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파스타자작2015.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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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 옛날 떨리는 첫 음성이 내 두 입술에 닿았을 때, 나는 거룩한 산에 올라 하나님에게 아뢰었다. "주여, 나는 당신의 종입니다. 당신의 숨은 뜻은 나의 법이며, 나는 당신을 영원토록 섬깁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거센 폭풍처럼 지나쳤다.
  수천 년 뒤 나는 거룩한 산에 올라 다시금 하나님에게 아뢰었다. "창조주여, 나는 당신의 피조물입니다. 당신은 진흙으로 나를 만드셨고, 내 모든 것은 당신의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수천개의 빠른 날개들처럼 지나쳤다.
  수천 년 뒤 나는 거룩한 산으로 기어올라 다시금 하나님에게 아뢰었다. "아버지, 나는 당신의 아들입니다. 긍휼과 사랑 속에서 당신은 나를 낳으셨고, 사랑과 예배를 통해 나는 당신의 왕국을 물려받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먼 산등성이를 감추는 안개처럼 지나쳤다.
  그리고 수천 년 뒤 나는 성스러운 산으로 기어올라 다시금 하나님에게 아뢰었다. "나의 하나님, 나의 목적이자 성취여! 나는 당신의 미래이고 당신은 나의 내일입니다. 나는 땅에 내린 당신의 뿌리고, 당신은 하늘로 향한 나의 꽃입니다. 우리는 함께 태양의 얼굴에 이르도록 커갑니다."  그때에 하나님이 내게로 몸을 기울이며 내 귀에 달콤한 말씀을 속삭였다. 그리고 바다가 그 밑을 흐르는 냇물을 껴안듯이 나를 껴안았다.
  내가 골짜기와 들판으로 내려올 때, 하나님은 거기에도 계셨다.