 굶은 것 같은 녀석의 몰골로 볼 때
좀 영양가 있는 걸 먹여야 할 텐데,
고양이를 키워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뭘 사주어야 할 지 감조차 잡을 수 없었다.
고민하면서 편의점 내를 두리번 거리고 있는데
근처에서 물건을 정리하고 있던 아까의 남자 점원이 말을 거는 것이었다.
"저기...혹시 고양이 주려고 그러시는 건가요?"
그렇게 말하는 그의 목소리는,
성우의 양쪽 뺨 따귀를 후려칠 정도로 미성(美聲)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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